▶인도네시아 자바섬의 한국 테마파크 ‘제주공원’의 한옥집│ 제주공원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것이 이전과 달라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및 지역 봉쇄로 지구촌 사람들 간의 왕래가 제한되면서 경제 부문의 피해가 극심하다. 일부 비대면 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겪고 있다. 그중 사람들의 왕래를 기반으로 하는 관광산업의 피해는 극심하다. 2021년 1월 발표된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약 10억 명가량 국제 관광객이 감소했다. UNWTO는 “2020년 국제 관광객 수는 30년 전인 1990년의 수준이며 2020년이 세계 관광업계에서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 간 것처럼
4월 일본 오사카 우메다 지역에 ‘우메다 한국빌딩’이라는 푸드센터가 문을 열었다. 우메다 지역은 오사카의 북쪽에 있는 번화가로 관광객 사이에서 ‘오사카의 명동’으로 불린다. 이번에 문을 연 우메다 한국빌딩은 번화가 한가운데 건물 1층부터 3층까지 전체를 우리나라를 콘셉트로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현지 언론은 이곳을 “오사카 한가운데서 한국 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한다.
비슷한 시기 인도네시아 자바섬 북쪽에 있는 타식말라야군도에선 한국 테마파크 ‘제주공원’이 문을 열었다. 언론에 소개된 기사를 보면 3월에 임시 개장한 제주공원은 서울 남산골한옥마을을 본 뜬 한옥 마을과 한국식 정원, K-팝 거리 등 우리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다양한 건물과 한글 간판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자동차로 5시간 걸리는 인구 60만 명의 시골 마을에 문을 연 제주공원의 현지 책임자는 “코로나19로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인도네시아의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한국을 느낄 수 있도록 한국 테마파크를 조성했다”고 말한다. 인도네시아에는 이처럼 우리나라를 체험할 수 있는 한국 테마파크가 여덟 곳이나 성업 중이다.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 문을 연 두 곳의 공통점은 한국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 간 것처럼 느낄 수 있게 꾸며졌다는 점이다. 일본의 우메다 한국빌딩은 건물 한 동을 그대로 한국식으로 꾸며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치 우리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강남역, 홍대, 명동 등 일본인에게도 익숙한 우리나라 번화가를 본 뜬 인테리어에 벽면 모니터에서는 K-팝이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인도네시아의 제주공원도 곳곳에 한글 간판과 함께 한복을 차려입은 현지 직원들이 관광객들을 안내한다.
우리나라의 분위기를 현지에서 느낄 수 있는 이러한 곳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한국 관광을 가지 못하는 현지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메다 한국빌딩은 방송 매체를 포함한 여러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지역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빌딩 운영 관계자는 “이 빌딩에 다양한 음식점이 있었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며 다들 문을 닫고 마지막에 살아남은 게 한국 음식점이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국 음식점만 유독 잘되는 것을 본 건물 관계자들이 아예 빌딩 전체를 한국 현지 느낌의 테마공간으로 만들자고 제안했고 결국 큰 성공을 거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폭발하는 한국 관광 수요
많은 관광업계 전문가는 지금의 한류 흐름과 파급력으로 볼 때 사람들의 왕래가 자유로워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 일부 국가에 한정됐던 한류와 달리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몰아치고 있고 일본 관광객의 우리나라 방문이 4차 한류 붐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발빠른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3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 8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서울 관광 재도약’ 청사진을 제시했다. 경기도와 다른 지자체도 일본의 젊은 세대들을 겨냥한 관광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한류 관광은 한류가 불러일으킨 긍정적인 경제 효과 중 하나였다. 하지만 과거 실제 우리나라를 방문한 한류 관광객들의 재방문율이 높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그중 하나는 우리의 관광 소프트웨어가 빈약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방문 지역도 수도권 등 일부에만 편중돼 해외 관광객 유치의 경제 효과가 전국적으로 고루 발생하지 못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포스트 코로나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 한류를 매개로 한 한국 관광 소프트웨어를 향상시키는 ‘골든 타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 전문가와 함께 한류 팬들이 진정 원하는 한국 관광의 새로운 그림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는 코로나19로 두껍게 쌓인 먼지를 털고 손님맞이를 준비할 때다.
문동열 콘텐츠산업 칼럼니스트_ 일본 게이오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기업에서 방송,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해왔다. 현재 콘텐츠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