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커버스토리 “약만 처방해선 안 됩니다. 치매환자의 삶을 돌봐야죠”

치매관리주치의 허선 목포시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아버지가 의사 선생님 앞에서 눈물 흘리시는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가족도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아버지의 속마음을 선생님께서 알아봐 주시니 감정이 복받쳐 올랐던 것 같습니다. 지역사회에 이렇게 따뜻하고 좋은 의사 선생님이 계셔서 감사했습니다. 지난 2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목포시청 누리집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작성자는 목포시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선 과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남겼다. 허 과장은 2024년 9월부터 치매관리주치의로 활동하고 있다. 치매관리주치의는 지역사회에서 치매환자의 증상뿐 아니라 만성질환과 생활습관, 돌봄 환경까지 함께 살피는 의사다. 2024년 7월 시범사업으로 도입됐다. 정부는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에 따라 2028년 전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환자가 살던 곳에서 전문적인 치료와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목포시의료원의 치매환자 수는 약 1170명. 허 과장은 치매안심센터를 거쳐 내원한 치매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검사와 인지검사 등을 진행한 뒤 환자와 보호자에게 평균 50분 동안 검사 결과와 치료 방향을 설명한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관리부터 식습관과 운동, 수면법 등을 상담하고 한두 달 간격으로 환자를 만나 생활관리 상태를 점검한다. 허 과장은 치매의 치료 못지않게 예방과 생활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인지기능이 저하된 경도인지장애 단계는 치매 진행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그는 치매를 환자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던 세상을 함께 잃어가는 병이라고 말했다. 치매환자의 삶을 돌보는 의사로서 바라보는 치매와 지역사회 돌봄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치매는 어떤 질환인가요.의학적으로는 기억력과 언어, 판단력 등 여러 인지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입니다. 하지만 의학 외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환자 자신과 자신 외의 세상을 동시에 잃어가는 질환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이 진행되면 위생관리 같은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어려워지고 자신감과 자존감도 무너집니다. 말기에 이르면 나라는 정체성마저 희미해지기도 하고요. 동시에 사회적직업적 기능이 저하되면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도 하나둘 끊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슬픈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억력 저하 증상만 나타나는 게 아니군요.실제로는 훨씬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대표적인 증상일 뿐입니다. 우울감이나 불안감, 초조함, 불면을 호소하는 분도 많고 화를 참지 못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치매가 악화되면 환청이나 환시를 경험하거나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는 망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를 치매의 행동심리증상(BPSD)이라고 합니다. 보호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치매관리주치의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지역사회에서 많은 고령 환자를 진료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상당수의 치매환자가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었고 생활습관도 무너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구 결과로만 접했던 내용을 실제 진료 현장에서 보니 만성질환과 치매의 연관성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약만 처방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마침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을 알게 됐고 환자를 맞춤형으로 관리한다는 취지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해온 진료 방향과 맞아 참여하게 됐습니다. 기존 치매 진료와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기존 진료가 진단과 약물 처방에 무게를 뒀다면 치매관리주치의는 환자의 생활 전반을 들여다보고 관리하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의료진이 일방적으로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쌍방향 소통을 해나간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외래진료는 시간 제약이 있기 때문에 약물 처방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관리주치의 제도는 이런 한계를 보완해 환자 스스로 치료와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직접 환자의 가정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나요.전화 상담으로 상태를 확인하기도 하고 개인 의원에서는 직접 방문진료를 하기도 합니다. 최근 시행된 통합돌봄 서비스와 연계해 의료진이 돌봄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고요. 다만 병원급 의료기관은 방문진료에 제약이 있어 현재는 병원을 중심으로 진료와 상담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치매관리주치의 제도의 한계도 있을 것 같습니다.고령 환자 가운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이 적지 않습니다.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스러워해 진료를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부담금이 아주 큰 것은 아니지만 혼자 생활하거나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취지의 제도인 만큼 비용 부담을 조금 더 줄여준다면 사업이 지속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치매 조기발견을 위해 치매 검진체계를 개편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도구를 개발해 2028년부터 치매안심센터에 적용할 계획이다. 허 과장 역시 치매 예방의 핵심은 조기발견과 꾸준한 생활관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매관리주치의의 멘토링과 코칭을 통한 치매 위험요인의 지속적인 관리가 치매 악화를 예방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의 관리가 왜 중요한가요.경도인지장애는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 사이의 단계입니다. 기억력이 다소 떨어졌더라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이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 노인의 치매 발생률이 연간 1~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죠. 이 시기에는 생활 속에서 조절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유산소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 두뇌 활동과 사회적 교류, 양질의 수면이 모두 도움이 됩니다.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습니까.현재로서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약들은 기억력 저하 속도를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치매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도 나왔지만 기억력을 회복시키거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60세 이상이라면 치매안심센터에서 1년에 한 번씩 선별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보호자가 꼭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치매를 질환으로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환자의 행동을 의지 부족이나 성격 문제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화를 내거나 다그치게 되는데 그런 반응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물론 보호자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치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환자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를 함께 배우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치매관리주치의의 필요성을 실감했던 순간이 있었습니까.따님과 함께 오신 고령의 환자분이 기억납니다. 기억력이 크게 떨어지고 일상생활도 어려워지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불안감과 두려움이 큰 상태였습니다. 검사 결과와 약물치료, 부작용, 생활관리 방법까지 40분 정도 차근차근 설명해드렸습니다. 설명을 다 들으신 뒤 환자분께서 너무 듣고 싶었던 이야기였다며 눈물을 글썽이셨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치매환자에게는 약만큼이나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앞으로의 삶을 설명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저에게도 치매관리주치의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정부는 치매가 있어도 일상을 누릴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의료진과 지역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가능한 한 살던 곳에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의원은 치매안심센터와 치매관리주치의 제도를 통해 환자의 생활 전반을 꾸준히 관리하고 지역사회는 장기요양보험과 요양보호사, 주간보호센터 같은 돌봄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연결해야 합니다. 이제 의료는 진단과 처방만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환자와 가족이 필요한 복지와 돌봄을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까지 의료진과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이근하 기자

커버스토리 치매 있어도 일상 누릴 수 있게! 예방·돌봄·재산관리 촘촘하게 돌본다

#치매환자 나 모 씨는 의사결정 능력이 낮고 가족이 없어 스스로 재산을 관리하기 어렵다. 국민연금 등으로 매달 40만 원을 받아 요양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공공후견인이 재산관리를 돕고 있다. 하지만 3년 단위로 이뤄지는 후견 활동이 끝난 뒤에는 재산관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치매안심센터는 국민연금공단에 재산관리서비스를 의뢰했다. 공단은 나 씨의 요양비 등 정기적인 지출 계획을 세우고 남은 재산은 안전하게 보관해 향후 수술비 등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의 실제 사례다. 국민연금공단이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등으로 재산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과 계약을 맺고 공공신탁을 통해 재산을 보호하는 제도다. 경제적 착취나 재산 오남용 위험을 줄이고 개인별 재정지원계획에 따라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4월 도입 이후 7월 초까지 118건이 신청됐으며 이 가운데 4건은 이용계약으로 이어졌다. 정부의 치매 정책은 재산관리에 그치지 않는다. 의료와 돌봄, 가족 지원까지 치매환자의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8월 3일부터는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 대상 지역이 기존 42개 시군구에서 92개 시군구로, 참여 주치의는 315명에서 417명으로 늘었다. 치매환자가 살던 지역에서 치매는 물론 전반적인 건강 문제까지 체계적으로 치료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올해 초 발표한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에서 치매가 있어도 일상을 누릴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목표로 제시했다. 치매 예방부터 돌봄까지 전 단계의 지원을 강화해 환자가 살던 곳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지역사회 기반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정부는 ▲치매안심센터 전국 설치 ▲장기요양 치매등급(5등급인지지원등급) 신설 ▲중증치매 산정특례제도 등을 통해 치매 관리 인프라를 확충하고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어왔다. 5차 종합계획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고령층의 다양한 욕구 등 달라진 정책 환경에 맞춰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치매안심 기본사회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기 발견부터 치료까지, 치매 관리 촘촘하게먼저 일상에서 인지 건강을 지키고 치매를 조기에 발견치료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치매검진체계부터 개편한다. 현재 치매안심센터의 선별검사만으로는 경도인지장애를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정밀평가를 위해서는 고비용의 종합신경심리검사(CERAD-K 등)에 의존해야 한다. 정부는 경도인지장애 변별력을 높이면서 검사 시간을 단축한 치매안심센터용 진단검사 도구를 개발해 2028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치매안심센터 감별검사의 본인부담금 지원 상한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 비용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와 노인일자리, 의료요양 통합돌봄 등 다른 복지사업 대상자가 자동으로 치매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 간 연계도 확대한다.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인지 건강관리를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경도인지장애진단자가 치매 위험요인을 스스로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자가관리 매뉴얼을 2028년 보급할 예정이다. 치매안심센터 인지강화교실은 주 1회에서 주 3회로 늘리고 문화로 치유사업과 건강100세 운동교실 등 지역사회 프로그램에도 경도인지장애진단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전문적인 치료체계와 치매 복합질환 대응도 보강한다. 치매관리주치의 사업은 2028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재택의료센터 기능도 내실화한다. 재택의료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장기요양수급자를 대상으로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함께 방문진료와 간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행동심리증상(BPSD)을 동반한 치매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치매안심병원도 확충한다. 치매의 원인과 환자의 중증도가 다양한 점을 고려해 2028년까지 주요 원인별중증도별 진료지침을 개발하고 의료기관에 적용할 계획이다. 가족의 마음까지 살핀다정부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치매가 있는 장기요양등급자의 재가서비스 월 이용한도액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 치매환자가 충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인지지원등급자가 치매안심센터의 치매환자쉼터와 장기요양기관의 주야간보호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고시도 개정한다. 국공립기관이나 요양병원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치매전담형 요양시설과 주야간보호시설도 확충한다. 요양시설 내부에 치매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 가이드라인을 2027년 개발배포한다. 초기 치매환자 집중관리서비스 대상도 기존 진단받은 지 1년 이내에서 경증치매환자까지 확대해 더 많은 환자가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가족과 보호자의 정서적 안정도 지원한다. 치매안심센터에서 상담가족교실힐링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정서지원 패키지를 운영하는 등 가족지원서비스를 다양화한다. 오랜 돌봄 경험이 있는 선배 보호자가 다른 보호자에게 정보와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기억친구 멘토-멘티(가칭)는 시범운영을 거쳐 2027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자기결정권 지키고 치매 친화적 환경 만든다치매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생활하며 자신의 권리와 자기결정권을 지킬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도 촘촘하게 구축한다. 고위험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치매 의심 운전자 등의 운전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운전능력진단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2016년 개발된 치매예방수칙 333은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한 인지건강 실천지수로 2027년 전면 개편한다. 치매 관련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이용을 높이기 위해 국민 선호를 반영한 치매 용어 정비도 추진한다. 기업도서관학교 등 치매극복선도단체가 기관별 특성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역할 가이드라인도 개발한다. 치매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공공후견제도도 강화한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법적 의사결정을 돕는 공공후견인 지원 규모를 2026년 300명에서 2030년 1900명까지 늘린다. 후견인 후보자 교육과정도 실무 중심의 의사결정 지원 내용으로 개편해 전문성을 높일 방침이다. 지역별 의료복지 자원의 차이를 고려해 현장 중심의 치매관리 전달체계도 정비한다. 도시와 농어촌 등 지역 여건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획일적으로 적용해온 치매안심센터의 운영평가 기준을 개선해 자율성을 높인다. 중앙치매센터와 광역치매센터의 역할도 조정한다. 중앙은 정책 기획과 연구, 광역은 지역 내 기술 지원 등으로 기능을 더 명확하게 나누는 방안을 검토한다. 의료취약지에 있는 공립요양병원에는 지역 여건에 맞는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2027년부터 치매안심병원 지정요건을 검토하는 등 지역의 의료 기반을 보강할 수 있는 지원책을 모색한다.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치매안심센터와 지방자치단체 통합돌봄 전담부서의 협업도 확대한다. 지역별 통합지원회의에 치매안심센터의 참여를 활성화하고 치매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촘촘하게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한다. 인지저하 의심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매환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하기 위해 치매안심통합관리시스템과 다른 기관의 정보시스템 연계도 추진한다. 치매 예방과 정서 함양, 사회적 교류를 돕기 위해 치매안심센터와 야외 치유 프로그램을 연계해 환자와 가족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활용 치매 예방치료법 연구 지원미래 치매 대응을 위한 연구에도 힘을 싣는다. 뇌인지 기능 분석에 특화된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등 첨단 AI 기술을 활용해 치매 조기진단과 개인별 맞춤 예방치료법을 개발하는 연구를 적극 지원한다. 국내에서 개발된 치매 관련 신기술이 의료 현장에서 실용화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임시등재 시범사업 등을 통해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한다. 돌봄 현장에서도 첨단기술이 쓰일 수 있도록 복지용구 예비급여를 2027년부터 본사업으로 전환해 치매 특화 급여 품목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흩어져 있는 치매 연구 데이터의 연계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치매 코호트 통합 대시보드도 구축한다. 치매뇌은행은 현재 4곳에서 2027년 5곳으로 늘려 양질의 연구 데이터를 확보한다. 치매안심센터에서 사용하는 인지중재프로그램의 품질도 관리한다. 중앙치매센터는 적합성과 효과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프로그램 질관리체계를 마련한다. 치매 실태역학조사도 내실화한다. 전문가 검토를 바탕으로 달라진 사회적 상황을 반영한 조사 항목을 추가하고 환자와 가족의 생활 실태를 면밀히 파악해 향후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근하 기자 알츠하이머병 악순환 고리 찾았다 국내 연구진,알츠하이머 악화 핵심인자 발견 새 치료 표적 제시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의 악순환을 가속하는 핵심인자를 밝혀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월 27일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정원석 부연구단장(KAIST 생명과학과 부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연쇄적으로 악화시키는 조절인자 ERBB4의 역할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가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질병이 진행되면 신경회로의 과도한 흥분과 시냅스(신경세포 간 연결 부위) 소실, 교세포(신경세포를 지지보호하는 세포)의 염증 반응 등 여러 병리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치료 효과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질병 초기부터 나타나는 신경회로와 시냅스의 불균형 현상에 주목해 알츠하이머병 모델 생쥐의 해마를 분석했다. 그 결과 뇌 회로를 자극하는 흥분성 신경세포는 과도하게 활성화된 반면 이를 억누르는 억제성 신경세포 활성은 크게 떨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정상 뇌의 억제성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ERBB4 수용체가 특정 흥분성 신경세포 집단에서 현저히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신경세포를 초기 반응성 흥분성 신경세포로 명명하고 ERBB4를 회로 이상을 일으키는 핵심인자로 특정했다. 나아가 ERBB4가 증가하면 세포의 성장과 대사를 조절하는 엠토르(mTOR) 신호전달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병리가 주변으로 확산하는 것도 입증했다. 정원석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의 증폭 과정을 다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라며 질병 악순환의 핵심 고리를 표적해 복잡하고 다양한 병리를 동시에 완화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 개척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책플러스 820조 9000억 예산안 확정… “초격차 선도국가 도약 디딤돌”

▶ 국무회의 ▶ 제22기 민주평통 미주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대화 정부는 9월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총지출 820조 9000억 원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올해 본예산 727조 9000억 원보다 93조 원, 12.8% 늘어난 규모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현재 세계는 인공지능(AI) 혁명과 에너지 대전환, 또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면서 세계 경제산업의 근본적 구조가 달라지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국제질서의 격변 속에서 내년도 예산안은 대한민국을 초격차 선도국가로 도약시키는 든든한 디딤돌이자 국민 삶 전반에 가시적인 변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돼줘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의 핵심 목표로는 미래 성장동력 창출과 청년의 미래 희망 사다리 구축, 양극화의 실질적 완화, 민생 안전망 강화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SEED 정책의 빠른 진척, 청년 1인당 최대 2억 원 지원, 10대 창업도시 조성, 공공주택 20만 호 공급,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같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들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저성장 고착화냐, 잠재성장률 반등이냐의 갈림길 앞에 서 있다며 늘어난 미래 재원으로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산업 역량을 고도화해 다시 이를 통해 재정여력을 확대하는 생산적 선순환 재정 전략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 환경 변화에 따른 맞춤형 재정 역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금리 상승은 피할 수 없다며 이에 따른 취약계층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또 그로 인해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재정이 정교한 역할 분담에 나서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9월 정기국회 개회에 맞춰 국회의 초당적 협조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정치도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회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정부도 이를 적극 존중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 국민 모두에 내일은 오늘보다는 더 나을 것이다라는 희망을 만드는 예산안이 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대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네팔 홍수로 실종된 우리 국민 9명에 대한 수색 작업과 관련해 관계부처의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네팔 정부 그리고 기업 관계자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조기 수색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며 가능하다면 구조 인력과 헬기 등 가용 장비의 추가 투입도 적극 추진하라고 했다. 2차 홍수와 악천후 가능성을 언급하며 수색 인력의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주문하는 한편 큰 피해를 입은 네팔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서둘러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실종자분들의 조속한 생환을 기원하며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신속대응팀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평화체제로 전환 전작권 환수로책임 다할 것이 대통령은 9월 2일 인천 인스파이어리조트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미주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대화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제22기 민주평통 두 번째 해외 지역회의로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글로벌 연대를 주제로 9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열렸다. 이틀째인 이날 열린 평화공존 정책대화는 평화의 다짐, 실천의 약속을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북미중미남미 24개국에서 750여 명의 자문위원이 참석했으며 온라인으로도 600여 명의 자문위원이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와 촘촘하게 이어져 있다. 우리 기업 1만 개가 세계 곳곳에 나가 있고 한 해에 5000만 명이 우리나라를 오간다고 한다며 그런데 가장 가까워야 할 남과 북은 여전히 그리고 완전히 끊겨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기다리기보다 한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80년 넘게 쌓인 벽이다. 기다린다고 허물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 다만 서두르지 않고 갈 곳을 분명히 정하고 움직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광복절에 제시한 평화공존 3대 청사진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행동으로 실천하는 포용적인 평화공존, 긴장 요인을 제거해 실질적 안전을 담보하는 안정적 평화공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이라는 이정표를 세웠으니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포용적 평화공존을 위해 당연히 서로 존중해야 한다며 조화는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데에서 출발하는 것이며 다른 생각을 듣고 함께 사는 법을 익히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위해 평화를 제도와 구조로 정착해 나가야 한다며 국내 정치의 변화나 국제정세의 부침에 따라 긴장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립과 대결을 전제로 한 정전체제를 협력과 번영의 기반이 될 평화체제로 반드시 바꿔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반도 정세 변화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생긴 만큼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위한 건설적 논의의 여건을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는 우리들만의 일이 아니라 가까이는 동북아의 안정, 멀리는 세계 평화의 핵심 과제라며 이 막중한 과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전시작전권 환수를 통해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자 당사자는 우리라며 대한민국은 세계가 먼저 손 내미는 대체불가 파트너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걸으면 그곳이 길이 된다며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실천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강정미 기자 IMF 공적자금 상환 마무리 1997년 외환위기 이후 30년 만 국민 여러분 덕분이재명 대통령은 9월 3일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마련했던 공적자금 상환이 내년도 예산으로 마무리된다며 국민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누리소통망(SNS)에 30년 만에, 외환위기의 마지막 빚을 갚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약 30년 전, 나라가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국민 여러분의 힘으로 이겨냈듯 30년 동안 한결같이 애써주신 국민 여러분 덕분에 마무리 짓게 됐다. 그 시간을 잊지 않겠다며 국민에 격려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며 내년에 1998년 투입한 공적자금 상환을 완료해 30년 만에 IMF 외환위기 극복을 완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5년 말 공적자금상환기금의 채무 잔액은 15조 712억 원이다. 정부가 올해 7조 1486억 원을 상환하고 내년에 나머지 7조 9226억 원까지 갚으면 상환 계획에 따른 공적자금 관련 부채 상환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