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세계 5위 정보보호산업 강국으로… 30조 규모 시장 키운다
우리 정보보호산업이 경쟁력 강화를 토대로 튼튼한 사이버 안보를 실현하는 ‘K-보안’으로 거듭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 5일 열린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정보보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정보보호산업을 육성하고 사이버 보안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점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정보보호산업은 국가안보와 연관이 깊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7월 13일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등에서 “사이버 안보 역량 강화가 국가안보의 핵심”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악성코드와 랜섬웨어를 활용한 사이버 전면전을 펼침에 따라 사이버 공격이 본격적으로 안보를 위협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국가안보가 걸린 분야인 만큼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최근 디지털화와 사이버 위협 증가로 인해 보안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보안규제 강화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정보보호시장 규모는 2023년 3019억 달러(약 393조 9000억 원)로 2026년까지 연평균 8.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로트러스트·통합보안 등 보안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사이버 보안 시장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2027년까지 세계시장 5위권 진입 목표
이번 전략에는 ‘글로벌 정보보호산업 강국 도약’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27년까지 정보보호산업 시장 규모 30조 원을 달성하고 세계 시장 5위권에 진입하기 위해 1조 1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보안유니콘 육성 등을 목표로 4대 전략, 13개 과제를 추진한다.
4대 전략은 ▲보안 패러다임 전환 주도권 확보 및 신시장 창출 ▲협업 기반 조성을 통한 신흥시장 진출 강화 ▲글로벌 공략을 위한 단단한 산업 생태계 확충 ▲차세대 정보보호 기술 경쟁력 확보다.
먼저 보안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새 보안체계를 적용하고 스마트 공장, 로봇, 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의 보안 내재화를 통해 새로운 보안시장을 창출하기로 했다. 또한 융합보안 및 물리보안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보안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기존 경계보안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제로트러스트 전환 로드맵’을 수립한다. 제로트러스트란 정보시스템 등에 대한 접속을 요구할 때 네트워크가 이미 침해된 것으로 간주하고 계속해서 검증을 요구하는 보안개념을 뜻한다. 통신·금융·의료 등 기반 분야에 적용·확산하는 시범사업을 통해 보안 패러다임 전환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업 간 협력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통합보안 모델도 구현한다. 혁신 통합솔루션·서비스 개발을 위해 민간 주도형 전략적 협업 추진연대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를 만든다. 이를 통해 민간이 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한다. 정부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판로·투자·해외진출을 뒷받침한다.
또한 정상외교를 통해 조성된 중동·동남아 지역의 협력 분위기를 우리 기업의 신흥시장 진출 기회로 활용한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중동 거점을 오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재편했으며 2023년 12월에는 베트남 거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중동·동남아기금·공공조달 사업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민·관 협력형 ‘시큐리티 팀 코리아’를 구성해 공공부문 주도로 대형 해외사업의 수주 기회를 높일 방침이다.
K-시큐리티 클러스터 벨트로 기업 지원
우리 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K-시큐리티 클러스터 벨트’가 탄생한다. K-시큐리티 클러스터 벨트는 경기 성남 판교, 부산·울산·경남, 서울 송파 등에 조성할 계획이다. 수도권 보안 스타트업 육성 중심지로 판교를 지정해 이곳에 테스트베드, 입주공간, 사이버훈련장 등 산업이 지속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다. 또한 판교 모델을 부산·울산·경남 지역으로 확산해 지역별 특화 전략 산업과 연계한 풀뿌리 보안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송파에는 ‘글로벌 시큐리티 클러스터’를 조성해 글로벌 정보보호산업의 랜드마크로 육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1300억 원 규모의 ‘사이버보안 펀드’를 조성해 기업의 안정적 기술 개발과 민간투자를 활성화한다. 펀드 결성액의 50% 이상을 제로트러스트 및 인공지능(AI) 등 유망 분야의 스타트업 지원 및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통한 스케일업 지원에 쓰이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미래 산업 성장에 필수인 전략기술을 개발하고 선도국과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 패권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차세대 정보보호 기술 연구개발(R&D) 추진 방안을 세웠다. 이 방안은 미래도전, 기술·산업선도, 안보투자 등으로 구분해 영역별로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를 극대화한다.
미래도전 R&D는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이 낮으나 미래 산업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분야로 AI, 클라우드 보안, 제로트러스트 등이 포함된다. 기술·산업선도 R&D는 양자내성암호, 프라이버시 강화 기술 등 수준이 높은 국내 기술 중 글로벌 기술 주도권 및 수출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분야로 설정했다. 안보투자 R&D는 해외시장 규모가 작고 국내 기술 수준도 낮지만 국가안보 및 국민안전과 연관된 핵심기술로 공격 억지, 선제 면역, 회복 탄력 등이다.
또한 미국·독일·핀란드 등 사이버보안 분야에 강점을 지닌 선도국과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글로벌 보안기술의 경쟁력을 높인다. 동남아·중동 등 주요 신흥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신흥국 지원 연구도 새롭게 추진하기로 했다.
장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