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2월이 가고 새해가 오면 사람들은 무언가 새로운 느낌을 갖게 마련이고 새해에 대한 소망을 품게 마련이다. 2021년을 보내고 새롭게 맞이하는 2022년의 소감은 어떠한가? 한 마디로 시들하다. 너나없이 지쳐 있다.
다만 소망이 있다면 예전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되기를 꿈꿀 뿐이다. 장장 2년 동안 시달려온 세월이다. 갑자기 튀어나온 코로나19란 역병. 변이로 바뀐 델타와 오미크론. 왜 그리도 한결같이 이름만은 예쁜지?
그렇지 않아도 성근 인간관계가 더욱 성글어지고 살기 팍팍해진 삶의 현장이 더욱 힘들게 바뀌었다. 어디에서도 희망의 음성을 들을 수 없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감옥이 따로 없고 천벌이 따로 없다.
이참에 우리도 좀 반성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너의 도움 없이 내가 살 수 없다는 사실. 어디까지나 세상의 아름다운 삶은 너와 함께 더불어 하는 삶이요, 결국은 너에게 잘 해주는 일이 나에게 잘해 주는 일이란 사실을.
코로나19 상황이야말로 악순환의 세상이다. 어둠의 재생산. 어떻게 하든지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 국면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의 삶이 온전하게 이어질 수 없다. 기어코 선순환으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 말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란 말이 있다.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저쪽부터 바꾸라고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먼저 바꿔야 한다. 내가 먼저 좋은 것을 줘야 한다. 원인을 내 쪽에서 찾아야 한다.
속담에 또 이런 말도 있다. ‘일한 끝은 있어도 논 끝은 없다.’ ‘착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 옛날 어른들이 입에 담고 살았던 말들. 선순환을 독려하는 말들이다. 공자가 애독했다는 <주역>이란 책에는 이런 말도 나온다.
‘적선지가 필유여경 적불선지가 필유여앙(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 ‘좋은 일을 한 집에는 좋은 일이 있게 마련이고 좋지 않은 일을 한 집에는 좋지 않은 일이 있게 마련이다.’ 케케묵은 옛날얘기라 타박하지 말고 우리도 한 번 새해를 맞는 이참에 스스로를 다잡아보자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새해는 십이간지로 볼 때 호랑이해다. 그것도 검은 호랑이해. 호랑이는 씩씩하다. 그리고 정의롭다. 부디 그 씩씩하고 정의로운 호랑이가 우리의 한 해를 도와주었으면 싶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를 우리 곁에서 멀리 몰아내 주었으면 싶다.
그리고 우리들 자신의 마음을 좀 더 너그럽게 부드럽게 해 나만 오로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남도 너그럽게 챙겨주고 생각하면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로 바꿔주었으면 싶다. 다시 한 번 속는 셈 치고 까치발을 딛어보자. 새해 새 삶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나태주 시인_ 풀꽃 시인. 한국시인협회장. 100여 권의 문학 서적을 발간했으며 충남 공주에서 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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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