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강점을 찾아보세요!” 우리는 응원의 말로 이렇게 타인에게 외친다. 나도 그렇게 한다. 그런데 강점이란 게 대체 뭘까? 현실에 적응하는 힘? 스트레스를 견디는 회복탄력성?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 도전하고 경쟁하고 성취하는 기술? 사람마다 이 말의 의미를 다르게 생각한다. 나는 한 사람이 지닌 ‘아름다움’이 진정한 강점이라고 여긴다.
“내가 그걸 한다고 해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에게 묻는다. “어느 정도 해야 당신이 생각하는 잘하는 것이냐?”라고. 그러면 (그 분야의 큰 업적을 일군 사람들의 이름을 대며)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어차피 그렇게는 못 될 테니까, 열심히 해봐야 소용없어요”라고 한다. 그러고는 지금껏 했던 일과 공부에서 의미를 못 느낀다고 했다. 이래선 안 된다. 사소해 보이고 하찮게 느껴지고 별것 아닌 경험도 소중히 다뤄야 한다. 경험을 쌓고 재조합해야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자기다움이 완성되는 법이다. 최고가 되는 것 보다 유일무이한 개성의 발견과 표현이 더 중요하다.
자신이 대체 불가능한 존재라고 느끼면 자존감은 저절로 높아진다. “나만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라는 믿음은 스스로를 ‘아름다운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표정도 밝아지고 자세도 당당해지니 실제로 더 아름다워진다. 자기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진정 아름다워질 수 있는 것이다.
외적 아름다움도 중요하다. 그런데 세속적인 기준에 맞춘 아름다움이 아니라 개성이 살아나야 진짜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인공적이고 억지로 꾸며낸 미가 아니라 자기에게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말이다.
푸른 하늘의 뭉게구름, 주황빛으로 물든 석양, 초록으로 물든 동산을 몰입해서 관찰하면 그 대상에 진지한 관심과 애정이 저절로 솟아난다. 아름다움을 목격하면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난다. 미적 체험이 이타심을 키워주는 것이다. 사람은 아름다움을 더 많이 느끼며 살아야 너그럽고 점잖아진다. 책상 위에 꽃 한 송이 놓아두고 일하는 사람은 그의 마음에도 시나브로 꽃이 핀다.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려면 자신의 눈과 감정이 먼저 아름다워져야 한다. 부정적인 마음, 나쁜 의도, 선입견과 편견을 품고 아름다움을 발견해낼 수는 없다.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사람만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을 ‘마음 검사’라고 했다.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고서는 미에 대한 인식 능력도 나아지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타인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 그 어떤 예술품보다도 예술적 존재인 인간을 오염된 눈으로 감상하면 고유한 아름다움을 찾아내지 못한다.
쉬이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보자. 지극히 평범해 보여도 그 안에서 특별함을 찾았을 때 우리는 ‘아름답다’고 지각한다. 최고라서 탁월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속물적 치장을 아름다움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평범한 일상에서 다른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비일상적 미를 느끼면 가슴이 설렌다. 우연히 들여다본 타인의 영혼에서 아름다움이 반짝일 때 우리는 전율한다. 이렇게 설레고 전율하는 순간들을 체험할수록 나란 사람도 더 아름답게 변할 것이다.
김병수 의사_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몇 권의 책을 쓴 저자.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교대역 작은 의원에서 사람들의 상처 난 마음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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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