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하이커스 멤버들. 윗줄 가운데가 리더 김강은 씨다.
‘클린 하이커스’ 리더 김강은 씨
쓰레기를 주우며 산에 오른다. 이른바 클린 하이킹(Clean Hiking)이다. 클린 하이커스 리더 김강은 씨는 2018년부터 클린 하이킹 운동을 하고 있다. 클린 하이커스는 산을 비롯해 자연에서 쓰레기를 줍는 일뿐만 아니라 제로·레스 웨이스트(Zero/Less Waste), 채식 등 지구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일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단체다.
김 씨는 2018년 산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따라 지리산에 올랐다.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오던 차 ‘그림 같은 장면을 봤으니 맛있는 아침만 먹으면 완벽한 하루겠구나’ 싶었는데 기대는 어긋났다.
“장터목대피소 취사장 문을 열었는데 난장판인 거예요. 깨진 술병부터 먹다 버린 음식, 일회용품들…. 국립공원공단 직원이 한숨을 쉬며 치우고 있었죠. 제가 버린 쓰레기도 아닌데 부끄럽더라고요.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없는데 왜 이런 걸까 생각하다가 이날 불편했던 사연을 누리소통망에 올렸어요.”
김 씨의 게시물에 많은 이가 공감했다. ‘모두 느끼는 불편함이라면 불평만 할 게 아니라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누리소통망에 공지를 올렸다. “같이 쓰레기 주우러 가실 분을 찾습니다.” 그렇게 2018년 3월 6명이 청계산 앞에 모여 클린 하이커스 활동을 시작했다.
“7시간 넘게 쓰레기를 주워도 다 주울 수 없다는 사실에 기운 빠져 하산하던 길에 지나가던 아이의 한마디가 귀에 꽂혔어요. ‘아빠 우리도 다음에 봉투 가져와서 쓰레기 줍자!’ 한 명에게라도 좋은 영향을 끼치면 계속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클린 하이커스 멤버들이 산에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
“쓰레기 주우러 가실 분” 제안에 응답
클린 하이커스는 매달 한 번꼴로 공지가 뜨면 산에 모여 쓰레기를 줍는다. 현재 오픈 채팅방 기준 회원 수는 약 90여 명이다. 최근엔 일상 속 환경보호 실천 활동으로 ‘채식하루’ 등도 함께 운영 중이다.
‘올라갈 땐 가볍게 내려올 땐 무겁게.’ 클린 하이커스의 슬로건이다. 클린 하이킹을 할 땐 짐을 최대한 가볍게 챙겨가는 게 규칙이다. 도시락 등을 준비할 경우 다회용기와 텀블러 사용하기 등도 실천한다. 모아 온 쓰레기로 즉석에서 간단한 작품을 만드는 등 정크아트(junk art) 활동을 하기도 한다.
클린 하이킹을 하며 흥미로운 이야기도 하나둘씩 쌓였다.
“우리끼리 ‘우리 유물 발굴단이야?’ 농담도 해요. 한번은 오래된 라면 봉지가 나와서 추적 조사를 해봤어요. 70년대 나온 라면이더라고요. 쓰레기가 50년이 지나도 안 썩는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속옷, 신발, 구두 등 정말 다양한 쓰레기가 나와요.”
▶클린 하이커스 멤버들이 쓰레기로 완성한 정크 아트 | 김강은
김 씨가 생각하는 선한 영향력은 뭘까?
“완전하고 완벽한 실천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며 계속 실천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좋은 흔적을 남기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단순히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누군가 버린 쓰레기를 적극적으로 줍고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다른 이들도 이 일에 동참하도록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내자는 뜻이죠. ‘녹색 목소리를 내자’는 의미입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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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