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力>을 발간한 김태윤 작가│김태윤
<부모力>의 저자 김태윤 작가
“아이들은 마치 녹음기처럼 부모가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한다. 그래서 부모들이 자신의 양가 어른들에게 잘하면 아이들도 부모에게 잘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등 수많은 육아 프로그램을 보면 공통 결론에 도달한다.”
김태윤 작가의 네 번째 책 〈부모力(력)〉 에필로그에 실린 글이다. <부모力>은 우리 사회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코로나 우울(블루)을 조기 탈출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마흔다섯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주제는 제목에서 보듯 ‘부모의 힘’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그것을 극복하는 부모의 힘만큼 강한 무기는 없을 것이다.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10년째 근무 중인 김 작가를 인터뷰했다.
코로나19 바라보는 사고의 전환 필요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이 코로나19를 바라보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잃어버렸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고 가정이 복원되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대화를 통해 부모와 아이의 자리를 만들고 깊은 대화와 사색으로 자가 격리 시대를 가정 복원을 위한 가치 있는 시간으로 사용했으면 합니다.”
자가 격리 시대에 가족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김 작가는 권유했다.
“온 가족이 모여 각자의 꿈과 장래 희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겁니다. 특히 과거-현재-미래의 순으로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모의 꿈은 과거에 무엇이었고 현재는 무엇이며 미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이야기 나누고 그다음 아이들의 이야기도 들어보는 겁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미래에 어떤 삶을 사느냐 입니다. 부모가 먼저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멋진 삶을 살아갈 때 그 꿈의 성취 여부를 떠나 아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높은 교육열에 비해 낮은 학생 행복도, 높은 이혼율과 빈곤율, 자살률 등을 한강의 기적이 낳은 나비효과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마치 브레이크 없이 달리기만 하는 폭주 열차처럼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경주마처럼 달리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어릴 때는 영어 유치원을 시작으로 사립초등학교, 국제중학교, 외고·특목고, 명문대나 해외 유명 대학이 성공의 방정식인 것처럼 여긴 우리나라 현실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유대인들은 100명의 아이가 있으면 100명의 인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국·영·수로 한 줄을 세우고 서열을 매기지 않습니다. 피아노를 잘 치는 아이, 조립을 잘하는 아이, 어학 능력이 뛰어난 아이, 소통을 잘하는 아이, 물건을 잘 파는 아이 등등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일등입니다. 세로로 줄을 세우는 게 아니라 각자의 끼에 맞게 가로로 세우기에 모두가 일등이 되는 구조입니다.”
▶<부모力>을 읽고 온라인 강의에 참여한 독자들이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김태윤
부부 관계 집중적으로 파헤쳐
그는 삼성그룹 공채 41기로 입사한 뒤 11년간 근무했다. 어떻게 대기업을 다니다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가졌을까? 김 작가에게 경주마처럼 달리기만 하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있었는지 물었다.
“과거에는 회사와 집을 오가며 아이 육아에 소홀한 아빠였습니다. 맞벌이하던 아내에게 지금도 미안한 마음입니다. 3년 전 어느 날 문득 하나밖에 없는 딸아이가 너무 예뻐 보여서 아내에게 ‘우리 시현이 너무 예쁜 거 같지 않아?’ 했더니 아내가 ‘10년 전에는 시현이가 지금보다 100배 더 예뻤는데’라고 답 하더라고요. 그날 뭔가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10년 전 딸아이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더라고요. 함께했던 시간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그저 의무 방어만 했던 아빠였으니까요. 이번에 나온 책도 제가 다른 사람에게 내세울 만한 부모의 모습이 아니라 그야말로 반성문을 쓰는 마음으로 연구해 썼습니다.”
김 작가는 원래 가고 싶었던 사범대가 아니라 그 당시 취업이 잘된다는 상경 계열로 진학했다. 자연스럽게 전공을 따라 기획이나 마케팅 업무를 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자극을 주는 교육 업무에 관심이 생겼다.
“그 당시 자기계발 관련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 후 교육 관련 외부 포럼이나 스터디 그룹에서 공부하면서 회사에서도 자연스럽게 교육 업무를 맡았습니다. 현 직장에서도 직원 역량 강화, 조직 문화 개선 업무를 하면서 성인 교육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갈등이 증가하기도 한다. 부모의 힘을 강조하는 〈부모力〉은 무엇보다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그의 일생을 만나는 것이다. 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특히 지금 내 옆에 있는 배우자는 더욱 귀하다. 불교에서는 부부의 인연을 7000겁의 인연이라고 한다.” 책은 부부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한다.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강연 중인 김태윤 작가│김태윤
참된 친구의 필요성도 언급
김 작가는 가정 내 자녀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시선을 배우자에게 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가정의 중심은 자녀가 아니라 부부이기 때문이다.
“(가정에)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삶이 180도 달라집니다. 아이에게 신경 쓰는 나머지 결혼과 가정의 의미에 대해 소홀해집니다. 아이를 위해 결혼한 게 아니라 부부가 각자의 행복을 위해 서로를 신뢰하며 자신의 인생을 거는 것이 성혼식의 의미입니다. 먼저 부부 사이 대화가 많아져야 합니다.”
작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참된 친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힘든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가려면 때로는 배우자와 아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나의 소소한 일상이나 고민을 들어줄 친구가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교우 관계에 목매듯 우리도 때로는 부모이기 전에 누구의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많은 친구가 필요해서 이런 글을 쓴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친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양보다는 질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만날 때마다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배설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인간관계 다이어트를 해야 합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친구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인생) 버스에 태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유리 기자
돌봄 공백 채워줄 정부 아이돌봄 지원사업은?
‘워킹맘’ 2명 중 1명은 코로나 시대에 돌봄 공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이 같은 내용의 제8차 저출산인식조사를 9월 13일 공개했다. 4월 16~21일 만 9세 이하 자녀를 양육 중인 워킹맘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시행한 결과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돌봄 공백을 경험한 비율은 52.1%에 달했다. 이 중 돌봄 공백 시 ‘아무것도 대처하지 못함’ 응답률은 20.9%였다. 특히 자녀가 미취학 유아인 경우 아무것도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율은 32.1%로 더 높았다. 본인이 아이를 돌보지 못할 경우 급히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으로 미취학 영유아는 어린이집·유치원(54.%), 조부모·친인척(31.1%)으로 조사됐다. 초등 저학년은 조부모·친인척(24.4%), 초등 돌봄교실(20.2%), 사교육(43%) 등이 활용됐다. 코로나19로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가사일, 육아 부담도 커졌다. 가사를 전담한다는 응답률은 56.9%, 육아를 전담한다는 응답률은 59.4%였다.
이 가운데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지원사업이 눈길을 끈다. 양육 공백이 발생한 가정의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돌봄 장소에 직접 찾아가 돌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최근 정부 서비스로는 처음으로 아이돌봄서비스 모바일 앱 간편결제와 대화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이용자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가부는 KB국민은행과 함께 9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아이돌봄 간편결제서비스 돌봄페이 오픈 행사를 개최했다. 아이돌봄 지원사업 주거래 은행인 KB국민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추진한 ‘돌봄페이’와 ‘돌봄톡톡’ 서비스 개통을 국민과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동안 아이돌봄서비스는 아이돌보미가 한정된 상황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정기 이용 가정에 우선 연계됨에 따라 코로나19에 따른 수시와 긴급 돌봄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여가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0년 3월 아이돌봄서비스 모바일 앱을 내놓고 긴급 돌봄을 위한 ‘일시연계서비스’를 2020년 1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운영 중이다. 일시연계서비스는 이용자가 야간·주말 등 긴급 돌봄이 필요한 경우 앱을 통해 아이돌보미에게 직접 돌봄을 신청하는 서비스로 현재 약 2600명의 아동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