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2022 트라우마 치유주간’에서 트라우마 치유 및 코로나 우울 심리지원 유공자들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2022 트라우마 치유주간 진행
‘2022 트라우마 치유주간’이 4월 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간 진행됐다. 트라우마 치유주간은 국가 차원의 재난 심리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국민의 트라우마 예방·극복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국립정신건강센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마음은 나누고(Go), 코로나 우울은 덜어내고(Go)!’라는 표어 아래 장기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친 국민들과 마음을 나누고 트라우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목적으로 진행됐다. 5일간 진행된 치유주간에는 국가트라우마센터 학술토론회, 대국민 힐링 강연과 ‘마음안심버스’ 체험,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와 함께 춘계학술대회 개최 등 유관 기관과 종사자 및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맨 오른쪽)의 스트레스 극복 힐링 강연
힐링 강연·마음안심버스… 스트레스 극복법 제안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트라우마 힐링 강연과 마음안심버스 체험은 3일 차(4월 20일)에 진행됐다. 먼저 온라인으로 진행된 힐링 강연에서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친 현대인을 위한 정신과의사의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스트레스 극복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신 교수는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은 관계”라고 강조하면서 “자신과 관계(자존감)에 있어선 단점을 발견해도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과 관계(소통)에선 상대의 말과 행동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는 ‘판사’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대변하는 ‘변호사’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과 관계(감사)를 위해선 30초간 감사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도움이 된다. 아플 때 아파하고 슬플 때 슬퍼하면서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건강한 삶”이라고 전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와 권역별 트라우마센터에서 진행된 마음안심버스 체험에선 정신건강 평가와 심박변이도(HRV)를 통한 스트레스 측정, 이를 토대로 한 상담과 전기자극을 통한 뇌 안정화 등이 이뤄졌다. 마음안심버스는 재난 현장에서 트라우마를 예방하고 평상시엔 장애인과 어르신 등 재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2019년 이후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감염병 전담병원과 선별진료소 등에 배치돼 방역 대응 인력을 위한 안정화 프로그램, 개인 및 집단 심리상담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버스에는 정신건강 전문요원(간호사·사회복지사·임상심리사)이 탑승해 상담을 돕는다.
이번 체험 행사에 참여한 국가트라우마센터 김경애 정신건강 전문요원은 “평소 마음안심버스에서 만나는 코로나19 의료진 등 재난 대응 인력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다”면서 “마음안심버스에서는 스트레스와 우울·불안 정도, 이에 따른 신체적 반응과 자살 위험성 등을 객관적 지표로 평가한 뒤 자신이 불안한 이유와 스트레스 관리 방법 등에 대해 상담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라우마를 경험하면 심리적 불편감이 생기는데 자신이 왜 불편한지 알고 운동, 명상, 독서 등 불편감을 조절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익히는 것이 스트레스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마음안심버스는 현재 전국 17개 시·도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운영 중이며 방역 인력 및 개인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또한 센터에서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 ‘마음프로그램’을 통해 복식호흡, 나비 포옹법, 착지법 등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어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마음안심버스’ 체험
감염병 등 언론보도 가이드라인 논의
트라우마 치유주간 2일 차인 4월 19일에는 재난 트라우마 언론보도 가이드라인 첫 회의(킥오프) 워크숍이 열렸다. 회의에서는 코로나19 등 발생 원인이 불확실한 신종 감염병 보도와 관련해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과 밝혀지지 않은 것을 명확하게 구분할 것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의과학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제시하며 추측, 과장 보도를 하지 않을 것 ▲감염병 발생 최초 보도 시 보건당국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며 정보원 명기를 원칙으로 할 것 등 보도 준칙을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 자살 보도와 관련해선 ▲기사 제목에 ‘자살’ 표현 대신 ‘사망’ ‘숨졌다’ 등의 표현을 사용할 것 ▲구체적인 자살의 방법, 도구,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을 것 ▲자살을 미화하거나 합리화하지 말고 자살의 부정적 결과와 예방 정보를 제공할 것 등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개발한 권고기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에 앞서 4월 18일에는 ‘국가트라우마센터 학술토론회’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1부와 3부에서는 국가트라우마센터와 권역별 트라우마센터의 활동 및 협력 방향을 살펴보고 학계 및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트라우마 지원가 양성 방안을 논의했다.
2부에선 트라우마 치유 및 코로나 우울 심리지원 유공자를 대상으로 복지부 장관 표창 수여식이 진행됐다. 김경애 국가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 전문요원을 비롯해 개인 8명, 세월호 피해자 등 심리지원에 힘써온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와 코로나 우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등 단체 7곳이 수상했다.
마지막으로 4월 21~22일에는 트라우마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온라인으로 열려 쓰기 노출 치료, 디지털 기반 트라우마 치료 기술 등 최신 정보를 공유했다.
정은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트라우마 치유주간을 통해 정책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많은 분이 트라우마 치유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정부도 재난 심리지원 기관의 역량을 강화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심리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조윤 기자, 사진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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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안심버스 정신건강 전문요원이 탑승해 방역 인력 및 개인대상 심리 서비스 제공
권역별 트라우마센터 및 지방자치단체 정신건강복지센터
충청권 트라우마센터 041-850-5883강원권 트라우마센터 033-260-3271~3
호남권 트라우마센터 061-330-4269
영남권 트라우마센터 055-520-2777
정신건강복지센터 콜센터 1577-0199
국가트라우마센터 누리집(www.nct.go.kr)과 카카오톡 채널에서 코로나19 심리 방역 등 자료 제공. 02-2204-0001
전국 모든 지자체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센터별 누리집 참고)
자살 예방 및 심리상담 서비스 제공

코로나19로 국민 5명 중 1명은 우울 위험군
코로나19로 국민 5명 중 1명은 우울 정도가 ‘위험’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와 비교할 때 주요 정신건강 지표인 ‘자살 생각 비율’도 4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 등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코로나19로 말미암은 국민 정신건강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21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전국 19~71세 성인 2063명으로 정부는 2020년부터 분기별로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울 위험군 비율은 2021년 3월 22.8%로 가장 높았으며 9월 18.5%, 12월 18.9%로 조사됐다. 국민 5명 중 1명은 우울감을 느끼는 위험에 놓여 있는 것이다. 특히 30대의 우울 위험군 비율은 2021년 12월 조사 시 27.8%로 60대(13.8%)의 두 배, 50대(16.0%)의 1.7배로 월등히 높았다. 그중에서도 30대 여성 우울 위험군은 33%로 모든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자살 생각 비율은 2020년 3월 9.7%에서 2021년 3월 16.3%로 1년 만에 40% 증가했다. 2021년 12월 조사 땐 13.6%로 다소 줄었지만 10명 중 1명 이상이 자살을 생각해봤다고 응답한 것이다. 30대 남성 비율이 22.4%로 전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았으며 20대 여성(17.3%)과 20대 남성(17.2%) 순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지지 제공자를 묻는 질문에 ‘가족’이라는 답변이 62.3%로 가장 많았으며 ‘친구 및 직장 동료’라는 답변이 20.6%로 뒤를 이었고 ‘없다’라고 응답한 경우는 11.3%였다. 필요한 서비스로는 감염병 관련 정보, 경제적 지원, 개인 위생물품 지원 순이었다. 심리상담, 정신과 치료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비해 증가해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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