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전남 가사도에서 주민들이 임시 예방접종센터로 지정된 해군 한산도함으로 이동하기 위해 고속단정에 오르고 있다.│연합
정부 대책 종합
7월부터 50대 이하 청장년층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화한다. 7월에는 50대 장년층과 대입 수험생 및 교직원, 60~74세 미접종자 등에게 우선 접종하되 8월부터 18~49세는 예약 순서에 따라 접종이 실시된다. 개발 방식이 다른 백신으로 1·2차 접종을 하는 ‘교차접종’도 7월에 처음 시행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급 문제를 고려해 1차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일부 의료기관 종사자 등 76만 명에게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6월 17일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예방접종 3분기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추진단은 3분기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9월 말까지 3600만 명 1차접종 완료 ▲교육·보육 종사자 접종을 통해 2학기 전면등교 지원 ▲50대 우선접종으로 중증·사망위험 감소 ▲접종 사각지대 해소 ▲접종 편의 확대 ▲일상회복·전파차단 동시 추진 등 6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일상회복으로 가려면 예방접종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추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3분기에는 일반 국민의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안전한 접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9월까지 전 국민 70%인 3600만 명 목표
정부의 목표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인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3분기에 2200만 명이 1차 접종을 해야 한다.
7월 우선 접종대상자들은 크게 ▲6월 미접종자 ▲대입 수험생과 교육·보육 종사자 ▲50대 장년층으로 나뉜다. 먼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 부족으로 6월 내에 접종하지 못한 60~74세 접종 대상자들이 최우선으로 접종을 하게 된다. 또 6월에 화이자 백신을 예약하지 못한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들 약 7만 명도 7월 초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실시한다.
고교 3학년과 고교 교직원은 접종 동의를 거쳐 7월 셋째주(18∼24일)부터 여름방학이 끝날 때까지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고 고교
3학년 외 대입수험생은 7월 대상자 확정 절차를 거쳐 8월 중에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 교직원 및 돌봄인력도 7월 셋째주부터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으로 접종한다. 애초 6월에 실시할 계획이었던 어린이집·유치원 교직원, 초등학교 1·2학년 교사 등도 함께 접종을 진행한다.
50대는 7월 26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백신 도입량과 시기를 고려해 1~2주 간격으로 예약을 실시하고 55~59세부터 시작해 50~54세 순으로 순차 예약을 받는다.
8월부터는 접종을 희망하는 40대 이하 연령층에 대해 예약순서에 따라 백신을 접종한다. 1~2주 간격으로 예약을 하고, 본인의 선택에 따라 접종일시와 기관을 결정한다.
이 밖에도 추진단은 사회적·신체적 제약이 있는 재가 노인·중증장애인, 발달장애인, 노숙인 등에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장애가 있거나 거동이 불편해 접종기관 방문이 어렵고 온라인 접근성이 낮은 대상자에게 이동 및 활동 지원, 예방접종센터 특정 대상군 접종일 운영, 의료기관 자체접종, 방문 접종 등 대상군 특성에 따라 계획을 수립해 접종할 계획이다.
또한 3분기부터는 지방자치단체 자율 접종과 사업체 자체접종도 실시된다. 지자체가 자체계획을 수립해 필수인력, 고위험군 등 대상을 선정해 보건소나 예방접종센터에서 예방접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8월부터는 철강·자동차 등 주요 생산공장 중 24시간 가동이 필요한 사업장 등에서도 자체접종을 실시하는 게 가능해진다.
추진단은 7월에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이 예정된 약 76만 명에 대해 화이자 백신으로 교차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코백스 퍼실리티(세계 백신공동구매연합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은 6월에 83만 5000회분이 들어오기로 했지만 도입 시기가 7월 이후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해외 사례나 연구결과 백신 공급 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한 상황에서는 1차 접종 백신의 접종 간격에 맞춰 교차접종을 실시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상자들은 방문 돌봄 종사자, 의원 및 약국 종사자, 사회필수인력 가운데 4월 중순 이후 위탁의료기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은 이들이다. 다만 교차접종 대상자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 희망자는 7월 19일부터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1차 접종 목표 조기 달성, 국민 덕분”
코로나19 백신의 1차 접종률이 90%에 이르는 75세 이상 어르신의 환자 수가 대폭 감소해 예방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6월 15일 오후엔 1차 접종을 받은 이들의 누적 집계가 1300만 명을 넘어서며 정부의 애초 상반기 목표치를 15일 앞서 달성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예방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발생이 감소하는 추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예방접종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75세 이상 어르신의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는 6월 둘째주 2.3명까지 떨어졌다. 3차 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12월 다섯째 주에 10만 명당 15.8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략 반년 만에 감염 수준이 85%가량 떨어진 것이다. 이들에 대한 예방접종은 2월 26일 처음 시작돼 1차 예방접종률이 90%에 이른다.
이상원 단장은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에서 환자 발생이 감소함에 따라 전체 치명률도 감소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20년 12월 마지막주 이후 사망자 수는 149명(12월 5주), 18명(4월 3주), 11명(6월 2주)으로 줄었다.
이와 관련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6월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누적 접종자는 약 1320만 명, 우리 국민의 25.7%에 달한다”며 “이는 상반기 접종계획의 목표인 1차 접종자 1300만 명 이상 달성을 2주 정도 앞당긴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목표 달성이 가능하며 정부를 믿고 협력해 줄 것을 계속 설명하고 요청드린 바 있다”면서 “이러한 정부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국민 여러분, 방역요원, 공무원, 의료진 등 관계자들의 노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괄반장은 “우리나라는 성숙한 국민의식과 탄탄한 행정, 의료 인프라, 정보기술(IT)의 융합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접종을 확대하고 또한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도 순조로운 예방접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보건소 종사자, 지자체 공무원, 방역요원, 의료진들 그리고 접종에 참여해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현장에서 역학조사, 코로나19 검사, 예방접종, 환자 관리 등을 수행하고 있는 보건소 종사자들께는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며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건소 인력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딴 섬 지역 주민 해군함정 이용 예방접종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6월 14일부터 6월 말까지 해군함정을 활용해 예방접종이 어려운 외딴 섬 및 의사가 없는 섬 25개 지역의 30세 이상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해군함정 접종은 처음 시도되는 ‘해상 순회 접종’으로 전라남도의 적극적인 요청과 협력 및 해군의 의료진과 함정 제공 등으로 이뤄지는데 최근 미국으로부터 공여 받은 얀센 백신으로 접종을 진행한다.
6월 14일 접종 첫날 한산도함은 전남 가사도와 성남도, 소성남도 주민 80여명을 찾아갔다. 인근 바다에 함정을 정박한 후 해군함정으로 주민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킨 후 함정 내 격납고에서 백신접종을 진행했다.
주민들은 동선에 따라 곳곳에 배치된 안내·안전요원의 도움을 받아 신분 확인 등 이후 백신을 접종했다. 대기 장소에서 30분간 머물며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하고 이상 반응이 없는 주민은 타고 온 고속단정과 상륙주정 등을 이용해 섬으로 돌아갔다. 해군함정 한산도함은 6월 말까지 전라남도 25개 도서의 30세 이상 600여 명 주민을 대상으로 접종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한산도함에서 접종을 앞둔 주민 A씨는 “해군함정까지 보내 도서 주민들의 접종 여건을 배려해 준 해군과 전라남도 관계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도서 지역 백신 접종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한산도함장 조완희 중령은 “전라남도, 질병관리청과 협조해 도서지역 주민들이 안전하게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미 전라남도 감염병관리과장은 “섬지역이 많은 전라남도의 특성상 도서 주민들의 예방접종을 위한 방법을 많이 생각했었는데 해군과 관계자 분들의 도움으로 원활히 접종을 진행할 수 있어 감사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실외경기장 관중 수도권 30%까지 늘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월부터 적용될 새로운 거리두기를 준비하기 위해 6월 14일부터 7월 4일까지 스포츠 경기장 관중 입장 규모를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3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지역은 50%까지, 수도권 등 2단계 지역은 30%까지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다만, 고척스카이돔 야구장은 실내임을 감안해 20% 관중 입장이 진행될 계획이다. 현재는 1.5단계 지역에서는 전체 좌석의 30%까지, 2단계 지역에서는 10%까지 관중이 입장할 수 있다.
이번 관중 규모 상향은 백신 접종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 범위 내에서 거리두기 지침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역당국의 방침 속에 이뤄졌다. 특히 그동안 철저한 방역조치에 따라 스포츠 경기장 내 집단 감염이 발생한 적 없고 6월 말까지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정규 대회가 절반가량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해 추진하게 됐다.
현재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는 구장별 홈경기 일정에 맞춰 입장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문체부와 각 프로스포츠 연맹은 안전요원과 개방 출입문 수를 늘리고 미판매 좌석에 착석 방지 테이프를 부착하는 등 현재보다 방역조치 수준을 높이고 현장 점검을 강화한다. 또한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중석 내 취식과 육성 응원은 현재와 같이 금지한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관중 입장 제한이 장기간 지속되어 프로스포츠 연맹과 구단의 피해가 큰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인해 조금이나마 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더욱 많은 국민들이 스포츠를 향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청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