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여자 강호 스롱 피아비│프로당구협회
유튜브 순간 접속자 4만 명. 3년간 총상금 64억 원. 여기에 프레드리크 쿠드롱(웰컴저축은행) 등 세계 최고 선수의 경기력까지….
2019년 출범한 프로당구협회(PBA)의 지난 3년간 성장을 압축하는 단서들은 현란하다. 이런 급성장으로 PBA는 그동안 주변부에 머물던 당구를 정상 스포츠의 하나로 끌어올렸다. PBA 측은 1월 열린 2021~2022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전 쿠드롱과 조재호(NH농협카드)의 대결이 케이블TV 시청률 총합 1.02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 주요 종목에 버금가는 수치다. 그만큼 팬 접촉도 넓어졌다.
과거에는 당구장하면 담배 연기 자욱하거나 짜장면 그릇이 뒹굴던 부정적 이미지가 팽배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프로당구 선수들의 간편복 차림, 운동화 착용, 미소를 잃지 않는 팬 서비스가 고화질 영상 중계를 통해 팬들에게 전달되면서 시선이 달라졌다.
의외성을 높이기 위해 점수제 대신 세트제를 도입했고 128강전 등에서 적용하는 생존(서바이벌) 방식의 대결도 상대의 점수를 빼앗거나 빼앗기는 형태여서 경기의 긴장감을 높인다. 쿠드롱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합류해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지면서 신정주(신한금융투자), 강민구(블루원리조트), 조건휘(신한금융투자) 등 새로운 스타도 탄생했다.
▶조재호│프로당구협회
3쿠션 부문 세계에서 가장 큰 상금
그동안 프로당구를 도입하려는 노력은 여러 번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아이디어를 정교화할 각 분야 전문가가 결합하면서 후원 유치, 마케팅, 리그 운영까지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당구가 재미있는 경기적 요소를 갖추면서 ‘보는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대중화 가능성이 열렸다.
지난 3월 SK렌터카가 개최한 프로암 이벤트에는 수백 명이 참여했는데 에디 레펜스(SK렌터카)와 조재호, 김가영(신한금융투자), 강동궁(SK렌터카), 서현민(웰컴저축은행), 강지은(크라운해태) 등 프로당구 스타 14명과 팀을 이룬 동호인들이 배우면서 경쟁하는 모습은 당구의 확장성을 보여줬다.
정상 스포츠로서 체계를 잡으면서도 한국적 특징을 가미한 것도 프로처럼 보인다. 일단 통상 PBA 랭킹 50위 안에 들면 8개 팀에 팀원으로 뽑힐 수 있고 연봉을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당구 전문채널인 빌리어즈TV를 인수해 24시간 당구 방송 플랫폼도 마련했다. 단체전인 팀 리그에서 응원을 허용했는데 팀간 벌이는 벤치 작전 싸움은 볼거리가 됐다.
현대 스포츠는 대개 종주국이 영국이다. 축구와 럭비, 크리켓, 하키, 배드민턴, 탁구, 당구 등은 영국에서 체계화됐다. 우리나라는 일종의 스포츠 수입국의 위치였다. 하지만 PBA가 한국형 3쿠션 당구로 세계의 시선을 받고 있다.
먼저 PBA는 3쿠션 부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상금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세 시즌 21개 투어의 우승상금은 24억 원이며 총상금 규모는 64억 원에 이르렀다. 쿠드롱은 2021~2022 시즌에만 4개 대회를 제패해 불과 105일 만에 5억 원의 상금을 손에 넣었다. 여자 최강 김가영(신한금융투자)도 지난 시즌 NH농협카드 챔피언십,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해 1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세계 50개국에서 PBA 투어 시청
마케팅 측면에서도 기대치가 높다. PBA는 “유튜브 시청자의 54%를 우리나라 접속자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3쿠션 열풍이 불고 있는 베트남이 14%로 뒤를 잇는다. 미국, 콜롬비아, 멕시코, 터키, 인도네시아, 스페인, 독일 등 세계 50개국에서 PBA 투어를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의 마민캄(신한금융투자)이나 응우옌(NH농협카드), 캄보디아의 여자 강호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 등이 PBA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동남아시아 팬들한테도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장래에 해외에서 투어를 개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물론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지금도 2부, 3부 투어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마추어 대회 활성화나 수준별 리그제 등을 통해 선수층을 넓혀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1부 리그 진출 경쟁이 치열하지만 국내 선수들이 더 분발할 필요도 있다. 팬들은 4년차를 맞은 PBA에서 국내 선수들이 쿠드롱이나 레펜스,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등 최정상급 외국 선수들을 넘어서기를 바라고 있다.
김영진 PBA 사무총장은 “프로당구의 출범 뒤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선수들은 더 좋은 경기력을 위해 노력하고 당구의 생활 스포츠화도 촉진되고 있다”며 “파생적으로 국산 당구공, 당구대 등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용품 시장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판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 비디오판독 시스템에 투자하는 등 혁신과 마케팅으로 세계 3쿠션에서 K-당구의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 뒤 휴식기를 보낸 프로당구는 6월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22~2023 시즌에 들어간다.
김창금 <한겨레>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