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오
경남 하동 악양면에 위치한 매암차문화박물관은 차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곳에 가면 차 문화의 정석을 만나볼 수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공간이다. 그만큼 상업성과는 별개로 차에 대한 자부심으로 전통과 정석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3대째 차밭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강동오 관장은 차 순환 농법 등 신개념의 차 농사법과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하며 차의 세대교체를 책임지고 있다. 차문화박물관 역시 그가 차의 대중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공간이다. 함께 운영하는 매암다원에서 직접 체취한 차의 제조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차문화박물관 관장으로서 제가 이루고 싶은 꿈은 와이너리처럼 멋진 티어리를 만드는 거예요. 전시관도 볼거리를 좀 더 보강하고, 지역과 차와 사람을 연계시켜 차의 역사는 물론 문화 전달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싶어요. 지리산 일대의 전통차 문화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차문화박물관은 2000년 5월 25일 차의 날에 맞춰 개관했다. 현재 지역에서 보존해왔던 100여 점의 관련 유물들과 차 관련 유물 323점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차를 만들 때 사용했던 것들을 중심으로 수집했기 때문에 지역의 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 완성 됐다.
“저희는 홍차를 잭살차라고 불러요. 작설차인데, 경상도로 넘어오면서 잭살이 됐어요. 홍차는 외국 차라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조선왕조실록> 같은 문헌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홍차를 마셨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동의보감>에도 홍차 관련 기록이 많이 나와요. 우리 지역에서 홍차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본인에 맞는 차를 평생 친구로
강 관장의 아내는 매암차문화박물관의 학예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학예실장인 아내가 문헌 연구를 통해 홍차 제조 방법을 발견했고, 그것을 재현해냈다. 차문화박물관과 함께 운영하는 매암다원에서는 우리 홍차를 재배한다. 강 관장은 매암다원의 차가 50년째 무농약, 무화학 농법을 지키는 건강한 다원이라는 점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단일 품종만 고수하는 ‘차 순환 농법’을 통해 명품의 조건을 지켜가고 있다.
“외국 홍차와 비교하면 발효 시간이 짧아요. 단순 건조가 아니라 온돌에서 건조하는 것도 외국과 다른 우리만의 제조 기법이에요. 결과물도 완전히 달라요. 우리 홍차가 훨씬 투명하고 색도 예뻐요. 외국 차가 장미꽃 향이라면 잭살차는 봉숭아 향이 난다고 보면 됩니다. 은은하고 긴 향이 우리 홍차의 특징이에요.”
강 관장은 우리 차의 매력은 생활 속에서 즐기는 데 있다고 말했다. ‘다예’라 불리는 중국 차와 ‘다도’라 불리는 일본 차는 일부 계층만 마시는 문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차례라 불리는 한국 차는 생활 속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또 매력적인 것은 한국 차는 건강과 연관이 있다는 거예요. <동의보감>을 보면 120여 가지 차와 관련된 약 처방이 나오는데, 그만큼 한국은 차를 생활화하면서 건강을 조화롭게 잘 지켜온 게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강 관장은 좋은 차를 잘 마시기 위한 팁을 전했다.
“명품 명차는 자기 입맛에 맞는 거예요. 200원짜리 티백인지 20만 원짜리 고급 차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다양한 차를 맛보고 본인에게 맞는 차를 찾아보세요. 차를 마실 때는 가족과 함께 마셨으면 좋겠어요. 차를 내리면서 기다릴 줄도 알고, 대접할 줄도 알잖아요. 가족끼리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면서 소통하는 자리에 차가 함께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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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