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음조 현상
열두 달로 이뤄진 1년, 사람들은 각 달에 숫자를 붙여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혹은 ‘일월 이월 삼월 사월 오월 유월 칠월 팔월 구월 시월 십일월 십이월’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각 달의 이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달과 달리 숫자를 있는 그대로 쓰지 않는 달이 있습니다. 6월과 10월인데요. 왜 ‘육월’ ‘십월’이라고 하지 않고 ‘유월’ ‘시월’이라고 발음할까요?
‘6월’ 어떻게 읽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발음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육월[유궐]’ ‘유월’ 중 어떤 게 더 말하기 편한가요? 유월이 더 수월하게 읽힙니다. 듣기에도 한결 더 편하고요. 이렇게 인접한 두 소리를 연이어 발음하기 어려울 때 어떤 소리를 더하거나 빼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소리로 바꿔서 말하기 쉽게 하는 것을 ‘활음조(滑音調)’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십월[시붤]’ 역시 발음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받침 ‘ㅂ’을 빼고 시월로 읽어야 합니다. 이 외에도 활음조 현상으로 본래 음과 다르게 발음되는 단어로는 오뉴월(오륙월) 구시월(구십월) 초파일(초팔일) 소나무(솔나무) 바느질(바늘질) 등이 있습니다.
한글맞춤법 제6장 52항에 따르면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고 규정했는데요. 이처럼 한자의 본래 음이 변해서 사람들 사이에 널리 통용되는 발음이 있다면 그 소리에 따라 적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말과 그 말을 적은 글이 서로 다르지 않게 하려고 ‘언문일치’한 것인데요. 따라서 육월, 십월, 오륙월, 구십월, 초팔일, 솔나무, 바늘질과 같이 쓰는 건 맞춤법에 어긋납니다. 반드시 유월, 시월, 오뉴월, 구시월, 초파일, 소나무, 바느질이라고 말하고 써야 합니다.
‘사흘’은 왜 3일인가?
우리말에는 ‘날’을 가리키는 말이 상당히 많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뿐만 아니라 그저께, 어저께, 오늘, 모레, 글피 등 한자어가 아닌 순우리말로 된 단어들이 넘치는데요. 그래서인지 순우리말인 이 단어들을 한자어로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사흘의 ‘사’가 한자어 ‘넉 사(四)’라고 생각해 ‘4일’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데요. 사흘은 4일이 아니라 3일을 말합니다.
‘사흘’이 3일인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선 먼저 이 단어가 한자어가 아닌 순우리말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는데요. 순우리말에서 ‘서’는 세 번째를 가리키는 말이고 ‘흘’은 ‘날’을 의미합니다. ‘세 번째 날’을 의미하는 단어를 만들기 위해 먼저 ‘서’와 ‘흘’이 합해져 ‘서흘’이 됐고 이후 ‘서’에서 모음 변화가 일어나 ‘사’로 형태가 변해 지금의 ‘사흘’이 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4일’을 나타내는 ‘나흘’ 역시 ‘네 번째’를 가리키는 ‘너’라는 우리말과 ‘흘’이 합쳐져 ‘너흘’로 쓰이다 후에 ‘나흘’이 됐습니다.
‘3~4일’처럼 두 개 날짜를 한꺼번에 가리키는 말도 있습니다. 이는 순우리말로 ‘사나흘’이라고 읽는데요. ‘사나흘’은 다른 말로 ‘사날’이라고도 합니다. 이 밖에도 ‘나달(사오일)’ ‘대엿새(오륙일)’ ‘예니레(육칠일)’ 등의 단어가 있습니다.
6월, 한 해의 절반입니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나 지나갔군.”
“아직 한 해의 절반이나 남았군.”
여러분은 어느 쪽입니까? 반이 지났다고 불평하기보다 나머지 반을 위해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건 어떨까요? 바라보는 눈이 바뀌면 세상이 달라 보이고 세상이 달라 보이면 삶이 바뀐다고 하죠. 불평 대신 감사와 희망으로 관점을 바꾼다면 분명 ‘삶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백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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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