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알아차리기 어려운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외래어·외국어·전문 용어들을 쉬운 우리말로 다듬고 있습니다. 최근 새롭게 다듬어진 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함께 ‘우리말 사용’에 동참해보는 건 어떨까요?
마이크로투어리즘→근거리 여행
코로나19로 인해 장거리 여행과 사람이 많이 붐비는 유명 관광지 여행에 대한 부담이 커졌습니다. 이에 ‘마이크로투어리즘’이 새로운 여행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죠. 마이크로투어리즘은 자신의 근거지와 가까운 지역을 여행하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유명하거나 새로운 곳을 탐방하는 것을 선호하던 기존의 여행과 달리 친근하고 자신이 잘 아는 곳을 찾아 그 안에서 미처 몰랐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여행을 의미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3밀(밀집·밀폐·밀접)’을 피하고 호젓한 여행을 추구하는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마이크로투어리즘이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처럼 집에서 1~2시간 이내로 다녀올 수 있는 안전한 근거리 여행을 뜻하는 마이크로투어리즘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근거리 여행’이 선정됐습니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대체어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10월 5일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검토해서 선정했다고 합니다.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래 용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유관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입니다.
문체부는 10월 7일부터 13일까지 국민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7.2%가 “마이크로투어리즘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또한 마이크로투어리즘을 근거리 여행으로 바꾸는 데 응답자의 84.2%가 “적절하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함께 도시와 지방에 주거지를 마련해 두 곳을 오가며 생활하는 것을 뜻하는 ‘듀얼라이프’의 쉬운 우리말은 ‘두 지역살이’로 선정됐습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마이크로투어리즘, 듀얼라이프처럼 어려운 용어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근거리 여행, 두 지역살이와 같이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고 있습니다.
선정된 말 외에도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른 우리말 대체어가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하죠. 앞으로도 문체부와 국어원은 정부 부처와 언론사가 주도적으로 쉬운 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계속 홍보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가을이 무르익었습니다. 삭막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삼아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곳, 그중에서도 나만이 간직하고 있는 비밀스러운 곳으로 ‘근거리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올해의 아름다운 상표 ‘배또롱’
한편 특허청은 우리말 상표 출원과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제7회 우리말 우수상표를 선정했습니다.
올해의 아름다운 상표(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는 ‘배또롱’, 고운 상표(특허청장상)에는 ‘숨통원’이 각각 선정됐고 정다운 상표(국립국어원장상)에는 ‘아기꽃’, ‘라온숨’, ‘꾸버스’, ‘사랑해별’, ‘광화별’이 선정됐습니다.
특허청 누리집에 응모된 상표 중에서 요건심사를 거쳐 후보작을 선정했고 최종 수상작은 국어원이 추천한 국어전문가 심사점수와 특허고객 및 심사관 투표 득표수에 따른 순위로 총 7건을 산정했습니다.
응모 및 추천대상 상표는 실제 사용 중인 등록상표이며 우리말로 된 상표로서 타인상표를 모방한 상표, 악의적 상표선점행위 의심자 보유상표, 다수인 보유상표 등은 제외됐습니다.
배또롱은 배꼽의 제주 방언으로 발음의 청각인상이 오래남고 어감이 좋으며 제품(감귤)과 잘 어울리는 제주 방언이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참신한 우리말 상표는 상품과 어우러져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한글의 우수성까지 알릴 수 있습니다. 우리말 우수상표 선정을 통해 우리말 상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합니다.
백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