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과감하게’ 위기에서 앞서가기

2022.01.03 최신호 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7월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정부는 마지막 저무는 때까지 ‘일 하는 정부’로 남고자 합니다. 한 정부의 국정 성과는 국민적으로 공유돼야 하고 국민적 자부심으로 축적돼야 합니다. 파도에 휩쓸리듯 사라지지 않고 계승되려면 국민들의 가슴에 남아야 합니다. 그런 바람과 함께 문재인정부가 겪었던 위기와 극복, 도약의 큰 발자국들을 담았습니다. <편집자 주>

한국판 뉴딜과 탄소중립
“유럽에 있는 지인들과 얘기를 해보면 학자고 지식인이고 이런 분들인데 14세기에 있었던 유럽의 흑사병 있죠? 그것하고 비교를 많이 합니다.”
“15세기로 들어가면 이탈리아 북부에 공화국이라고 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체제가 나타나고 복식부기라든가 자본주의적인 회계 방식을 하는 새로운 경제조직이 나타나고 그 다음에 미술이라든가 문학이라든가 종교에서도 아주 근본적인 변화가 벌어지거든요. 이런 정도로 문명 전체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게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받아들이고 있더라고요.”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이 2020년 4월 CBS라디오에 출연해 한 말입니다. 코로나19가 중세 흑사병처럼 인류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그야말로 혁명적 기술의 도약과 맞물려 우리는 역사적인 대전환의 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지구에 물이 생겨난 기원은 혜성이나 소행성의 충돌을 통해 옮겨졌을 것이란 설이 일반적입니다. 엄청난 충격은 곧 근본적 변화를 수반한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 듯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 이후 인류는 새로운 문명사를 써나가게 될 것입니다.



폭우 때 우산, 모든 국민에 고용보험을
미국이 1930년대 대공황을 이겨내기 위해 펼쳤던 뉴딜정책에서 따온 ‘한국판 뉴딜’은 문재인정부가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차제에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나가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습니다. 위기는 판을 바꿔놨고 더 이상 ‘추격’이 아니라 ‘선도’로 치고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극복과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감한 국가전략이라 하겠습니다.
2020년 7월 발표된 한국판 뉴딜의 구조는 ‘안전망 강화’라는 디딤돌 위에 ‘그린’과 ‘디지털’ 그리고 ‘지역균형’의 세 축으로 짜여졌습니다.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 58조 2000억 원, 그린 뉴딜 74조 4000억 원, 안전망 강화 28조 4000억 원 등 모두 160조 원을 투자해 19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합니다.
영화 <기생충>을 보면 폭우가 쏟아질 때 특히 반지하에 사는 가족들에게 재앙으로 닥쳤던 것은 상징적입니다. 코로나19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취약층에 더 큰 위협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들을 두텁게 보호하는 안전망을 더 튼튼히 만들어놓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정부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도 고용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근로 형태만 보면 사용자에게 종속된 임금노동자이지만 법적인 신분으로는 자영업자여서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입니다. 보험설계사, 신용카드 회원모집인, 학습지 방문강사, 택배기사, 화물차주, 건설기계 조종사, 방과후학교 강사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하는 직종이지요. 또 예술인에게도 고용보험을 적용해 5만 7000명 넘게 가입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말 발표된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청사진)’에 따른 것입니다.
소득 하위 40%까지만 적용되던 기초연금 월 최대 30만 원 지급 대상은 2021년부터 모든 수급자(598만 명)로 확대 적용했습니다. 수로 따지면 256만 명이 추가로 포함된 것입니다.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의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해나가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는 저소득 구직자, 경력단절여성, 미취업 청년,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 특고 등에게 소득 지원과 취업 지원을 함께 제공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전기·수소차와 재생에너지 파격적 확대
그린 뉴딜은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포괄적 계획입니다. 전기차, 수소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포함하고 2021년에는 전년 대비 23% 이상 증액한 1조 5500억 원가량의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이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은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020년에 수소연료 전지차는 판매량과 국내 보급량에서 세계 1위를 달성했고 전기차는 수출 10만 대를 돌파하며 신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2019년 18.8기가와트(GW)에서 이듬해 23.6GW로 크게 증가했고 2025년 설비 목표를 기존 29.9GW에서 42.9GW로 대폭 상향시켰습니다. 수소에너지 부문의 경우 국내 연료전지 발전량이 세계 보급량의 43%를 차지할 정도의 최대 시장으로 성장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에너지 소모가 많은 노후 건물을 에너지 절감형으로 바꿔 나가는 것도 주된 과제입니다. 우선 공공임대주택 1만 300호, 어린이집 800여 동 등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했으며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2만 5000호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2021년부터는 전국 2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으로 ‘인공지능(AI) 홍수 예보 시스템’ ‘스마트 하수도’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쌀, 데이터를 댐으로
디지털 뉴딜의 경우 우리의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데이터 경제를 촉진하고 경제 전반에 역동적인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과거 미국의 뉴딜에 ‘후버댐’ 건설이 있었다면 한국판 뉴딜에서 디지털 분야는 ‘데이터댐’이 핵심입니다.
그동안 반도체가 ‘산업의 쌀’로 자리매김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가 같은 이름으로 불립니다. 데이터댐은 수집과 가공, 거래, 활용 기반 등을 강화해 데이터 중심 경제를 더 가속화시킵니다. 디지털 뉴딜로 데이터 공급 기업은 1126개사로 186% 급증했으며 2020년 국내 데이터 산업 시장 규모가 19조 3000억 원으로 2019년에 비해 14.3% 확대됐습니다.
또 2022년 2월까지 전국 초·중·고 학교 38만 개 교실에 고성능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전체 학교의 10%가량인 1200개교에 태블릿PC를 최대 24만 대 보급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4000개가량의 상점에는 모바일 주문과 결제, 무인단말기(키오스크), 사물인터넷(IoT) 등을 적용해 ‘스마트 상점’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7만 명 넘는 소상공인에게 온라인 판로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한국판 뉴딜은 포스트 코로나 새 성장동력
 한국판 뉴딜은 국민이 함께하면서 투자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정부 3조 원, 정책금융 4조 원을 출자해 향후 5년간 20조 원 규모로 ‘정책형 뉴딜펀드’가 조성됩니다. 2021년에 1차년도 예산 5100억 원이 반영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민참여 뉴딜펀드’가 조성돼 2021년 3월 말 판매를 시작해 일주일 만에 국민참여분 1500억 원이 ‘완판’된 바 있습니다.
2021년 7월부터는 ‘한국판 뉴딜 2.0’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요구를 반영해 성과를 더욱 발전시키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진화시킨 것입니다. ‘안전망 강화’를 ‘휴먼 뉴딜’로 확대했으며 2025년까지 한국판 뉴딜 재정 투입 규모를 기존 160조 원에서 220조 원 수준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목표로 하는 일자리 수도 190만 개에서 250만 개로 늘어났습니다.
코로나19 방역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는 것은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뿐 아니라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도 해외의 높은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1년 3월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판 뉴딜은 포스트 코로나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포용성 제고 등을 위한 환영받을 전략”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글 정책기획위원회

▶게티이미지뱅크

‘지구의 과제’ 탄소중립, 큰 발로 내딛다
코로나19의 근본 원인으로 기후변화 악화와 지구 생태계 훼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류가 겪고 있는 감염병의 60%는 인간과 다른 동물들, 즉 인수(人獸) 공통 바이러스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1912년부터 2017년까지 106년간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1.8℃ 상승해 전 지구 평균 0.85℃에 비해 2배 이상 빠른 온난화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구 종말 시계는 자정 1분 전이며 우리는 지금 행동을 해야 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21년 11월 2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개막 행사에서 한 말입니다. 같은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 국민은 바로 지금이 행동할 때라고 결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류의 과제는 탄소중립입니다. 2018년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제시한 목표는 산업화 이후 지구 온도가 1.5℃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의 국면으로 가지 않기 위한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산림 등으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2050년까지 이루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는 2010년 대비 평균 45%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하다는 권고입니다.
석유과 석탄 등을 기반으로 했던 경제구조의 근본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합니다. 문재인정부는 2020년 12월에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했고 2021년 5월에는 대통령 소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전 세계가 그린 뉴딜정책 적용해야”
2021년 10월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2018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40%를 감축하는 계획입니다. 석탄 발전 비중을 절반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6.2%에서 30.2%로 높여야 합니다. 산업 부문은 전기로 등 철강산업 공정을 전환하고 바이오 납사를 활용한 석유화학 원료 전환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14.5% 감축합니다.
쉽지 않은 목표지만 더 이상 늦출 수도 회피할 수도 없는 과제임은 분명합니다. 문재인정부는 강력한 정책 의지를 반영해 기존 계획보다 목표치를 상향한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탄소중립에 부합하는 글로벌 신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과 전기차 배터리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이며 세계 연료전지 발전량의 40%를 우리나라가 점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2020년에 전기차 수출은 미국, 벨기에, 독일에 이어 4위를 기록했습니다.
“200년이나 늦게 시작한 산업화에 비하면 비교적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탄소중립은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2020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한민국 탄소중립 선언’ 중 한 대목입니다.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2021년 1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디지털 서비스로 전환을 고려하면 기업 경영환경도 과거와 같을 수 없다.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그린 뉴딜정책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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