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차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 | 대한상공회의소
산업계 탄소중립 경제로 전환 박차
지난 1년 동안 2050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우리나라 산업계는 힘을 모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금융·정보통신·물류 등)을 영위하는 모든 기업과 협회마다 분야별로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됐다.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 실물 부문의 산업계도 탄소중립 경제로 이행과 전환에 바야흐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먼저 3월 9일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중립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의 2050 탄소중립 논의를 위해 꾸려진 민관 소통 창구이자 협의체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중립위원회는 “선제적인 탄소중립 시대 선도”를 공동선언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연구개발(R&D) 및 투자를 본격화하겠다”며 2050 탄소중립에 동참했다. 공동선언문에는 ▲혁신 기술 개발과 사회적 감축 기여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 제어 기술과 친환경 공정 가스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중립위원회를 통해 공동 과제를 지속 논의하는 등 업계의 주요 실천 과제가 담겼다. 탄소중립위원회는 또 “향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업계의 노력과 공감대를 산업생태계 전반에 확산시켜나가자”고 약속했다.
1년 동안 모든 업종 망라해 확산
산업계의 탄소중립 선언과 동참은 지난 1년 동안 거의 모든 업종을 망라해 확산되고 있다. 8월 섬유·제지산업 탄소중립협의회는 2차 회의를 열고 탄소중립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전략을 발표했다. 섬유산업은 바이오매스 유래 원료의 대체를 확대하고 섬유 제조공정 혁신과 재생자원 재활용 등을 통해 에너지사용량과 탄소 배출을 저감할 계획이다.
바이오 섬유 비중을 확대하고 물을 사용하지 않는 염색·가공, 친환경 탄소섬유 제조공정 개발, 화학 재생 자원 순환형 섬유 소재 개발 등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제지산업은 지류 경량화, 공정 부산물 활용 자원화, 건조공정 에너지를 스팀에서 전기로 전환 등을 통해 탄소 배출을 저감할 계획이다.
시멘트협회도 7월 제2차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를 열고 시멘트산업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시멘트산업 탄소중립 연구개발 청사진(로드맵),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등을 논의하고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는 시멘트산업의 2050 탄소중립 논의를 위해 구성된 산·학·연·관 협의체다.
완성차·부품업계도 2050 탄소중립 비전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친환경차 전환과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자동차산업 탄소중립협의회를 발족했다. 7월에 열린 자동차산업 탄소중립협의회 2차 회의에서는 탄소중립 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우리 자동차산업이 친환경차 분야로 신속 전환하면서 생산 기반과 일자리를 유지·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밖에 3~4월에 민관 합동으로 전기전자 탄소중립위원회, 조선산업 탄소중립위원회, 기계산업 탄소중립위원회 등이 각각 출범하고 2050 탄소중립 달성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7~8월에는 업종별로 2차 협의회를 열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기술의 전략적 연구개발을 공동과제로 본격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동·알루미늄·아연·니켈 등 비철금속업계도 탄소중립 성공 사례를 확산시켜 친환경산업으로 도약하는 비전을 밝혔다. 비철금속업계의 2050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출범한 비철금속 탄소중립위원회는 7월에 혁신적 신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철제련의 친환경 신용융 기술, 전력 저감형 신전기분해 기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재자원화 기술 등 탄소중립 연구개발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탄소중립 산업 대전환 비전과 전략
산업계의 적극적인 동참 흐름 속에 정부는 지난 10월 13~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제1회 탄소중립 엑스포(EXPO)’를 개최했다. 친환경·저탄소 경제로 이행을 위한 우리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로 탄소중립을 향한 산업계의 첫 걸음이 시작됐음을 공표한 행사였다. 탄소중립 엑스포에는 297개 기업에서 1183개 부스가 참가해 탄소중립 제품·기술을 홍보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용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저탄소 기술개발 및 탄소중립 정책을 뒷받침하는 2050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도 밑그림이 공개됐다. 국가기술표준원은 6월 ‘2050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 수립을 위한 150개 탄소중립 표준화 아이템(안)을 발표했다.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 원장은 “저탄소 기술이 표준화돼 산업계 전반에 적용될 때 실질적인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나타나듯 2050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은 탄소중립을 현실화시키는 도구 역할을 할 것”이라며 “표준화 전략이 완성도 있게 수립되고 실천력이 담보될 수 있도록 많은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차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탄소 감축이 기업에 현실적인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탄소중립을 향한 마라톤이 시작되고 있고 민관이 협력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제도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중장기 산업부문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담은 ‘탄소중립 산업 대전환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에서 정부는 “정부가 정책적·재정적으로 총력 지원하며 산업계 부담은 최소화하는 탄소중립을 실현해나갈 것”이라며 “기업의 청정에너지 이용 접근성 강화, 중소·중견기업이 함께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병행해 탄소중립을 기회로 우리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