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월 21일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에서 국민 토론자들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방역·복지 분야
“이번에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 더 많은 보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손실보상법에서 제외된 관광·여행·문화예술 여러 분야에 대해서도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위중·중증 환자 수가 늘어나면 일상회복 단계를 멈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더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11월 21일 <한국방송>(KBS) ‘2021 국민과의 대화’에서 “예방접종률이 높아질수록 (방역에) 해이해지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증가한다고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위중·중증 (환자) 수가 늘어난다면 부득이 비상 조처를 하거나 일상회복 단계를 더 나아가는 부분을 잠시 멈추거나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조처가 없으라는 법은 없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 대통령은 “환자 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갈 때 예상했던 수치이지만 위중·중증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 병상 상황이 조금 빠듯해진 것이 염려가 된다”며 “병상을 빠르게 늘리고 의료 인력을 확충해 의료체계가 (위중·중증 환자 증가를) 감당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접종을 빠르게 실시해 전체적으로 접종 효과를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돌파감염이 된 후 정부·의료진의 매뉴얼이 없어 힘들었다는 국민 토론자의 질문에 “그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보건당국이나 보건소에서 매뉴얼이 있어서 ‘이렇게 대응하면 됩니다’라고 잘 알려드렸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돌파감염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경우 신속하게 의료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매뉴얼을 잘 갖추겠다”며 “접종의 면역력이 떨어져 돌파감염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추가접종 기간을 단축하겠다. (면역력에) 좀 취약한 분들은 4개월, 그렇지 않은 분들은 5개월 등으로 빠르게 추가접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께서 잘 협조하고 있다. 이렇게 3차(추가)접종까지 다 이뤄지고 나면 돌파감염 사례는 현저하게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2세 미만 접종, 안전 판단되면 연령 낮출 것”
문 대통령은 12세 미만에 대한 예방접종 가능성에 관해 5∼11세 접종을 시행하는 미국 사례를 든 뒤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우리나라도 (접종 대상) 연령을 낮춰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외에서 개발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40만 명분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늦어도 2022년 2월에 (국내로) 들어올 계획”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 패스)와 관련해서는 “실내 체육시설에 아주 격렬한 동적인 운동을 하는 시설이 있고 요가 등 아주 정적인 운동을 하는 시설이 있다”며 “시설별로 나눠서 적용하는 부분도 전문가위원회와 논의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손실보상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여러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서 지원을 해드렸지만 실제로 자영업자들 입장에선 여전히 부족하다”며 “이제 손실보상법이 만들어졌으므로 앞으로 법적인 보상이 이뤄지게 됐다. 손실보상을 법제화한 나라는 우리가 세계 최초”라고 답했다. “이번에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 더 많은 보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손실보상법에서 제외된 관광·여행·문화예술 여러 분야에 대해서도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재난지원금 지급 관련해서는 초과세수를 활용해 어려운 계층에 선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재난지원금 철회가 다행이다. 정부가 어려운 사람을 더 도와주었으면 한다”는 국민 토론자의 의견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것인지, 지급할 경우 어떤 분들에게 지급할 것인지에 대해 저는 우리 내각의 판단을 신뢰한다. 지금 정부 입장은 말씀하신 그런 방향(선별 지급)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모든 면에서 ‘톱텐’의 나라”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우리나라는 정말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우리나라는 경제뿐 아니라 민주주의·국방·문화·보건의료·방역·외교·국제 협력 모든 면에서 ‘톱텐(Top10)’의 나라가 됐다”고 했다. 이어 “이런 얘기하면 자화자찬, 국민 삶은 어려운데 무슨 말이냐고 하는 비판도 있다는 거 안다”면서도 “그러나 이건 우리의 주관적 평가가 아니라 세계에서 하는 객관적 평가”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그런 자부심이 우리가 미래에 발전할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성취는 우리 정부만이 이룬 성취가 아니라 역대 모든 정부의 성취가 모인 것이고 오랜 시간 우리 국민이 노력해 이룬 성취”라며 “이런 성취를 부정한다면 국민이 이룩한 성취를 폄훼하거나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서 이제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당당하게 생각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정부도 국가적 위상에 걸맞게 국민의 삶이 그만큼 향상되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과의 대화’에는 코로나19 예방접종완료자 204명이 참석했고 온라인으로는 100명의 토론자가 참여했다. 현장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은 온라인으로 참석해 현안과 관련해 보충 답변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2019년 11월에 열린 뒤 2년 만에 이뤄졌다.
이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