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지 사옥 전경 | 에스디지
수소경제 활성화 누가 앞장서나?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다양한 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원소가 수소다. 수소는 지구상은 물론 우주에 풍부히 존재하며 수소를 연소시켜도 극소량의 물과 질소로 변해 환경오염의 우려가 없다. 당장 전력효율만 따진다면 다른 재생에너지보다 매력이 덜하지만 잉여 전력을 보관·운송하는 데 큰 장점이 있다.
세계적으로 공급량을 확대하고 있는 태양광·풍력 등은 날씨와 장소 등 자연조건의 영향이 크고 에너지 생산이 일정하지 않다. 필연적으로 전력망과 잉여 에너지 저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반면 수소는 잉여 전력을 손실 없이 오래 보관할 수 있어 전 세계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소의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소가스 공급·유통이 핵심 사업
수소 판매·유통 업체인 에스디지(주)는 산업통상자원부가 9월 발표한 8개 수소전문기업 중 하나로 선정됐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밀집돼 있는 울산석유화학단지에 있어 석유화학단지와 그 외곽 지역이 주요 사업 지역이다. 수소가스 공급·유통이 핵심 사업으로 총매출액(428억 5300만 원·2020년 기준) 대비 수소 관련 매출액은 76%(326억 1000만 원)에 달한다. 사업별 매출 비중은 수소가스 약 90%, 아세틸렌 약 10%로 구성돼 있다.
수소 공급망은 수소경제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수소를 대량 생산하고 이를 운반·저장하는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수소를 대량으로 소비할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이해원 부사장은 “연료전지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소경제 시대의 알파와 오메가인 청정 수소 생산으로 진정한 수소경제의 선도기업 입지를 다지고 또 한 번의 도약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수소차나 수소 연료전지보다 공급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에스디지는 대한유화·효성·SK·태광산업 등에서 수소 원료가스를 공급받아 최첨단 제조시설과 안전 및 순도 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99.9999% 이상의 초고순도 수소를 생산한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생산하는 부생 수소다. 부생 수소는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그린 수소보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하고자 하는 수소가 화석연료에서 추출됨으로써 친환경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그린 수소보다 생산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로 잉여 에너지를 이용한 그린 수소를 상용화할 때까지 상당 기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공급·유통 부문에서 우리나라 수소경제 구축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에스디지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밀집돼 있는 울산석유화학 단지 및 그 외곽 지역에 대규모 지하 수소 배관망을 구축해 안정적으로 수소가스를 공급한다. | 에스디지
현대기아차와 수소충전소 설치 추진
정부는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과 수소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을 제정해 2021년 2월 5일부터 시행했다.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기반 조성과 수소의 안전 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과 공공 안전 확보에 이바지하는 데 목적을 둔다. 주요 내용은 수소전문기업 선정을 통한 행정·재정 지원과 수소 용품과 수소 연료 사용시설 안전 확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 수소충전소와 연료전지 설치 촉진 등이다. 수소특화단지 지정과 시범사업 실시도 담고 있다.
에스디지는 현대기아자동차와 수소전기차충전소 설치를 추진하며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친환경 미래를 위한 도약을 가시화하고 있다. 2013년 세계 최고 규모의 울산 수소타운 시범사업에 안전 관리 업무를 수행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울산시 스마트 수소시티 구축사업에 참여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 통합인증에 따른 글로벌 수준의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생산 현장, 액상 유기화학물질을 이용한 수소 저장 기술, 고압 복합용기를 이용한 수소 운송 기술 등 수소 공급 능력을 바탕으로 스마트 수소시티 구축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시장 수요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 공급을 구현하도록 집중적으로 투자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밀집돼 있는 울산석유화학단지와 그 외곽 지역에 대규모 지하 수소 배관망을 구축해 안정적으로 수소가스를 수급·공급하고 있다. 이해원 부사장은 “원격지의 경우 이동충전차량(Tube Trailer)으로 전국 공급 체계를 확립해 고품질의 제품을 수요처에 신속하고 안전하게 공급하고 있다”며 “원격지의 효율적인 공급을 위해 중부권 현대오일뱅크 내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해 2021년 8월부터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에스디지 수소에너지 기술연구소 | 에스디지
차세대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
에스디지는 2018년 10월 수소를 이용한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수소에너지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수소연료전지, 수소 전기차 충전소, 수소 저장기술, 수소 액화기술, 고순도전제설비를 연구개발 하고 있다. 품질경영·환경·안전보건경영 통합인증을 획득해 국제 규격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품질·환경·안전보건 관리 체계의 객관성을 확보했다.
에스디지의 수소가스 공급량은 하루 43톤, 월 1300톤에 이른다. 이해원 부사장은 “이렇게 공급된 수소는 미래에 수소전기차충전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대체에너지로 쓰이고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의 기초 소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소와 아세틸렌 전문 제조업을 기반으로 녹색산업을 선도하는 미래 청정에너지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에너지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와 국내외 에너지산업의 여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차세대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도전과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찬영 기자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9월 10일 충남 논산시청에서 열린 ‘수소경제도시 전환 협약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 환경부
수소전문기업 8개 기업 추가 지정 기술사업화와 판로 개척 등 지원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14일 수소전문기업 8개를 추가로 지정했다. 6월 11개 수소전문기업을 지정한 후 8개 기업을 추가로 지정함에 따라 총 19개 기업이 수소전문기업으로 지정됐다.
수소전문기업지정제도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에 따라 총매출액 중 수소산업 관련 매출액 비중이나 수소 산업 관련 연구개발 투자액 비중이 요건을 만족할 경우 확인증을 발급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총매출액이 1000억 원 이상일 경우 수소산업 매출액 비중이 100분의 10 이상이고 수소산업 관련 연구개발 투자액 비중이 100분의 3 이상이어야 한다. 총매출액이 2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작은 기업인 경우에는 수소산업 매출액 비중이 100분의 50 이상, 수소산업 관련 연구개발 투자액 비중은 100분의 15 이상이어야 한다.
이번에 지정된 수소전문기업은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다공체 분리판을 양산하는 넥스플러스(주), 수소 충전기용 냉각장치를 독자 기술로 개발해 충전 인프라 부품의 국산화에 기여한 삼정이엔씨(주), 수소충전소를 설계·시공하는 발맥스기술(주), 수소 관련 제품과 부품의 평가·검증에 필요한 시험 장비를 제작하는 에스지티(주), 연료전지 분리판 코팅장비의 엠앤에스코리아(주), 개질시스템 설계·제작 케이테크(주), 수소가스 공급·유통 에스디지(주), 발전용 연료전지 전문시공 안파트너스(주) 등 수소산업 전 분야에 걸친 다양한 기업이 지정됐다.
지정된 수소전문기업들은 기술사업화와 우수한 제품의 판로 개척 등을 지원받는다. 기술사업화는 개발이 완료된 기술의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국내외 인증 획득에 소요되는 인증비·시험비·컨설텅비, 국내외 기술 도입을 위한 이전비·중개비는 물론 국내외 특허와 디자인의 출원·분석을 지원한다. 판로 개척을 위해 기업·제품·기술의 홍보를 위한 카탈로그·동영상·홈페이지 등의 제작과 국내외 시장조사와 분석, 신규·기존 제품의 디자인 개발 및 리뉴얼 등도 지원한다. 수소전문기업 지원사업은 2021년 예산 17억 원이 책정돼 기업당 최대 1억 5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아울러 기업의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결하도록 수소혁신데스크(Hydrogen Innovation Desk)를 통해 전문가의 기업 맞춤형 기술·경영컨설팅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수소 플러스 1000’ 프로젝트를 통해 2040년 1000개의 수소전문기업을 목표로 2025년까지 100개의 수소전문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배준형 수소산업과장은 “수소전문기업들은 수소경제의 핵심 주체로 향후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산업부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