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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열풍이 거셉니다. ‘오징어 게임’은 거액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생존(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데요. 9월 17일(한국시간) 전 세계에 공개된 이 드라마는 10월 3일 기준 넷플릭스에서 전체 1위에 오르며 서비스 중인 전세계 83개국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야말로 ‘오징어 게임’ 전성시대인데요.
‘오징어 게임’에 전세계가 열광하는 이유는 다양한데요.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전통놀이를 소재로 한 점을 첫손에 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황동혁 감독도 한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은 어린 시절 골목이나 운동장에서 하던 게임 중 가장 격렬한 놀이”라며 “게임이 단순한 우리의 옛날 놀이지만 누가 봐도 30초 안에 이해될 수 있어 세계적으로 소구력(소비자의 구매 욕구가 생기도록 함)이 있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는데요. 우리에겐 추억의 놀이로 익숙하고 해외엔 신선한 문화인 ‘오징어 게임’을 통해 살펴본 전통놀이 속 우리말은 어떤 게 있을까요?
구슬치기
구슬치기는 유리나 자기로 된 구슬을 가지고 구멍에 넣거나 목표물을 맞히거나 상대의 주먹 안에 있는 구슬 숫자가 홀수인가 짝수인가 또는 몇 개인가를 맞춰서 구슬을 따는 놀이입니다. 구슬을 사용하기 전에는 돌멩이를 이용했던 것으로 미뤄 매우 오래전부터 해온 놀이로 보이는데요. 지역에 따라 ‘알치기’ ‘꼴랑치기’ ‘구슬따기’ 등으로 불렀으나 가장 일반적인 이름은 ‘구슬치기’입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술래가 눈을 감고 있는 사이에 조금씩 술래 가까이 다가가서 술래를 손바닥으로 치고 도망가는 놀이인데요. 우리 민속놀이지만 다른 나라에도 유사한 놀이가 있습니다. 미국에선 ‘레드 라이트, 그린 라이트(Red Light, Green Light)’, 일본에선 ‘다루마상가 고론다(だるまさんが ころんだ·다루마 씨가 넘어졌다)’라는 놀이인데요. ‘오징어 게임’ 영어·일본어 버전에 실제 쓰인 표현입니다.
설탕 뽑기(달고나)
달고나는 국자에 설탕을 넣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녹인 후 소다(탄산수소나트륨)를 넣어 부풀려 먹는 것인데요. 납작하게 눌러 별, 우산, 십자가, 하트 모양을 새겨 손이나 바늘 등을 이용해 떼어내면 되는 놀이입니다. 무엇보다 전국적으로 부르는 이름이 다양했는데요. ▲서울·경기도에선 ‘뽑기’ 또는 ‘달고나’ ▲부산·경남에선 ‘똥과자’ 또는 ‘쪽자’ ▲경북은 ‘국자’ ▲광주·전라도에선 ‘띠기’ 또는 ‘오리띠기’ ▲충남은 ‘띠기’ ▲충북은 ‘똥과자’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오징어 게임
평평한 땅에 오징어 모양의 놀이판을 그린 다음 공격과 수비 두 편으로 나눠 겨루는 놀이입니다. 놀이 그림 안에 동그라미와 세모, 네모가 모두 그려진 점이 특징인데요. 공격하는 팀이 한 명이라도 살아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집으로 돌아오면 그 팀은 다시 공격하고 그렇지 못하면 수비와 공격이 서로 진영을 바꿔서 다시 시작하는 놀이입니다. ‘오징어 달구지’ ‘오징어 가이상’ ‘오징어 이상’ ‘오징어포’ ‘오징어’ 등 다양하게 불린 것으로 확인됩니다.
줄다리기
우리나라 고유 민속놀이 중 하나로 대보름날에 많은 사람이 두 편으로 나뉘어 줄을 마주 잡아당겨 승부를 겨루는 성인 남녀놀이입니다. ‘삭전(索戰)’ ‘조리지희(照里之戱)’ ‘갈전(葛戰)’이라고도 하는데요. 예부터 마을 축제 또는 대항전으로 치러졌으며 학교나 회사 운동회에서 협동심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졌습니다.
딱지치기
종이로 만든 딱지를 땅바닥에 놓고 다른 딱지로 그 옆을 쳐서 땅바닥의 딱지가 뒤집히거나 일정한 선 밖으로 나가면 따먹는 놀이인데요. 지역에 따라 ‘때기치기’ 또는 ‘표치기’라고도 불렀습니다.
최근 우리 고유문화를 알고 함께 즐기자는 취지로 오징어 게임뿐 아니라 제기차기, 딱지놀이, 투호놀이 등 전통놀이를 체험하는 초등학교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전통놀이는 우리 문화에 생소했던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 같은데요. ‘오징어 게임’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우리의 전통놀이, 앞으로 더욱 관심받기를 기대합니다.
백미현 기자
※참고문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민속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