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광주디자인비엔날레포스터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2021년 9회째를 맞는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9월 1일 개막해 10월 31일까지 61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이탈리아어인 비엔날레(Biennale)는 2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를 일컫는 용어다. 1895년 시작된 베네치아비엔날레가 화제를 모으면서 대규모 국제 전시회를 지칭하는 용어로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도시마다 개성이 넘치는 비엔날레가 끊이지 않고 열린다.
1995년 처음 열린 광주비엔날레는 원래 현대미술 전반을 다루는 비엔날레였지만 최근에는 디자인에 집중해 열리고 있다. 2021년의 주제는 ‘디-레볼루션(d-Revolution)’. 디자인(Design)과 혁명을 뜻하는 레볼루션(Revolution)의 합성어로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인공지능(AI)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기술과 감성의 협업(콜라보)을 통해 미래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비엔날레에 가면 디자인 분야의 현대적 흐름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디자인이 어떤 식으로 진화할 것인지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 1관 주제관
보고 만지고 듣고 즐기는 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전시 위주의 평면적인 행사에서 벗어나 보고 만지고 듣고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이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주변 볼거리와 풍성한 맛집들이 즐비한 광주에서 열린다는 장점도 있다. 행사는 ▲본전시 5개 ▲특별전 1개 ▲기념전 2개 ▲국제학술행사 ▲온·오프라인 마켓 ▲디자인체험과 이벤트 등으로 구성됐다. 폴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50여 개 국가 421명의 작가와 국내외 기업에서 총 1039종의 작품을 선보인다.
효과적인 관람을 위해서는 광주시립미술관 옆 광주비엔날레 주 전시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곳을 돌아본 뒤에는 광주디자인진흥원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를 찾아보면 된다. 1관 주제관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김준홍과 박서영의 작품 ‘엑스트라(XTRA)’ 앞에는 기념 촬영을 하려는 관람객이 줄을 잇는다.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기도 한 김준홍 감독은 작품 속에서 K-팝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감성의 혁명을 표현해냈다. 관람객들은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로 구현된 이미지를 통해 마치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AI관의 ‘DNA X’에 전시된 팀 에스씨아이의 작품 ‘마스크 미착용 시, 땡땡땡에 제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대화형 미디어 아트다.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지역산업관은 디자인을 통한 광주의 혁명이란 주제에 맞춰 구성됐다. 광주 화장품업체들이 개발한 공동 브랜드를 선보이는 ‘광주 뷰티·코스메틱 비즈니스 존’과 광주의 우수문화산업을 소개하고 미래 디자인의 비전을 제시하는 ‘광주 문화산업존’ 등으로 꾸려졌다.
전시관은 비대면 시대에 걸맞게 모바일 전시해설 서비스 ‘큐피커’와 함께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서 큐피커를 내려받아 기본 버전, 영어 버전 등 4가지 버전의 해설을 골라 들을 수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김현선 총감독은 이번 전시는 “환경, 장애, 인종, 젠더, 사상, 문화 등에서 다름을 이유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존중을 구현한 디자인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면서 “광주라는 예술 도시의 향기를 반영하는데도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비엔날레 측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 시간 관람객을 300명으로 제한해 운영한다.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에는 전체 방역을 실시한다. 전시관 입구마다 자동소독게이트와 체온측정기, 정보무늬(QR코드) 등을 설치했다. 일반권 1만 3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4000원.
▶광주비엔날레 2관 국제관
우리나라 수묵 가치와 정신 재조명
전라도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어디에서든 수묵화와 만날 수 있다. 그만큼 걸출한 수묵화가도 많이 배출했다. 남종화의 거장 소치 허련에서부터 그의 손자인 남농 허건 등 헤아릴 수 없는 화가들이 남도의 산수를 그렸다.
2021년 2회째인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우리나라 수묵의 가치와 정신을 재조명하고 그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마련된 행사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연계한 예술기행 코스로 적당하다. 10월 31일까지 목포문화예술회관 전시관과 진도 운림산방 일원에서 ‘오채찬란 모노크롬 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이란 주제로 열리고 있다. 국내외 15개 나라 200여 명 작가가 수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우리 삶과 어떻게 연계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인다. 광양, 여수, 구례, 강진 등 도내 11개 시·군과 광주광역시가 함께하는 특별전도 펼쳐진다.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는 박대성의 ‘천년배산’, 윤형근의 ‘청다색’, 이종상의 ‘풍우독도’ 등을 만날 수 있다.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에서는 김종경의 ‘반추목’ 김천일의 ‘월출산 신흥마을’을 선보인다. 유달초등학교에도 신세대 수묵화가들의 최신작을 만날 수 있다. 부대행사로 10월 27일 진도 운림산방에서 수묵구름숲 패션쇼와 수묵 노을 콘서트를 개최된다. 목포문화예술회관은 예약제로 운영한다. 누리집(https://sumukbiennale.kr/sumuk/index.do)
오광수 대중문화평론가(시인)_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문화 분야에서 기자로 일했다. 저서로는 시집 <이제와서 사랑을 말하는 건 미친 짓이야>, 에세이집 <낭만광대 전성시대> 등이 있다. 현재는 문화현장에서 일하면서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