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린 데이터 댐, 성큼 다가온 탄소중립 모든 국민과 함께 한국판 뉴딜로 가는 길

2021.07.12 최신호 보기
▶한겨레

1년 동안 추진 성과는?    
재정 투입과 민간 투자 규모, 제도적 환경 변화, 참여하는 산업계 범위,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잣대로 보면 한국판 뉴딜 추진 1년 동안 가장 빠르게 진행된 분야는 디지털 뉴딜이다. 정부는 2020년 추가경정예산(추경) 2조 4000억 원을 시작으로 2021년에도 약 7조 7000억 원의 재정을 투입해 우리 경제·사회 전반의 디지털 대전환에 속도를 붙였다.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은 주로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분야의 생태계 강화, 비대면 산업의 기반 확충과 육성, 교육과 사회간접자본(SOC)의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 재정을 마중물 삼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민간 기업도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이동통신 3사는 5세대(5G) 무선통신망의 확충과 고도화를 위해 2022년까지 모두 25조 7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기업 6곳은 데이터센터 확충에 약 4조 7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급증하는 데이터 수요에 대응하고 유망한 디지털 산업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데이터 댐 지속적으로 확충
디지털 뉴딜로 가는 첫 관문에는 데이터 댐이 있다. 광범위한 영역에 흩어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가공·관리하면서 관련 산업의 혁신과 공공서비스 개선은 물론 국민 일상생활의 편익 증진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데이터 댐이다.
물을 가둔 댐이 각종 용수를 공급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처럼 다양한 데이터 댐을 구축하면 디지털 경제의 핵심 자원을 제공하고 확충할 수 있다. 정부가 구축한 데이터 댐은 벌써 일부 수문이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AI) 개발과 학습에 필요한 공공 대량자료(빅데이터) 170여 종을 AI 통합지원 플랫폼인 ‘AI 허브(www.aihub.or.kr)’를 통해 5월부터 무료 개방을 시작했다.
이번에 공개한 빅데이터는 자연어 처리, 자율주행, 헬스케어, 국토·환경, 장애인 삶 향상 등 10대 분야에 걸쳐 AI 및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공공 데이터 댐에 쌓인 데이터는 ‘데이터 라벨링’ 작업까지 마쳐 업계가 곧바로 기술 개발이나 업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데이터 라벨링은 제품에 상표(라벨)를 붙여 알아보기 쉽도록 하는 것처럼 컴퓨터 또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주어진 데이터를 판단하고 응대·학습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가공하는 과정을 말한다.
정부는 이처럼 높은 품질의 공공 데이터가 쌓인 데이터 댐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모든 국민이 성과를 누리게 할 방침이다. 우선 2021년 안에 개방하는 데이터를 누적 기준 190종으로 확대하고 2025년까지 1300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중견·중소기업의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 바우처(이용권) 지원 사업도 마련했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을 통해 2021년 258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230억 원의 상당의 데이터 바우처를 제공한다.

디지털 혁신 촉진 위한 규제 개혁
민간의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개혁과 제도 정비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 2021년 들어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로 차량 공유와 반려동물 얼굴인식 등이 적용되는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디지털 뉴딜 분야의 주요 입법 과제인 이른바 ‘디지털 집현전법(국가 지식정보 연계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2021년 3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돼 정부가 최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했다. 디지털 집현전법은 6개월 경과 기간을 거쳐 12월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다양한 국가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정보를 국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접근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과기정통부는 확정 단계에 있는 ‘디지털 집현전 통합플랫폼 정보화 전략 계획(ISP)’을 바탕으로 우선 25개 국가기관과  48개 공공 사이트에 저장된 4억 4000만 건의 지식정보를 연계한 ‘디지털 집현전 통합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2023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1년 하반기부터는 공공과 금융 분야를 시작으로 ‘마이데이터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나가기로 했다. 마이데이터는 정보 주체가 본인 정보를 적극 관리·통제하고 이를 신용이나 자산 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적용해 데이터 주권을 구현한다는 개념이다.
디지털 경제로 전환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거세지고 있는 세계적 흐름이다. 디지털 산업을 선도할 기술을 놓고 세계 주요국 간 패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 신성장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첨단 기술에 대한 독자적인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정부는 민간 업계 및 전문가들과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기술 패권 경쟁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대응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차세대 인공지능반도체, 초고속컴퓨팅 등에 적용할 핵심 전략 기술의 경우 선제적 확보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뉴딜 과제가 아니더라도 이런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는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 본격화
그린 뉴딜은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한 뒤 정부 정책 과제의 범위와 폭이 더욱 넓어지고 강화됐다. 특히 제도적 추진 근거 확보와 지역과 민간으로 확산이 주요 성과다. 세계 최초인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이 2021년 2월부터 시행되면서 수소의 생산·보관·유통·사용 등 수소경제의 전 단계에 걸친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부생수소 발전소가 준공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시장도 조성했다. 2020년 수소차 보급 세계 1위, 전기차 수출 세계 4위를 달성했고 2021년부터는 고속도로와 도심을 중심으로 초고속 충전기 설치가 급증하고 있다.
전력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RPS) 의무비율이 상향 조정되면서 그린에너지 보급이 가속화하고 있다. 대규모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에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해 수익을 공유하는 ‘국민주주 프로젝트’도 여러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청정 대기, 생물 소재, 자원 순환 등 미래 녹색산업의 핵심 분야에 대한 지역별 거점단지를 조성하는 법률(녹색융합클러스터법 등)이 속속 제정되면서 투자 재원 마련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을 디딤돌 삼아 2021년부터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도 과감한 투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화학, 자동차 분야의 주요 대기업들은 수소경제 분야에 2030년까지 43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울산시는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에 민자 유치를 통해 36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제는 한국판 뉴딜 성과 창출할 시간”
광역 17개, 기초 226개 등 전국 모든 지자체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선언도 나왔다. 환경부와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가 5월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발표한 ‘지방정부 탄소중립 선언’에서 전국 지자체들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지역별 탄소중립 이행계획을 단계적으로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도시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지역이 주체적으로 나서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저탄소·친환경 생활 실천의 중심에 서겠다는 것이다. 환경부와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도 지역별 탄소중립 이행계획 수립을 위한 기술적·재정적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국판 뉴딜의 기본 정신은 정부가 추구해온 포용적 혁신성장에 바탕을 두고 있다. 포용적 혁신성장은 다 함께 참여하고 혜택을 누리는 성장을 의미한다. 한국판 뉴딜로 가는 길에 모든 경제 주체와 국민이 성과를 체감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최근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에서 “지난 1년이 뉴딜의 기틀을 세우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시간”이라면서 예컨대 단기 과제로 “디지털 뉴딜 분야에서는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고 그린 뉴딜 분야에서는 녹색건축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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