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피해 계속 증가
건당 피해액 5301만 원
50대 피해 크게 늘어
2024년부터 증가세에 들어선 보이스피싱 범죄가 2025년에도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3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 건수는 587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 증가했다. 전체 피해액은 3116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0% 늘어났고 건당 피해액은 5301만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8% 증가했다.
특히 범죄조직의 보이스피싱 범죄 시도가 늘고 있다. 보이스피싱 통합신고센터로 접수된 범죄 신고 건수는 1월 1만 8419건에서 2월 2만 3136건, 3월 2만 7791건으로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 정교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큰 규모의 피해를 유발하는 기관 사칭형 범죄 비중도 커졌다. 전체 보이스피싱 범죄 중 기관 사칭형 범죄의 비중은 2024년 41%였지만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범죄 중에서는 51%를 차지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보유 자산이 많고 악성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정보기술(IT) 이용 수법에 비교적 취약한 50대 이상 피해자도 늘어났다. 50대 이상 피해자 비중은 2023년 32%에서 2024년 47%, 지난 1월부터 3월까지는 53%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도 적극적인 단속 활동을 전개해 지난 1월에서 3월 사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8% 증가한 6218명의 보이스피싱 사범을 검거했다. 그러나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의 경우 피해 발생 사후 단속보다 사건 예방 및 억제가 우선돼야 하는 만큼 피해에 이르기 전 범죄조직의 속임수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는 경각심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주요 시나리오 확인해야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주요 시나리오와 상세한 범죄 수법을 공개해 알리고 있다. 이에 따르면 카드 배송이나 사건 조회, 대출 신청과 같이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설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때 설치되는 악성 앱은 금융회사 또는 공공기관에서 정식 운영하는 앱인 것처럼 꾸며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하는 주요 시나리오 중 하나는 피해자가 명의도용 사건에 연루됐다고 속인 뒤 휴대전화를 구매하게 하고 검열이 필요하다며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게 하는 것이 있다. 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카드 배송에 대해 문의하는 피해자에게 한국소비자원에 신고하도록 안내하면서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하기도 하고 저금리 대출을 희망하는 피해자에게 개인정보 입력이 필요하다며 금융회사를 흉내 낸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할 때도 있다. 부고 문자, 범칙금 통지, 건강검진 진단서, 카드결제 해외 승인 등 각종 미끼문자 내 링크 접속을 유도하는 것도 악성 앱 설치 유도 방법 중 하나다.
경찰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수신했는데 통화 내용이 경찰에서 안내하는 사례나 키워드 중 하나라도 부합한다면 상대는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이므로 반드시 곧바로 통화를 종료하고 112에 신고해 보이스피싱 피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에서 공개한 보이스피싱 범행 수법 키워드는 일곱 가지에 달한다.

김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