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청춘 고백서다. 20대를 위한 수많은 힐링 책들을 독파해 온 이들이라면 조금은 색다른 맛의 책을 만날 수 있다. 작은 일에도 지독히 헤매고 불안해 했던 20대를 꾸밈없이 털어놓고 헛기침 한번 없이 찾아온 30대를 이야기하는 것이 비밀 일기장 펼쳐놓은 듯 솔직하다. 기름진 맛은 쭉 빼고 솔직한 뼈대만 쏙 빠져나오는 맛있는 닭다리 같다. 방황하는 젊은 여기자의 고민이 매력적인 이유다.
은밀한 연애이야기, 진상스러운 사회생활은 모두가 똑같지만 저자의 글이 맛깔나다. 사랑이야기를 끄집어낼 때면 한창 인기를 끌었던 미국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 같기도 하고, 일 얘기를 할 때면 국내 웹툰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 같기도 하다. 상사에게 깨지고 후배에게 치이고 ‘까라면 까야’ 하며 낯선 인터뷰이 앞에서 매번 긴장하는 것은 일반 직장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다 컸다고 생각했지만 어린아이로 머무르는 것 같은 자신에 대한 성찰은 ‘더 이상 소녀가 아닌’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통을 보여준다. “꿈 순혈주의. 어렸을 때부터 꿈, 거창하고 화려해서 남들이 볼 때 경탄할 만한 그런 꿈 하나를 붙잡고 꾸준히 키워야 성공할 수 있다는 무언의 압박. 마치 순수한 혈통만을 선호하는 ‘순혈주의’ 같아 내가 만든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심하다. 그저 오늘 하루 재미있게 노는 게 중요한 어린아이에게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고 주입시키고, 하고 싶은 게 없다고 하면 이상한 애 취급하는 분위기를 누구라도 느끼며 자랐을 거다. 자라면서 꿈은 옆길로 새고 꺾어지기도 하고 소소한 것으로 바뀌기도 하는데, 그럼 마치 패배자처럼 취급하는 눈길도.”
저자는 대단한 해결책이나 방법을 내놓지 않는다. 가르치려 하거나 조언을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이래”라는 고백은 “나도 너와 크게 다르지 않아”라는 공감으로 위로의 반열에 들어선다. “앞으로도 누군가 날 싫어한단 얘길 듣는다면 슬플 것이다. 하루쯤은 잠이 안 오겠지.
이튿날에는 친구와 술 한 잔 할 것 같다. 그러나 뭘 어쩌겠는가. 별 의미 없이 던진 돌에 맞아 죽는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중략) 연약한 개구리가 되는 대신, ‘그래서 뭐?’라고 어깨 한 번 들썩 여주는 바위가 되면 괜찮지 않을까.”
흔해 빠진 게 ‘위로’라는 말이지만, 저자는 닳고 닳아 식상한 이 단어에 성공적으로 ‘공감’의 가치를 부여했다.
글·박지현 기자 2014.06.23
단신
<행복한 죽음>
송길원·송예준 지음│나남│2만원
죽음에 행복이 있을 수 있을까? 모순된 역설을 포함한 ‘행복한 죽음’은 행복한 삶이 이끌어내며 그 삶을 위해서는 성찰과 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죽음에 대한 진지하거나 익살스러운 여러 글에 대한 저자의 코멘트는 대화체 형식으로 되어 있다. 친근한 대화처럼 죽음 앞에 담담해져야 하는 자세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안녕? 중국!>
김희교 지음 | 보리 | 1만3천원
딸아이에게 보내는 23통의 편지 형식의 책이다. 중국을 보는 우리의 오해와 편견, 무지를 벗어나 중국을 균형 잡힌 눈으로 살펴 기울어진 중국관의 균형추를 바로잡고자 한다. 저자는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우리가 중국과 함께 어떤 미래를 열어갈 것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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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