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주사가 부족해서 죽는 아이들이 제로가 되기를… 굶주리는 아이들이 제로가 되기를…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는 아이들이 제로가 되기를… 에이즈에 감염되는 아이들이 제로가 되기를… 전쟁에 희생되는 아이들이 제로가 되기를….”
이 책은 ‘제로의 꿈’을 담았다. 기본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죽는 아이들의 숫자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유니세프의 목표이기도 하다. 유니세프 미국기금 회장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캐릴 스턴이 세계 곳곳으로 구호활동을 다니며 느낀 7년, 총 2,555일간의 여정을 담았다.
저자의 깨달음은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만난 산모 로사에게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나는 최대한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이렇게 물었다. ‘첫아이인가 보죠?’ 아이 엄마는 아주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는데, 처음에는 내가 잘 이해하지 못했거나 통역이 잘못됐나 싶었다. ‘아이가 살아 있는 건 처음이에요’. 그녀가 바로 로사였고, 그렇게 나의 배움은 시작되었다.” 이 책은 죽음과 삶의 최전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가족에게 닥친 시련을 멈출 방법이 없는 엄마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열 살 소년, 내란과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해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자가 7년간 긴급 구호활동 현장에서 일하며 겪었던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현장이 저자의 체험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전해진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치 미국판 한비야(<바람의 딸> 저자)를 보는 느낌도 든다. 꾸준히 뛰어다닌 긴급 구호현장을 가슴 절절하게 글로 쏟아내는 열정이 닮았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책에서는 ‘엄마’인 저자를 주시하게 된다. 책은 강인한 모성을 따라간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뚝뚝 묻어난다.
스턴은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전세계 구호현장의 엄마이기도 하다. “센터에 있는 꼬마소녀들은 내 손을 끌어당기며 이렇게 묻곤 했다. ‘저 예뻐요?’ 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너희 모두 무척 예쁘고 아름답고 그리고 아직 어린아이들이라고.”
현재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만 매년 14만명의 신생아와 3만명의 산모가 파상풍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파상풍은 간단한 주사 하나면 쉽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병이다. 매일 1만9천여 명의 생명이 죽어간다. 한 명의 아이를 잃는 시간이 5초에 불과하다.
책은 저자의 간절한 호소로도 들린다. 저자는 7년간의 노력도 턱없이 부족함을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말한다. “눈빛에 서린 굶주림,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깡마른 몸, 죽을 힘을 다해서 아이를 붙잡고 있던 한쪽 손과 사과를 움켜쥔 나머지 손. 바로 내가 이 책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갑오년 새해를 맞이하여, 저자가 외치는 ‘제로의 기적을 향한 사랑’에 귀기울여 보자.
글·박지현 기자 2014.01.01
새로 나온 책
사모님 우울증
김병수 지음 | 문학동네 | 1만5,800원
‘사모님들’은 늘 행복할 것 같다? 잘 성장한 아이들과 남편 뒷바라지로 성공한 가정에서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삶을 ‘누릴 것 같은’ 그들도 사실은 우울하다. 정신의학과 교수인 저자가 임상경험을 통해 상처받은 아내이자 외로운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신이 뭐가 아쉬워서 우울해? 당신처럼 편한 사람이…?”라며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속내가 담겨 있다.
강의력
최재웅 지음 | 엔트리 | 1만3천원
강연의 시대다. 강연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서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 ‘강사를 가르치는 강사’로 알려진 교육컨설팅회사 폴앤마크 최재웅 대표가 자신만의 교수법을 다뤘다. 10여 년간 국내 굴지기업의 CEO와 명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로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노하우가 밝혀진다. 강의의 동선, 몸짓, 습관 그리고 ‘여섯 살 아이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강의법 등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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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