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슈퍼컴퓨터와 다른 점은 사고의 폭이 아니라 사고의 깊이다.”
‘스마트 시대’, 이제 손 안에서 전 세계를 만나는 게 당연해졌다. 클릭 한 번으로 지구 반대편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공유한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하루 평균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횟수는 34회.
이 가운데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눌러보는 사람이 65퍼센트다. 스마트폰 중독인 셈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스마트 시대에 무의식 중 잃어가고 있는 ‘인간다움’ 찾기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디지털은 인간의 본성을 위협한다. 온라인상에서 개인 정보를 사고 팔고,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는 모르지만 SNS로 연결된 ‘디지털 친구’는 무수히 많다. 개인 정보는 디지털 내에서 보호받지 못한 채 떠돌고 때로는 이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기도 한다.
우리가 열광했던 ‘스마트한 시대’가 이런 것이었을까? 저자는 ‘인간다움’을 빼앗긴 현상들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그 중 하나가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 현상이다. 팝콘처럼 톡톡 튀는 상상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팝콘처럼 튀어오르는 것에는 반응하지만 느리게 변화하는 실제 현실에는 무감각해진 뇌를 의미한다. 디지털 기기로 인해 집 전화번호나 비밀번호도 외우지 못하는 이른바 ‘디지털 치매’와 같은 폐해 중 하나다.
바로 저자가 대안으로 딥씽킹(Deep Thinking)을 제시한 이유다. 천천히 깊이 생각하는 방식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천 년 인류 역사를 이끌어 온 인간다움의 원천이기도 했다. 옛날 인디언들의 의식, 동양과 서양의 중세 문화, 첨단 기술의 변천사 등 인간의 역사 전반을 아우르는 논거는 저자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저자는 엄밀한 의미에서 ‘정보’와 ‘지식’이 다른 개념임을 강조하면서 ‘딥씽킹’을 역설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지식은 객관적이고 정보는 주관적이다. 예컨대 맛집 소개, 예쁜 카페와 펜션, 국내외 여행후기, 경험 공유 등은 정보다. 대단히 주관적인 정보이지만 키보드와 마우스로 간단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객관적 지식이라고 착각한 채 살아간다. 대학생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훌륭한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한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논문이나 자료를 빠른 속도로 검색하고 편집하여 완성도 높은 보고서를 작성하지만, 정작 깊이 있는 자신의 지식은 담겨 있지 않다. 저자는 이런 현상들을 우려 섞인 목소리로 지적한다. “오늘날 호모 커넥티쿠스들은 세상의 모든 정보에 해박한 만물박사가 되어가지만, 정작 우리가 갖추어야 할 깊이 있는 지식과 다양한 응용력은 점점 퇴화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이 욕망하는 한 첨단 기술의 발달은 멈추지 않는다. 인간성 상실의 시대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결국 문제의 해결책은 사고의 방법을 달리하는 것이다. ‘깊이 생각하자.’ 기술에 의존해 사는 이 시대에 어떻게 사고해야 할지에 대한 인문학적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책이다.
글·박지현 기자 2014.03.17
단신
사춘기 쇼크
이창욱 지음 | 맛있는책 | 1만3,500원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사이는 사춘기 시기다. 이 시기 자녀의 부모들은 분노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은 부모, 교사 등 어른들이 겪는 이런 부정적 감정들은 모두 이해 부족과 준비 부족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청소년 2만명의 최신 고민 상담 사례를 통해 요즘 아이들의 고민을 분석해 어른의 눈높이가 아닌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꿈의 집 현실의 집
서윤영 지음 | 서해문집 | 1만4,900원
근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이 살아온 집의 역사를 다뤘다. ‘희망주택’과 ‘저렴주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분석한 ‘한국 근대 건축사’라고 볼 수 있다. 집의 역사를 단지 건축학적 관점이 아닌 인간의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들여다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