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야밀 치우기 소재 부득간후계(十四日 夜密 嗤尤旗 所在 不得看候啓).’ 정축년(丁丑年·1577년) 11월 15일 ‘조보(朝報)’에 보도된 천측관찰 내용이다. 14일 밤은 구름이 짙게 끼어 치우기(혜성) 소재를 관측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조보는 1577년 민간에서 창간돼 발행된 일간지다. 전날 저녁 취재한 내용을 밤사이 편집해 활판인쇄 조판을 만들어 신문으로 제작했다. 세계 최초의 활자인쇄 신문으로 추정된다.
우리 조상들은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주조해 인쇄했지만 조선 선조 대까지 활자인쇄를 통한 정보 전달은 국가와 사찰에서 독점하고 있었다. 조선왕실은 일종의 국영신문인 조보를 필사본으로 매일 발행했다. 전국에 파견된 관리들에게 중앙의 소식이 전해지는 통로였다. 그 조보를 의정부와 사헌부의 허가를 얻어 민간에서 금속활자와 목판활자로 인쇄해 판매한 것이 조보(朝報)다. 사진 속 조보에 ‘명일재외정사(明日在外政事)’라는 구절이 보인다. ‘내일은 임금님이 궁 밖에서 일정이 있다’는 뜻이다. 오늘날로 치면 대통령 일정 보도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일간신문은 1650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발행된 ‘아이코멘데 차이퉁겐(Einkommende Zeitungen)’으로 알려졌다. 조보는 이보다 73년 앞선 것이다.
강형원
1963년 한국에서 태어나 197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했다. UCLA를 졸업한 뒤 LA타임스, AP통신, 백악관 사진부, 로이터통신 등에서 33년간 사진기자로 근무했고 언론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퓰리처상을 2회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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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