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출범하던 2013년 초 한국 경제는 대내외적으로 위기 그 자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위기가 이어졌고, 미국의 양적 완화정책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축소될 개연성이 커짐에 따라 외국인 자본이 급격히 유출되리라는 우려로 한국 경제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었다.
경제 활력이 둔화된 상황에서 내수 부진까지 이어지며 당시 경제는 7분기 연속(2011년 2분기~2012년 4분기) 0%대 저성장이 지속됐다. 수출 중심 제조업 기반 산업구조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고용시장도 침체되고, 부동산 경기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이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1월 신년구상 및 2월 취임 1주년 담화문을 통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한 이유다.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한국 경제 30년 성장을 위한 주춧돌을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 등 3대 추진전략과 통일시대 준비를 통해 한국 경제의 재도약과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은 2014년 2월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전 세계가 인정한 한국형 성장 모델
주요 과제 중심으로 성과 구체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로부터 주요 20개국(G20) 성장전략 중 최고로 평가받았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JP모건은 "한국의 장기 성장을 위한 적절한 추진체계"라고 평가했고,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경제에 필요한 정책이며 장기 성장률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과감한 구조개혁"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와 세계 경제에 새로운 성장 모델이 될 수 있는 개혁 패키지"라며 "민간 주도의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현 발전 단계에 맞는 올바른 해법"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살펴보면 취약계층 보호망 강화는 물론,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한 내집연금 3종 세트를 마련하고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바꿔드림론(전환대출) 등으로 대출 부담을 줄였다. 또한 서민
과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뉴스테이 활성화, 민간자본 활용으로 지속가능한 공공임대 공급체계 구축,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지원 등을 통해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추진했다. 소상인들의 상가 권리금 피해를 막기 위해 2015년 5월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고, 불합리한 금융 관행을 발굴·개선해 금융 소비자의 권익을 강화했다.
무엇보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노동개혁을 위해 2015년 9월 노사정 대타협을 도출해냈다. 노사정 합의에 따라 노동개혁이 이뤄지면 향후 5년간 청년 일자리 37만 개가 창출될 수 있다.
또한 비정규직 보호가 한층 강화돼 고용 불안이 해소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완화되며 사회 안전망도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정부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지침 등 2대 지침을 마련해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으며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간제근로자보호법, 파견근로자보호법 등 5대 입법 통과를 국회에 요청했다.
이 밖에도 학벌보다 능력 위주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개발하고, '일·학습 병행제'를 통해 선(先)취업 후(後)진학 문화 확산에 주력했다. 또한 중소기업 취업을 촉진하고 장기근속 유인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일자리 미스매치 완화에도 힘을 쏟았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해 입시 위주의 학교교육을 창의적인 교육과 대안교육으로 전환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경제 체질 근본 개선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
국민들이 체감하도록 성과 관리 강화
이런 노력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다른 나라보다 나은 경제 성과를 거뒀다. 2014년 취업자 수가 200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53만3000명)한 데 이어 2015년에는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65.7%)를 달성하는 등 고용 사정이 호전됐다.
2016년 세계 경제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우리나라는 지난 3월 수출 감소폭이 줄어들고, 소비자 심리지수도 두 달 연속 상승하는 등 경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22일 '201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그동안 정부는 경제혁신과 구조개혁을 통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자 노력해왔고 4대 구조개혁을 포함한 우리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IMF나 OECD 등으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국가신용등급 상승도 우리나라의 강력한 구조개혁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심 개혁과제가 24개였는데 거기에 규제프리존이 추가돼서 지금 핵심 개혁과제가 25개가 됐다"며 "이 25개 핵심 개혁과제를 포함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서 일자리라는 구체적 성과를 국민들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2월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시상식에서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이룰 골든타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마지막 해를 맞아 핵심 성과를 구체화해 체감도를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글 · 최호열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