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산나 데 유디치부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한국 현대 문학 석사과정 / 동시요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4학년
한국이 좋아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어학과에 진학하고, 보다 깊이 있는 한국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있다. 이탈리아 유학생 로산나 데 유디치부스(Rosanna de Iudicibus, 25, 이하 로제)와 중국 유학생 동시요(童家拉, 24, 이하 시요)다. 능숙한 한국어로 채만식과 이광수의 작품을 이야기하다 배수아와 한강을 이야기하고, 삼국유사나 온달전을 이야기했다. 이들에게도 가나다라, 기역 니은을 배우던 시기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흥미롭게도 이 진지한 두 명의 유학생 국문학도의 한국어 공부 계기엔 공통적으로 ‘한류’가 있었다.
“어릴 때 꿈은 댄서였어요. 한국의 세계적인 춤 문화는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지금도 춤을 추고 있는데요. 한국 댄스에 관심을 갖고 배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 한국 문화를 더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졌어요. 중국 사람으로 느끼는 한국문학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 사람의 정이 듬뿍 담겨 있다는 거예요. 또 한국어는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잖아요. 그런 게 한국문학을 무척 생동감 있고 친근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은유와 함축을 통해 동양 정서도 잘 나타나 있고요. 아, 이런 방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거구나 느낄 때가 많아요.”(시오)
“어렸을 때부터 동양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은 홍보가 덜 돼 모르는 나라였어요. 한국 뷰티 세계적으로 유명하잖아요? 어느 날 우연히 한국 비비크림 광고를 보게 됐고 실제 그 제품을 사서 써봤어요. 그렇게 충동구매처럼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이 한국문학 석사까지 이어졌네요. 개인적으로 한국의 여성 작가들을 좋아해요. 1900년대 소설 위주로 읽는 편인데 강경애, 최정희, 박화성 작가들의 작품은 옛날 작품이지만 무척 세련됐어요. 여성에 대한 문제의식도 아주 잘 살아 있고요. 요즘 작가로는 배수아를 가장 좋아해요. 외로운 개인의 삶이 아주 강렬하게 펼쳐지죠. 한국문학은 정말 섬세해요.”(로제)
로제와 시요는 한국어가 너무 신기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에서 온 시요는 단어 하나하나는 중국어와 발음도 비슷한데 말로 하면 완전히 느낌이 다른 게 매력적이라고 했다. 한국어가 성조와 억양이 없다 보니 단어와 문장을 다 알아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고. 특히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종결어미와 사람에 따라 어미는 물론이고 단어까지 달라지는 존댓말은 여전히 시요의 한국어 숙제다. 이탈리아에서 온 로제는 한국어는 음악과 비슷한 언어라고 했다. 모르고 들을수록 더욱 음악 같다고 한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시요는 한국어 교육을 전공할 생각이다. 중국으로 돌아가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한국 현대 문학 석사과정에 있는 로제는 박사과정까지 계속 공부해 대학에서 한국문학 강의를 할 계획이다.
“대부분 중국 사람들은 한국을 드라마를 통해서 알게 돼요. 중국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한국과 실제 한국은 많이 다르잖아요. 제가 직접 경험한 생생한 한국을 중국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한국 문화와 풍습까지요.”(시요)
강은진 위클리 공감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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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