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산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물 샐 틈 없는 검사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안전관리 체계는 크게 생산단계와 유통단계로 나눠 운영된다.
생산단계에서는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에 따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국립수산과학원이 10개 지방자치단체와 양식장, 위·공판장에서 모든 어종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9월 4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2011년부터 정부와 지자체는 전국의 모든 위판장에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실제로 위판이 실시된 위판장은 전국 214곳 중 178곳이었는데 이 178곳 모두 검사가 실시됐다는 것이다. 박 차관은 “올해도 마찬가지로 정부와 지자체는 위판을 하는 모든 위판장을 대상으로 검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목표는 2024년 생산단계에서 방사능 검사를 4만 3000건 실시하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1만 8000건을 실시하고 나머지 2만 5000건은 민간 전문기관에 위탁할 계획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2023년 실시하는 검사는 1만 건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38대인 검사장비를 64대로 확충하면 1만 8000건의 검사는 무리 없이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방사능 검사는 8월부터 연말까지 약 9000건이 실시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간기관을 ‘수산물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하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산물 안전성검사기관에 지정되려면 검사에 적합한 기계와 기구를 비치해야 하고 검사능력 평가 등 엄격한 심사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8월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실이 민간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수산물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중삼중의 방사능 검사 체계
정부는 단지 검사 건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수산물이 사각지대 없이 안전하게 관리되도록 검사 체계를 꼼꼼히 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양식수산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한다. 박 차관은 8월 25일 일일브리핑에서 “수산물 안전에 대한 국민 요구에 따라 어업인의 양식수산물 출하 전 방사능 검사 수요가 평년 정부 검사계획 대비 대폭 증가했다”며 “민간기관의 역량을 활용해 양식수산물이 출하되기 전 검사를 대폭 확대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양식장 수는 약 1만 2000개다. 이를 250개 단위해역으로 나눠 출하 예정 품목을 대상으로 출하 전에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양식수산물의 출하 예정 시기를 고려해 검사 일정을 확정하고 양식장으로 전문인력을 보내 직접 시료를 채취하게 한 뒤, 민간 방사능 검사기관으로 시료를 보내 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검사 결과는 양식 어업인에게 통보되며 안전성이 확인됐을 때 출하되도록 한다. 박 차관은 “사각지대 없이 꼼꼼하게 관리하므로 전 해역에 대한 출하 전 방사능 검사가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위판장에서도 수산물이 유통되기 전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검사가 추가된다. 8월 11일 일일브리핑에서 전재우 해수부 기획조정실장은 “지금 시행하고 있는 검사는 수산물이 유통된 이후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부는 기존 검사와 병행해 수산물 유통 전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신속검사를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되는 신속검사는 전국 43개 위판장에서 실시되는데 이들 위판장이 판매하는 수산물은 전체의 80%에 달한다. 전 실장은 “해당 위판장에서는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생산한 127개 품목 대부분을 위판한다”고 설명했다.
위판장 유통 전 검사는 경매 전날이나 당일 새벽 시료를 채취해 이뤄진다. 전문인력이 직접 시료를 채취한 후 시료를 가까운 방사능 검사시설로 이송하면 민간 전문기관에서 신속검사를 실시한다. 신속검사는 대개 90분에서 2시간 이내에 결과가 도출된다. 빠르게 얻어낸 검사결과는 위판장 관리자에게 통보되고 위판장에서는 수산물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외부로 유통되도록 한다. 검사 품목은 조업 상황 등을 고려해 많이 잡히는 품목 위주로 미리 선정할 계획이다.
유통단계서도 꼼꼼하게
생산단계에서 방사능 검사가 철저하게 이뤄지지만 유통단계에서도 방사능 검사는 꼼꼼히 실시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매년 방사능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는데 이에 따라 6개 지방식약청과 17개 시·도 식품위생부서가 마트와 시장에서 유통·판매되는 수산물을 수거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한다. 권오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7월 6일 일일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이 많이 섭취하는 새우, 오징어, 고등어, 조기, 갈치 등에 대해서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제품들을 꼼꼼히 수거해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3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유통단계에서 약 4만 6000건의 검사가 이뤄졌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은 수산물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유통단계의 방사능 검사도 확대된다. 식약처는 검사 품목을 40개에서 80개로 늘릴 계획이다. 검사 건수 또한 확대한다.
이처럼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모든 수산물의 안전은 완벽하게 보장되고 있다. 박 차관은 9월 4일 일일브리핑에서 “정부는 지자체, 민간 전문기관과 함께 가용한 모든 자원과 역량을 동원해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차질 없이 실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 여러분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계속해서 검사 체계를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정 기자
박스기사
수산물 안전을 확인하는 방법
초록색이면 안전!
신호등 색깔 확인하세요
생산·유통단계의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결과는 모든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먼저 생산단계의 수산물 검사는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물방사능안전정보’ 누리집(www.mof.go.kr/oceansafety)에서 손쉽게 확인 가능하다.
누리집에서는 수산물 안전에 대한 정보를 3단계 신호등 색으로 표시하고 있다. 국내 수산물 방사능 안전관리 기준에 따르면 식품에서 세슘이 ㎏당 100베크렐, 요오드가 ㎏당 100베크렐을 초과하면 안 된다. 단 영유아 식품의 경우에는 ㎏당 50베크렐 이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물방사능안전정보 누리집에서는 ㎏당 100베크렐을 초과하면 빨간색, ㎏당 50베크렐 초과 100베크렐 이하면 노란색, ㎏당 50베크렐 이하면 초록색으로 표시된다.
유통단계의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방사능안전정보 누리집(radsafe.mfds.go.kr/radsafe)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내유통식품 방사능 검사현황’ 게시판에 매일 실시되는 유통단계 검사 결과가 게시된다. 식약처가 검사하는 수입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도 누리집에서 함께 확인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