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4년 경제 성과
문재인정부는 선진국 문턱에서 시작한 우리 경제를 선진국 대열에 안착하고 있다. 2016년 2만 9394달러이던 1인당 국민소득은 2021년 3만 5000달러 수준이 예상되며 2017년부터 2021년 11월 말까지 취업자 수는 약 139만 명 증가했다. 2017년 이후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사람중심 경제’로 패러다임전환이 서서히 진행됐다. 사회안전망과 복지 강화를 기반으로 더불어 잘 사는 포용적 혁신성장의 길을 밟은 것이다.
문재인정부 초기부터 지금까지 대내외 경제 여건을 되돌아보면 해마다 새로운 역경과 위기의 연속이었다. 저성장의 고착과 양극화 심화라는 구조적 난제를 안고 출범한 가운데 2018년 미·중 무역 갈등과 세계 각국의 보호주의 확산,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그리고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가 찾아왔다.
이런 복합 위기에서도 우리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회복했고 앞으로 2~3년 동안 성장 전망도 상대적으로 밝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국가별 실질 GDP를 100으로 할 때 우리나라의 2023년 수치는 109.0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미국(108.3), 독일(104.3), 영국(103.2), 일본(101.5) 등 주요 선진국 예측치보다 돋보이게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경제회복을 넘어 2023년까지 성장세를 전망해보면 우리나라가 가장 강하고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국가 신용등급 역대 최고, 최상위 수준
우리 경제의 강한 위기 대응 능력과 건전성은 국가경쟁력과 대외 신인도 평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매긴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일본이나 영국보다 더 높은 역대 최고,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정부가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에서 발행하는 국채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는 2020년 50bp(1bp=0.01%)에서 2021년 25bp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과 거시건전성에 대한 국외 투자기관들의 긍정적 평가가 굳건하다는 방증이다.
문재인정부는 경제의 양적 팽창보다 생산성 향상과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을 추구했다. 특히 미래성장동력 확충과 경제·산업구조의 대전환을 위한 국가 발전전략인 한국판 뉴딜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튼튼한 사회안전망이 뒷받침된 가운데 디지털, 그린, 휴먼, 지역균형 네 축으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은 2020년 7월에 나왔다. 한국판 뉴딜 추진에는 마중물로 투입되는 재정만 해도 2020년 5조 4000억 원에서 2021년 27조 1000억 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22년에는 33조 1000억 원의 예산이 잡혔다.
디지털 뉴딜은 새로운 산업의 급성장과 비대면 경제의 확산을 불러오고 있다. 디지털 정보로 저장된 데이터 댐이 2021년 12월 말 현재 4300여 종 구축됐고 데이터 공급 기업은 2019년 393개에서 2021년 1126개로 늘었다.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공급 기업도 같은 기간 220개에서 991개로 증가했다.
일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뉴딜 성과도 늘었다. 2022년 2월까지 전국 초·중·고 교실 38만 실에 고성능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태블릿PC 24만 대 보급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 4000곳가량의 상점을 이동통신(모바일) 주문·결제, 무인단말기(키오스크), 사물인터넷(IoT) 등을 적용하는 ‘스마트 상점’으로 탈바꿈시켰고 7만 명이 넘는 소상공인에게 온라인 판로를 제공한 것도 디지털 뉴딜의 성과다.
국가 발전전략 한국판 뉴딜 투자 본격화
그린 뉴딜은 에너지와 수송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019년 18.8GW(기가와트)에서 2020년 23.6GW로 크게 증가했고 정부는 2025년까지 설비용량 확충 목표를 42.9GW로 잡고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전기차 충전기는 2016년까지 전국에 걸쳐 약 2000기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약 6만 4000기로 증가했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생산은 2016년 24만 대에서 2020년 82만 대로, 수출은 2016년 7만 8000대에서 2020년 27만 1000대로 증가했다. 국내 수소차 보급과 수출 규모는 세계 1위이며 전기차 생산은 세계 5강에 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2 벤처붐’으로 불리는 벤처 활성화도 문재인정부 들어 뚜렷한 현상이다. 2020년 법인 창업은 12만 3305개로 ‘제1 벤처붐’ 정점 시기인 2001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2016년 2조 원 남짓이던 신규 벤처투자 실적은 2021년에는 9월까지 누계로 5조 원을 넘어섰다.
신규 벤처투자는 문재인정부 출범 뒤 해마다 사상 최대치 기록을 바꾸는 중이다. 활발한 투자에 힘입어 기업가치 1조 원이 넘는 비상장기업을 뜻하는 ‘유니콘기업’ 수는 2017년 3개에서 2021년 12월 말 기준 15개로 5배 증가했다. 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 1조 원 미만의 예비유니콘 기업 수도 357개로 2017년 말(115개)보다 3.1배 늘었다.
기술 기반의 벤처기업은 코로나19 경제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고용안정에 기여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국내 벤처기업 3만 9101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벤처기업의 2020년 총매출은 전년 대비 약 14조 원 증가한 206조 900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종사자 수는 4대 그룹 고용 인원보다 11만 9000명가량 더 많은 81만 70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경제성장률이 -0.9%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국내 벤처기업에서는 약 7000명의 고용 순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성장 주요 전략 규제개혁 박차
새로운 산업의 물꼬를 트는 규제개혁 또한 혁신성장의 주요 전략이다. 대표적 사례가 ‘규제샌드박스(규제유예)’의 도입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일정 조건하에서 시장에 우선 내놓아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다.
2019년 1월부터 이 제도를 도입한 이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융합·혁신금융·규제자유특구·스마트도시·연구개발특구·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등 7개 분야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바이오헬스 분야를 규제샌드박스 대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개별 사업 건수로는 2021년 12월까지 모두 597건이 승인되면서 규제샌드박스는 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규제샌드박스로 국민 편익이 개선된 사례도 있다. 자발적 택시 동승서비스가 그렇다. 현행 법령상 택시 합승이 금지돼 있지만 승차난이 심각한 심야 시간에만 승객이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하면 경로가 70% 이상 같은 사람들끼리 자발적 동승을 허용한 것이다. 이 밖에 이동통신 전자고지와 이동통신 운전면허증, 온라인 대출 비교 서비스, 온오프 해외여행자보험, 시각장애인 보행지원서비스 등도 편리함을 제공한 사례로 꼽힌다.
적극재정과 복지 확충으로 4년 연속 분배 개선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 성장 활력을 되찾은 것보다 더 놀라운 성과는 분배 개선이다. 통계청의 연도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보면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6년 0.355에서 2020년 0.331로 4년 동안 0.024 떨어졌다. 0부터 1까지 수치로 표현하는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우면 소득불평등 정도가 커진다는 뜻이고 0에 가까우면 그 반대다.
소득 상위 20%(5분위)의 소득이 하위 20%(1분위)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소득5분위배율도 2016년 6.98배에서 해마다 조금씩 하향곡선을 그리며 2020년에는 5.85배로 줄었다.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가운데 서는 사람 소득(중위소득)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의 비중을 뜻하는 ‘상대적 빈곤율’ 역시 같은 기간 17.6%에서 15.3%로 떨어졌다. 특히 2019년(16.3%)에서 2020년 사이 빈곤율 하락 폭 1%포인트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다.
주요 소득분배 지표가 2017년부터 4년 연속 개선된 배경에는 정부의 적극재정과 복지 확충이 있었다. 고용보험 적용 대상 확대와 ‘한국형 실업부조’로 불리는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등 중층적 고용안전망 구축에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한 의료비 부담 경감 등으로 상위층과 하위층의 소득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는 정부가 ‘경제위기는 곧 양극화 심화’라는 과거 공식을 깨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대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국민경제자문회의 회의에서 “최근 가계동향조사에서 확인되듯이 2021년에도 분배 지표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정부 5년 내내 분배 지표가 모두 개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가 꾸준히 추진한 포용정책의 효과이면서 위기 시에 과감한 확장 재정을 통해 정부가 국민의 삶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에 최선을 다한 결과다. 재정의 분배 개선 기능이 크게 높아진 것에 큰 보람을 느끼며 이런 재정의 기능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순빈 기자
2021년 취업자 36.9만 명 증가… 7년 만에 최대폭
2021년 연간 취업자가 2020년에 대한 기저효과와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이 1월 12일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727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6만 9000명 증가했다. 연간 취업자는 2020년에 전년 대비 21만 8000명 감소하며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127만 6000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으나 2021년에는 취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021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감소가 컸던 2020년의 기저효과와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 수출 호조 등으로 고용 회복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60.5%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5%로 0.6%포인트 상승했고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2%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올랐다.
2021년 제조업은 8000명 감소했고 서비스업은 29만 2000명, 농림·건설업은 1만 3000명 증가했다. 숙박·음식(-4만 7000명), 도·소매(-15만 명), 예술·스포츠·여가(-2만 9000명), 기타개인서비스(-5만 5000명) 등 대면 비중 높은 서비스업은 감소했다. 반면, 정보통신(+5만 4000명), 전문·과학기술(+5만 5000명), 운수·창고(+10만 3000명) 등 비대면·디지털 전환 관련 서비스, 보건복지업(+19만 8000명) 등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