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전남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보장성 강화 최우수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우리나라 암 사망률 1위는 폐암이다. 폐암은 진단 이후 치료가 어렵고 말기로 갈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통계적으로 약 30분에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위중하고 빠른 치료가 필요한 암이다. 현재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Keytruda)가 폐암 환자들의 치료에 쓰이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치료 효과가 좋지만 1회 투약에 수백만 원의 약제비를 내야 한다. 환자는 치료하기 위해 연간 1억 원 정도의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폐암 치료를 받은 A씨는 고가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투약받았다.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되면서 본인 부담이 크게 줄어들어 이 약을 선택했다.
A씨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았다면 1회 투약에 310만 7692원을 전액 100% 본인이 부담해야 했다”고 전했다. 경제 부담 때문에 치료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A씨는 약 값의 5%에 해당하는 14만 3020원만 부담해 약 296만 원의 건강보험 혜택을 받았다. A씨는 “‘전 국민이 의료비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확대시키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흘려들었는데 실제로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경제적으로 큰 부담 없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를 보호해준 건강보험 보장성 제도가 새삼 고마웠다”고 말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전경 | 화순전남대학교병원
건강보험 보장률 79.2%로 ‘전국 으뜸’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시행 4년 차를 맞았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암 전문병원인 우리 병원은 중증환자가 대부분이며 입원 전문질병군 비율이 높다. 암, 희귀난치성 질환 등 중증 환자와 고액질환 중심 보장성 강화 정책, 선택 진료 폐지, 2인실·초음파·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비급여의 급여 전환 확대 등으로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문재인 케어의 시행 효과를 언급했다.
이는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률’로 증명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79.2%로 ‘전국 으뜸’으로 조사됐다. 2016∼2019년 의료기관 회계 자료와 건강보험지급액 자료 등을 합산해 도출한 결과다.
건강보험 보장률 79.2%에 대해 병원 측은 “건강보험 환자에게 총 100만 원의 의료비가 발생했다면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79만 2000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비용을 지급했고 환자 본인은 나머지 20만 8000원만 부담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총 진료비에서 건강보험료로 충당하는 비용의 비중이다. 보장률이 높으면 환자가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는 줄어든다. 2019년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64.2%였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이보다 무려 15%포인트 높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보장률 80%에 상급 종합병원 가운데 유일하게 근접했고 문재인 케어 목표 보장률인 70%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상급종합병원 중 보장률이 가장 낮은 병원과의 격차는 25.9%포인트로 이를 환자 부담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2.2배 차이가 난다.
신명근 병원장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중증질환자 비중이 가장 높은 암 특화병원”이라며 “세계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국내 최저 수준의 환자 의료비 부담 등 공공의료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병원의 노력도 뒤따랐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특히 최소한의 필수 검사만으로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최신 암 치료법을 우선 적용해 우수한 성과를 냈다. 병원 측에서는 “평균 재원 일수가 전국에서 가장 짧은 6.7일에 그쳤다는 데서 입증된다. 재원 일수가 짧다는 것은 수술과 치료가 잘돼 빨리 퇴원한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환자 관리에도 핵심 역할
전남은 노인 인구 비율이 21%로 전국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곳이다. 재정자립도는 전국에서 가장 낮다. 건강보험료 하위 20% 비율이 전국에서 제일 높고 인구 대비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비율도 높은 편이다. 한마디로 노인 인구가 많고 가난하며 의료서비스는 소외됐다는 의미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전남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이자 공공의료기관이다. 무등산 인근 산자락 화순군 일심리 허허벌판에 들어선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이 ‘지역 중심 공공의료체계’강화에 힘쓰는 이유다.
암 전문 권역거점 의료기관으로서 지역사회에 암 통계 자료를 제공하고 암관리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특이암종 및 지역특화 예방관리사업을 공유하는 등 암극복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상으로 지정돼 선별진료소 운영과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의 자가격리자 치료 등 지역사회 코로나19 환자 관리와 예방 활동에도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1년 2월에는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 사업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병원은 “수도권과 대도시로의 의료 자원 집중과 지역 내 필수 의료 연계 미흡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고 “지역 간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해 전남 내 의료·복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퇴원 환자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와의 연계, 중증 응급환자 이송·전원 및 진료 협력, 감염 및 환자 안전관리 등 협력 사업으로 지역민들에게 연속적인 의료·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 개원 17년을 맞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외진 산골에서 지역의 불리함을 딛고 ‘세계 최고 수준의 암 치유 전문병원’을 향해 도전의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심은하 기자
어르신·아동·여성 등 연령과 대상에 맞춰 건보 적용 확대
문재인정부는 건강보험 혜택을 어르신과 아동, 여성 등 연령별·대상별 특성에 맞춰 더욱 확대했다.
먼저 어르신의 경우 65세 이상 대상으로 2017년 11월 틀니와 2018년 7월 치과 임플란트의 본인부담률을 50%에서 30%로 낮췄다. 그 결과 틀니 환자 의료비 부담은 평균 65만 원에서 39만 원으로, 임플란트는 62만 원에서 37만 원으로 줄었다.
2017년 10월에는 기존 10~20%였던 15세 이하 아동의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을 5%로 낮췄고 12세 이하 아동의 충치 치료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해 평균 10만 원이었던 부담금이 2019년 1월부터 2만 5000원으로 줄었다.
여성에게는 2017년 10월부터 난임시술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본인 부담을 30%로 낮췄으며 신선배아 지원 횟수를 기존 4회에서 7회로 늘리며 연령 제한도 폐지했다.
2018년 7월에는 소득하위 50%를 대상으로 재난 의료비 지원을 제도화하고 확대했다. 입원의료비와 암·희귀난치질환 등 고액 외래의료비는 소득에 따라 비급여를 적용해 본인 부담액을 최대 3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장애인 건강보험 지원은 2019년 10월부터 시각장애인용 보조기기인 흰 지팡이 급여 기준액을 1만 4000원에서 2만 5000원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저시력 보조 안경 내구연한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돋보기·망원경 급여 지급 신청 때 검수확인서 제출을 생략하는 등 기타 급여 절차도 개선·간소화했다.
2020년 6월에는 건강주치의 2단계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센터도 지속해서 선정 중이며 중앙장애인보건의료센터 및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도 점차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