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가득한 5월은 야외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에요. 그런데 따뜻한 봄볕은 겉보기엔 부드럽고 포근해도 실제로는 자외선이 강해 가을볕보다 피부에 더 큰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는 수분을 잃고 탄력이 떨어지며 잡티와 색소 침착이 나타날 수 있어요. 그래서 봄이 되면 평소보다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탄력이 떨어진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피부 변화는 더 두드러집니다.
피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충분한 수분 섭취로 보습을 유지해야 해요. 또 내부에서부터 피부 건강을 지탱해줄 수 있는 영양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중심에는 ‘콜라겐’이 있어요.
콜라겐은 피부 속 진피층에 주로 존재하면서 탄력과 수분을 유지해주는 중요한 단백질입니다. 그런데 이 콜라겐은 20대 중반부터 서서히 줄어들고 40대 이후부터는 급격히 감소해요. 피부가 푸석해지거나 주름이 깊어지는 이유 중 하나죠. 콜라겐을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도 많지만 실제로 몸속에서 콜라겐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바로 단백질 섭취입니다. 콜라겐도 단백질의 일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몸속 콜라겐 생성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성인의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보통 체중 1㎏당 0.8g 정도예요. 체중이 60㎏인 사람이라면 하루 48g 정도가 필요하죠. 콜라겐 자체의 권장 섭취량은 정해져 있진 않지만 연구에 따르면 하루 2.5~10g 정도를 꾸준히 섭취할 경우 피부 탄력과 주름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고돼 있어요.
그렇다면 이 시기에 어떤 식재료가 단백질과 콜라겐 섭취에 도움이 될까요? 바로 5월의 제철 생선, 가자미입니다!
가자미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흰살생선이에요. 그리고 맛도 담백하고 비린내가 적으면서 살이 풍부해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고 어르신까지 모두에게 잘 맞는 제철 생선입니다. 중간 크기 가자미 한 마리(약 200g 기준)로 단백질을 36~40g 정도 섭취할 수 있어요. 즉 가자미 한 마리만 먹어도 하루 권장 단백질량의 75~80%를 섭취할 수 있어서 단백질 보충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가자미 단백질에는 콜라겐 생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미노산인 글라이신, 프롤린, 히드록시프롤린이 풍부해서 피부 건강을 돕는 데에 효과적입니다. 특히 가자미 껍질에 천연 콜라겐이 풍부하고 지느러미와 꼬리 주변, 연골, 뼈 주변에 콜라겐 함량이 높아요. 그래서 이 부위들을 함께 섭취하면 콜라겐을 직접적으로 섭취할 수 있어요. 가자미는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껍질째 먹기에도 부담이 없기 때문에 조리 방식만 잘 선택하면 콜라겐 흡수에 아주 효과적입니다.
가자미 구이는 대표적인 제철 요리로 껍질째 노릇하게 구워 조리하는 방식이죠. 이때 껍질 속 콜라겐이 그대로 보존되기 때문에 껍질을 함께 먹는다면 콜라겐 섭취에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구이는 수분 손실이 적고 영양소 파괴가 낮은 조리 방법이라 단백질과 아미노산 섭취에 아주 효과적이에요. 껍질이 바삭하게 익으면 오히려 더 고소하고 맛있어서 별도의 가공 없이도 천연 콜라겐을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음식이죠. 물론 콜라겐을 더 많이 섭취하고 싶다면 가자미 조림이나 찜 요리처럼 껍질과 지느러미, 연골까지 통째로 조리한 요리도 좋아요. 콜라겐은 열을 가하면 젤라틴 형태로 녹아 국물에 우러나기 때문에 조림의 국물까지 함께 먹는다면 훨씬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5월에는 식탁에 제철 가자미를 올려보세요. 맛도 좋고 피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똑똑한 선택이 될 거예요. 건강한 피부는 화장품이 아니라 식탁에서 시작됩니다!

이경미 가정의학과 전문의
차움 푸드테라피 ‘만성염증클리닉’ 및 차의과학대학교 교수로 약물·수술적 ‘치료’를 넘어 통합적인 ‘치유’를 돕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루 한끼 면역 밥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