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 실적이 39억 4000만 달러(약 5조 6000억 원)로 집계됐다. 경제규모 대비 ODA 지원 규모를 나타내는 국민총소득 대비 공적개발원조(ODA/GNI) 비율은 0.21%였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가 발표한 잠정통계에 따른 결과로 우리나라가 DAC에 가입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다. OECD DAC 전체 32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 지원 규모 순위는 13위다.
직전 해와 비교하면 ODA 실적은 24.8%(7억 8000만 달러), ODA/GNI 비율은 0.04%P 증가한 수준이다. ODA 실적이 많아진 데는 원/달러 환율 변동이 증가했음에도 양자원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24년 양자원조 규모는 전년보다 37% 많은 31억 8000만 달러다.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인도적 지원(4억 9000만 달러) ▲수자원·위생·공공행정 등 사회분야 지원(2억 6000만 달러) ▲교통 및 물류 등 경제 인프라 지원(7000만 달러) 등에서 각각 증가했다. 이 중 무상원조는 22억 2000만 달러, 유상원조는 9억 6000만 달러로 모두 고르게 증가해 전체 ODA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반면에 다자원조는 전년도 저소득·취약국의 코로나19 대응 및 개발도상국의 경제회복 지원 등으로 세계은행에 대한 출자·출연이 감소해 9.5%(8000만 달러) 하락했다.

최대 공유국 미국… 독일·영국·일본순
OECD DAC 전체 회원국의 총 ODA 지원 규모는 5.1% 감소한 2121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회원국 전체 국민소득(GNI)의 0.33% 수준이다. OECD는 2023년에 비해 실질적으로 7.1% 감소한 규모로 5년 연속 증가하던 개발 원조가 처음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회원국이 코로나19 대유행 및 우크라이나 난민 발생 등 연속적인 위기 극복을 위해 지원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최대 공유국은 미국으로 전체 DAC 개발 원조의 30%인 632억 9900만 달러를 지원했다. 뒤를 이어 독일(324억 2200만 달러), 영국(179억 7100만 달러), 일본(167억 7200만 달러), 프랑스(154억 3300만 달러) 순이었다. 지난해 기준 DAC 32개 회원국(2025년 4월 기준 33개국) 가운데 10개국의 ODA가 증가했고 22개국은 감소했다.
유엔의 목표인 GNI 대비 ODA 비율이 0.7%를 초과한 나라는 덴마크, 스웨덴,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등 4개국에 그쳤다.
카르스텐 스타우어 OECD DAC 의장은 “5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오다 지난해 ODA가 감소한 건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일부 주요 국가가 향후 몇 년 동안 상당한 규모의 추가 감소 계획을 발표해 더욱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 속에서도 ‘세계 10위권’ 선진 ODA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ODA 예산을 6조 5000억 원으로 편성했으며 성과관리에도 내실을 강화할 계획이다. ODA 예산은 2023년 4조 7800억 원에서 2024년 6조 2600억 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주요 협력국과의 상생 국익을 실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