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1년간 청소년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매체는 ‘쇼트폼(짧은 영상)’ 콘텐츠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청소년의 절반가량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해본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의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과 음주·흡연 경험은 모두 감소했다.
여성가족부는 4월 1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가부는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청소년 보호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2년마다 실태 파악 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초(4~6학년),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 5053명을 대상으로 했다.
청소년 절반가량 “생성형 AI 이용”
쇼트폼은 지난 1년 동안 청소년들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매체(94.2%)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쇼트폼 이용률은 전체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았고 중·고등학생 사이에선 2위로 조사됐다. 쇼트폼 다음으로 많이 이용한 매체는 인터넷·모바일 메신저(92.6%), 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91.1%), TV 방송(89.7%), 온라인·모바일 게임(88.3%) 등이었다. 종이책 이용률은 69%로 나타났으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했다는 응답도 49.9%에 달했다.
반면 최근 1년간 청소년의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26.5%로 2022년(47.5%) 대비 21%포인트(P) 감소했다. 성인용 간행물 이용률도 11.2%로 같은 기간 12.9%P 줄었다. 중·고등학생의 온라인 도박성 게임 경험률 역시 전반적으로 감소한 추세를 보였다. 카드·화투 게임(2.7%), 온라인 도박게임(1.9%), 인터넷 스포츠 베팅(1.0%), 인터넷 복권 구입(0.7%) 이용률 모두 2년 전과 비교하면 0.2~2%P가량 줄었다.
다만 폭력 피해율은 22.6%로 청소년 열 명 중 두 명 이상이 온·오프라인에서 언어·신체 폭력과 따돌림, 금품갈취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피해 유형 중엔 ‘언어 폭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성폭력·성희롱·스토킹 등을 포함한 성폭력 피해율은 5.2%로 ‘말이나 눈짓, 몸짓에 의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음주·흡연 경험 갈수록 줄어
중·고등학생의 최근 1개월간 음주 경험(12.1%)과 흡연 경험(2.4%)은 2022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청소년이 술과 담배를 직접 구입한 경우 주요 구입처는 편의점, 가게, 슈퍼마켓 등이었다. 이곳에서 나이나 본인 확인 등 성인인증을 하지 않은 비율은 각각 술 40.4%, 담배 32.1%로 나타났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수치상으로는 감소했지만 단속 강화 등 개선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와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복용·사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각각 0.3%로 조사됐다.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 업소를 이용한 경험에 대해서는 중·고등학생의 12.6%가 ‘룸카페’를 이용했다고 응답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중 언론매체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었다는 응답률이 40.1%로 가장 높았는데 이는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경험률은 6.2%로 직전 조사 때보다 1.1%P 줄었다. 급여 지급 방식은 2022년 대비 시급(71.3%→41.9%)이 크게 줄고 월급(10.0%→31.1%)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청소년 가운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열 명 중 약 세 명(36.4%)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동시에 근로권익교육 경험률은 지속적으로 증가(71.1%)한 모습이었다.
한편 여가부는 이번 실태 조사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청소년 보호정책을 한층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및 사이버도박 문제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에게는 상담·치료 및 치유캠프 등 맞춤형 치유서비스를 제공한다. 학교폭력 및 자살·자해 등 위기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은 청소년상담 1388 및 전국 240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상담·보호·의료·자립 등 맞춤형 서비스를 통합 지원할 계획이다. 청소년의 유해업소 출입 또는 유해약물·물건 등 구매 시 나이 확인 협조의무를 신설하기 위한 청소년 보호법 개정도 추진한다.
황윤정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최근 청소년을 둘러싼 온·오프라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청소년들이 다양한 유해요인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청소년 유해환경에 대한 보호정책을 강화해 청소년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