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4월 4일 경기 김포시 사우초등학교를 방문해 늘봄학교 일일 강사로 재능기부에 참여했다.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의 시간까지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으로 정부는 희망하는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확대·추진하고 있다. 2024년 2학기부터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도입돼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 총리는 이날 사우초 1학년 늘봄학교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생활에서 지켜야 할 일반적 규칙과 체육활동을 할 때 지켜야 할 스포츠맨십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림 맞추기 등을 활용해 가르쳤다. 이어 간담회 자리를 마련,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노력하는 관계자를 격려하고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아이들의 발달과정에 맞는 다양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범정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늘봄학교의 전담 행정인력 배치 등으로 교사의 행정부담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의 늘봄학교 방문은 국무위원들의 릴레이 재능기부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다. 3월 22일에는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 장관이 늘봄학교를 찾았고 기획재정부, 국가보훈부, 통일부, 해양수산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고용노동부, 환경부 등의 장관이 잇따라 늘봄학교를 찾아 재능기부에 나섰다.
‘페어런츠 케어(부모돌봄)’에서 ‘퍼블릭 케어(국가돌봄)’로 돌봄의 주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해온 윤석열 대통령은 늘봄학교를 네 차례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경기 하남시 신우초등학교, 전남 무안군 오룡초등학교 등을 방문해 아이들이 듣는 수업을 참관하고 재능기부를 진행해 늘봄학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내고 전 사회의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앞장섰다. 대통령 주제 ‘중앙지방협력회의’와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 회의’도 개최해 늘봄학교 지원방안을 논의하는 사회적 대협력의 장을 만들었다.
한 달 새 늘봄학교 참여 100곳 더 늘어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늘봄학교는 학교 현장에 안착하고 있다. 당초 교육부는 3월 전체 초등학교 6175개교의 3분의 1 수준인 2000개 학교에 늘봄학교를 우선 도입하고 2학기에 전면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학기가 시작되자 예상치보다 많은 2741개 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충남, 전북, 경북에서 100개 학교가 더 참여해 총 2838개 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 중이다. 서울, 광주에서는 4월 중 늘봄학교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어 전체 초등학교의 절반에 가까운 초등학교가 1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산에서는 305개 초등학교 중 304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되고 있고 전남은 428개교 중 425개교가 늘봄학교의 문을 열었다. 경기 지역에서도 전체의 73.3%인 975개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중이다.
늘봄학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참여 학생도 증가했다. 3월 말을 기준으로 늘봄학교를 운영 중인 초등학교 2838개교 1학년 학생의 74.3%인 13만 6000여 명이 늘봄학교를 이용 중이다. 교육부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가 도입되는 2학기에는 전체 초등학교 1학년 학생 25만 8000여 명이 늘봄학교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돌봄 공백 해소를 목적으로 사교육을 이용하던 가정의 교육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늘봄학교는 고용창출 효과도 내고 있다.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는 1만 7200명으로 3월 한 달간 약 50%가 증가했다. 시·도교육청별 여건에 따라 강사 구성 비율이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81.3%가 외부 강사고 18.7%는 희망하는 교원으로 구성돼 있다. 행정 전담인력은 한 학교당 평균 1.3명의 인원이 배치돼 있다. 기간제교원 2168명을 포함해 총 3634명이다. 늘봄학교 도입으로 발생하는 신규 업무를 기존 교원이 떠맡지 않도록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이다. 2학기부터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실무직원이 배치돼 늘봄 행정업무뿐 아니라 기존의 초등 방과후·돌봄과 관련한 행정업무를 모두 담당한다.
전 사회가 협력하는 늘봄학교 운영
이렇게 운영되는 늘봄학교에는 전 사회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의 긴밀한 협력이 늘봄학교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공간과 인력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됐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의 경우 지자체·지역·대학이 연계돼 공간과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학교에서는 한글놀이, 놀이수학 등 무료 프로그램을 비롯해 AI펭톡 인공지능 영어 말하기, 3R’s(읽기, 쓰기, 셈하기) 기초학력 프로그램 같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지역의 59개 기관과 16개 대학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기획하고 있다.
토요 늘봄·마을 연계 늘봄·사회공동체형 늘봄 등 ‘경북형 늘봄학교’를 도입한 경상북도교육청은 지역 여건과 특성을 반영했다. 교육지원청 주관하에 지역시설과 대학을 연계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토요 늘봄 프로그램도 있다. 마을밀착형 지역 특화 공모사업인 ‘굿센스’는 교육청·경상북도청·굿네이버스·지역돌봄기관이 힘을 합쳐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늘봄학교 안착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4월을 늘봄학교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집중 기간으로 삼고 17개 시·도교육청에 학부모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운영한다. 5월부터는 방학 중 늘봄학교 운영과 2학기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 공간, 인력 등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김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