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성탄절을 맞아 군 장병들과 어린이들을 연달아 만나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군 장병들에게는 격려를,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린이들에게는 ‘깜짝 선물’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성탄절 이브인 지난 12월 24일 오전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 관계자들과 함께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대를 방문해 훈련병들과 대화를 나눴다. 당선인 시절이던 2012년 12월 31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특수전교육단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취임 후 군부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 아닙니까. 이런 특별한 날에 소중한 여러분들을 만나러 일부러 오게 됐습니다. 추운 날씨에 훈련받느라고 힘드시죠?”
박 대통령의 따뜻한 한마디에 사기가 오른 훈련병들은 “아닙니다”를 큰 소리로 외쳤다.
박 대통령은 “군생활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힘쓰면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부모님과 친구들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훈련병들을 격려했다.
이어 훈련병 생활관을 둘러본 박 대통령은 보급품 등을 점검하며 장병들이 군생활에 만족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또 부대안에 배치된 화상 면회실에서는 훈련병 부모 4명과 화상 통화를 하면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12사단 신병교육대대 김정근 훈련병의 어머니는 “아이가 미국에서 공부했는데 국방의 의무를 먼저 마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본인이 (입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된다”며 “아드님에 대해 더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다”고 화답했다.
훈련병들과 오찬을 함께한 박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우리나라 중·동부전선 최전방부대인 강원도 양구군 12사단 을지대대를 방문해 일반전초(GOP) 근무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철책 경계를 담당하는 지휘관에게서 북한군의 동향과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보고받았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안보 상황이 매우 위중하다”며 “북한 내부 상황이 심상치 않고 이에 따라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을 막는 최선의 방책은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철저한 안보태세를 구축해서 감히 도발할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도발을 해 온다면 단호하고 가차없이 대응해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켜야 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GOP 철책선의 순찰로를 직접 걸어 이동하면서 군의 경계태세를 점검했다. 또 초소에 올라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 중인 초병들을 격려했다. 초소를 떠나기 전 배웅 나온 장병 20여 명과는 한 명 한 명 포옹을 했고, 장병들은 박 대통령이 안아줄 때마다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박 대통령, 어린이들과 율동 등 즐거운 시간
박 대통령은 다음날인 12월 25일에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어린이 양육시설인 ‘서울 SOS 어린이마을’을 찾아 소외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했다.
어린이들과 만난 박 대통령은 “오늘 어린이 여러분의 산타가 돼서 선물을 갖고 왔다”며 “또 성탄절의 기쁨을 여러분과 같이 나누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꺼내든 첫번째 깜짝 선물은 케이크. 어린이들은 박 대통령과 함께 촛불을 끄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어린이들은 산타가 된 박 대통령과 함께 박수치기·자동차놀이, 노래와 율동을 함께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박 대통령은 “요즘도 그런 놀이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엔 고무줄 뛰어넘기, 공기놀이, 소꿉장난도 많이 했다”며 “놀이를 하면서 아주 재미있게 지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며, 여러분이 즐겁고 씩씩하게 생활해야 공부도 더 잘된다”고 격려했다.
다음 깜짝 선물은 운동화와 가방 등의 학용품이었다. 박 대통령은 선물을 나눠주며 아이들을 안아주고 뽀뽀를 하기도 했다.
서울 SOS 어린이마을은 독립된 공간에서 1명의 ‘SOS어머니’와 6∼8명의 어린이들이 일반 가정처럼 생활하는 시설이다.
이 시설은 소속 어린이에 대한 양육 외에도 저소득 밀집지역 아이를 위한 지역아동복지센터, 상담심리치료센터 등을 운영하며 전문적인 어린이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학교폭력피해 어린이의 위탁 심리치료를 하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앓는 외부 어린이의 전문상담센터 운영을 활성화해 지난 2010년에는 3년마다 실시하는 어린이복지시설 평가에서 최우수 시설로 선정됐다.
정부는 앞으로 시설 어린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시설 기능 보강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이창균 기자 201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