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의 무대. 드라마 <명성황후>의 OST와 ’봄 여름 가을 겨울’, ’아리랑’ 세 곡을 불렀다.│곽윤섭 기자
100년 전 수많은 선열의 희생과 헌신이 깃든 곳.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 4월 2일 어둑어둑 해가 지자 서대문형무소의 야외무대는 때론 시퍼렇게 때론 붉게 타올랐다. 100년 전 조국을 위해 희생한 독립운동가들의 한과 피가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다. 형무소 외벽 위에 피어난 조명과 빼어난 영상미가 눈이 부시게 시리다. 이날 이곳에선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기획한 <열린음악회>가 열렸다. 독립유공자 후손과 독립운동단체 대표 100여 명을 포함해 일반 시민들도 함께했다. 30년 된 오랜 벗들과 함께 온 어르신들, 임신 4개월 된 딸과 어머니, 할머니와 손자, 젊은 남녀들. 나이대도 성별도 다양하게 모였다. 2700여 명이 모여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인 서대문형무소에서 다 같이 노래하며 ‘100년 전’을 기억했다.
▶국악인 송소희의 무대. ’비나이다’, ’아름다운 나라’ 두 곡을 불렀다.
100년 되새기는 벽면 영상 백미
무대는 대중가요 가수들과 한국방송(KBS) 관현악단의 연주, 성악가들과 판소리꾼이 꾸몄다. 그들은 100년 전의 ‘님’들을 향해 노래로 오늘의 이 자리가 얼마나 감사한지 온몸으로 전한다. 가수 백지영을 시작으로 인순이, 이현, 손태진, 박상돈, 송소희를 거쳐 안치환 밴드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음악과 함께 형무소 벽면 위를 도화지 삼아 펼쳐지는 영상은 볼거리를 더해준다. 오프닝을 연 백지영의 히트곡 ‘잊지 말아요’에 맞춰 독립운동가들의 얼굴이 영상으로 나온다. 이봉창, 이회영, 김구…. 이어 백지영이 선택한 두 번째 곡 ‘그대의 마음’이 울려 퍼지자 벽면 영상에는 희생한 애국자들을 기리는 시민들의 만세 행렬과 애국가가 퍼진다. 공연이 시작한 지 한 시간쯤 흘러 서대문형무소 건물을 배경으로 꾸며진 ‘미디어 파사드(외벽 영상)’는 그야말로 백미다. 합창과 함께 꾸며진 미디어 파사드는 한 편의 오페라다. 대한독립만세를 염원하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100년의 시간들을 되새기며 희망찬 미래를 노래한다.
▶안치환과 스칼라오페라합창단이 함께 꾸민 피날레 무대│문화체육관광부
백지영 송소희 안치환… 독립 ‘초혼’
이어 젊은 국악인 송소희의 ‘비나이다’가 흘러나오자 주변은 숙연해졌다. 100년 전, 딱 그 나이대 젊은이들이 겪었을 갖은 고초와 간절한 독립의 염원이 온전히 전해졌다. 마지막으로 안치환 밴드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울려 퍼지며 무대는 막을 내렸다. 나라와 역사를 지키고자 치열하게 노력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아름답고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번 기억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열린음악회>의 뜨거운 열기는 4월 14일 일요일 오후 5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꽃피는 4월 어느 날 문득 서대문형무소에 가보고 싶다면 3·1운동과 관련한 전시품까지 챙겨 보고 와도 좋겠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이 4월 21일까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제10, 12 옥사에서 열린다.
글 심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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