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더 편하게 요리할 수 없을까?’ 평소 집에서 엄마가 요리하는 것을 도우며 이런 생각을 했던 초등학교 1학년 정호진 학생은 ‘창조경제타운 어린이 3D 활용 경진대회’에 안 쓰는 전동칫솔을 활용한 ‘계란 믹서기’ 아이디어를 출품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정 군의 아이디어는 창조경제타운의 지원으로 시제품 제작은 물론 특허 출원까지 완료했다.
대학생 이강준 씨는 침대 낙상 사고를 당한 외할머니를 간호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창조경제타운에 제안했다. 재활치료 환자를 위한 스마트 헬스케어 워커(Walker)인 ‘Easy팡이’가 그것. 그의 아이디어는 온라인 멘토링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6개월 챌린지 플랫폼 사업 등을 통해 제품으로 만들어져 현재 제품 인증 단계에 있다.
(주)해보라 신두식(48) 대표는 10년 전 우연히 사람이 말을 하면 고막으로도 그 소리가 전달된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원리를활용해 제품 개발을 구상하던 신 대표는2013년 10월 창조경제타운에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창조경제타운의 지원 속에 올 3월 소리도들을 수 있고 상대방에게 말도 전달할 수 있는 유무선 이어셋 ‘리플버즈(이어톡)’를 개발해 출시했다. 그 과정에서 사업화연계기술 개발사업(BI 연계) 지원금 2억5000만 원 외에 중국 등에서 총 17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제품 출시 후에는 8억3000만 원의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세 가지 모두 창조경제타운이 없었다면 제품으로 만들어질 수 없었던 아이디어들이다. 창조경제타운이 9월 30일 출범 3주년을 맞았다. 창조경제타운(www.creativekorea.or.kr)은 남녀노소 누구나 창의적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를 사업화하고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창조경제 플랫폼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지난 3년 동안 창조경제타운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꾸준히 늘어 지난 9월 23일을 기준으로 방문자 수가 350만7689명을 넘어섰고, 회원 수가 12만174명에 달하며, 3만7452건의 아이디어 제안이 이뤄졌다. 또한 멘토링을 원하는 2만3501건의 아이디어는 전문 멘토 1888명의 온라인 멘토링을 제공받았고, 기술 권리화, 기술 개발, 시제품 제작, 자금 투·융자 지원 연계 등 1만1892건의 사업화 지원을 받았다.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 국민들의 생활 속 작은 아이디어가 창조경제타운의 전문 멘토링을 거치면서 실제 사업화로 이어져 몬스터 배터리 등 77건에서 약 267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리플버즈 등 24건에서 약 178억 원의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
350만 명 방문, 회원 12만 명… 국민 참여 꾸준히 늘어
3주년 맞아 운영 관련 서비스 대폭 개선·강화
창조경제타운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민관 아이디어 공모전 연계 등 아이디어 사업화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도전 기회를 제공한 것이 컸다. 또한 제안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전문 멘토들이 헌신적으로 ‘온라인 멘토링’을 해주었다. 전문 멘토들은 연구기관, 대학, 민간기업,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야별(정보통신, 환경·에너지, 의료·복지 등)로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멘토는 재능 기부 형태로 본인의 전문지식과 경험, 네트워크 등을 최대한 활용해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지원했다. 아이디어 공개를 꺼리는 사용자를 위해 비공개 멘토링, 맞춤형 1 : 1 멘토링을 하는 등 수요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프로세스도 갖췄다.
▶2014년 11월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타운 상품 유통채널을 둘러보고 있다. ⓒ동아DB
또한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특허청 등 10개 정부부처와 삼성, 포스코 등 민간기업의 41개 사업과 연계해 기술 개발 및 기술 권리화, 시제품 제작, 자금 지원 등 사업화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본격적인 사업화 지원 기능을 수행하는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함으로써 전 주기 사업화 지원 플랫폼이 완성돼 선순환 창조경제 생태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창조경제타운은 3주년을 맞아 운영 관련 서비스를 대폭 개선·강화할 방침이다. 먼저, 창조경제 관련 다양한 정보를 집적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온라인 버전의 플러그앤플레이(PnP)가 될 수 있도록 기능을 확대하는 등 창조경제타운을 창조경제의 대표 포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나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창조경제타운과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창조경제타운과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기능과 시스템을 일원화하고, 아이디어 제안 회원, 멘토 이력 등 데이터베이스(DB)를 종합 관리해 중복 지원을 방지하는 한편 10월 중순까지 공개 멘토링 커뮤니티를 운영해 다양한 전문가와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는 ‘크라우드소싱 방식’의 멘토링을 도입하고, 11월 중으로멘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공간도 구축할 예정이다.
창조경제타운의 사업화 지원도 더 강화된다. 엔슬(투자조합), 전국경제인연합회, 윕스(특허 전문기업) 등 외부 창업 생태계 플레이어들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하고 창조경제타운의 아이디어가 외부 소셜 서비스에서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다.
이 밖에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참여형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초·중·고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 집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급별 대항전을 개최하는 등 앞으로 창조경제 주역이 될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창조경제타운은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수레의 양 바퀴처럼 작동해 창조경제타운에서 시작된 작은 아이디어가 혁신센터까지 이어져 상품의 생산과 판매·유통, 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아이디어 사업화의 전 주기 지원체계가 갖춰졌다"고 평가하고 "국민의 창의적인 도전이 계속될 수 있도록 더욱 문턱을 낮추고,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아이디어에 대해 소통하고 다양한 분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창조경제타운이 창조경제 확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최호열(위클리 공감 기자) 201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