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책상을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미는 ‘데스크테리어’가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데스크테리어는 데스크(Desk)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직장인들이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무실을 제2의 생활공간으로 인식한 데서 시작됐다. 데스크테리어를 즐기는 이들은 단순히 책상을 정리정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좋아하는 예쁜 캐릭터 제품들을 비치해 개성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공기 정화 기능이 있는 반려식물로 칙칙한 사무실 분위기를 전환한다. 최근에는 컴퓨터 USB 전원에 연결할 수 있는 미니 공기청정기나 생수기 같은 아이디어 제품들도 데스크테리어를 위한 필수 품목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꾸미기에 관심이 없는 남성들도 피규어를 모아 집 대신 책상 위에 두고 자랑한다.
그렇다고 많은 물건을 무작정 책상 위에 두고 배치하는 것이 데스크테리어는 아니다. 업무에 꼭 필요한 물품을 사용 빈도와 중요도, 활용도에 따라 적절히 배치하고,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아이템을 어수선해 보이지 않도록 세팅하는 게 중요하다. 과중한 업무로 신체적, 정신적 피로를 겪고 있다면 데스크테리어로 마음을 달래보자. 집이나 사무실 전체를 꾸미는 인테리어와 달리 책상 한쪽의 좁은 공간을 꾸미는 데스크테리어는 누구나 쉽게 도전해볼 수 있다.
ⓒupsplash
저렴한 사무용품으로 업무 효율 Up!
업무에 필요한 것들을 책상 중심에 배치하고, 부수적인 도구들은 사이드에 배치하는 것이 정리의 핵심이다. 이때 인테리어 수납용품을 활용하면 깔끔한 데스크테리어가 가능하다. 온라인에는 몇천 원 대로 구입할 수 있는 저가 생활용품 브랜드의 제품을 활용해 책상을 꾸미는 방법을 공유하는 누리꾼들이 많다. 벽걸이 네트는 데스크테리어족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다양한 수납통과 사무용품을 그물에 건 뒤 파티션 벽면에 붙이면 책상 위가 깔끔해진다. 파티션과 대비되는 색상의 네트를 선택하면 인테리어 포인트를 주기에 딱! 사무용품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여기에 그물에 걸 수 있는 소품 한두 가지를 추가하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시스템 박스는 수납하는 물건을 종류별로 정리해 넣고, 물건 이름을 박스에 적어놓으면 된다. 크기가 작고 디자인이 튀지 않아 네트보다 깔끔해 보인다. 이 위에 거울이나 피규어, 가족사진 같은 걸 놓아두면 사무용품이 아닌 장식함처럼 연출할 수 있다.
반려식물로 힐링 스페이스 만들기
삭막한 사무실 안에 초록빛의 작은 식물 하나만 들어와도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 식물은 공기를 정화하고 산소와 습기를 공급할 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도 준다. 녹색식물을 3분간 바라보면 눈물막 파괴 시간이 연장돼 안구건조증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무실에서 키우기 좋은 식물로는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다육식물이 단연 최고다. 최근에는 실내조명만으로도 잘 자라는 테이블야자, 흙과 물 대신 미세먼지를 먹고 자라는 에어플랜트(공중식물)도 직장인의 반려식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리그릇 안에 작은 식물과 인형 피규어를 함께 넣어 키우는 테라리움은 숲속에 작은 세상이 펼쳐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화분 색상과 재질을 포인트가 되는 것으로 고르고, 색감을 입힌 돌을 장식하는 것은 분위기를 더 화사하게 만드는 팁! 이 같은 반려식물은 온라인 오픈 마켓 등을 이용하면 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더욱이 사무실로 바로 배송할 수도 있으니 직장에서도 손쉽게 식물 키우기를 시작할 수 있다.
최신 전자기기로 시크하고 세련되게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최신 IT 제품들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책상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그만이다. 굳이 다른 장식을 더할 것 없이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게다가 스마트한 업무도 가능하게 해주니 데스크테리어 아이템으로는 더할 나위 없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타일 연출에는 흰색, 검은색이나 메탈 소재가 적합하다. 태블릿 PC나 스피커, 휴대폰 거치대와 충전기, 헤드셋 등을 이 같은 색상이나 소재로 통일성 있게 매치하면 시크해 보인다. 이들 용품이 주는 차가운 느낌을 덜고 싶다면 가죽이나 나무로 된 기기 한두 가지를 곁들이면 좋다. 가죽으로 된 패드나 나무무늬 휴대폰 거치대 하나만 놔둬도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다만 전자기기로 책상 위를 꾸밀 때에는 너무 많은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너무 많은 전자기기는 오히려 어수선하고 딱딱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또한 되도록 무선기기를 활용하면 책상 위가 훨씬 깔끔해지고 더욱 세련돼 보인다.
개방형 사무실은 색깔 포인트로 깔끔하게
최근에는 전체 책상이 파티션 없이 이어져 있는 개방형 사무실이 늘어나는 추세. 이 경우 한쪽만 지나치게 개성을 강조해 책상을 꾸민다면 외부에서 보기에 깔끔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좀 더 유연한 로테이션 업무 처리를 위해 설계된 책상이 소용없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옆자리 동료에게 방해가 될 수 있는 것들은 없는지 더욱더 세심하게 주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때는 한두 가지 소품이나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분홍이나 빨강처럼 사무실에서 보기 힘든 색상의 데스크 패드, 마우스 패드, 스탠드나 필기도구로 포인트를 주면 깔끔하면서도 은근한 개성이 드러나는 책상이 된다. 독특한 색깔을 사용할 때는 사무실 전체 색상과 보색인 것을 사용하면 깔끔하다. 꽃무늬, 도트무늬, 줄무늬, 별 모양 등 패턴을 활용한 장식품을 배치하면 좀 더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된다. 다만 깔끔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세 가지 이상의 색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귀여운 캐릭터 제품으로 사무실에 활력을
귀여운 캐릭터는 보고 있기만 해도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아이의 감성과 취향을 가진 성인을 일컫는 이른바 ‘키덜트’가 많아지면서 캐릭터를 활용한 사무용품도 시중에 널리 판매되고 있다. 마우스 패드, 휴지 케이스, 텀블러, 펜꽂이 등 사무용품 한두 가지만 캐릭터 제품으로 바꿔도 손쉽게 책상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컴퓨터 USB 포트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미니 선풍기와 발풍기, 가습기, 휴대폰 충전기, 스탠드 등 기능성과 디자인 요소를 겸비한 아이디어 상품들은 보고만 있어도 재미가 있다.
이 밖에 좋아하는 캐릭터 한 가지로 책상 전체를 꾸미거나 한 가지 테마의 여러 피규어를 모아 장식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졸음이 밀려오는 점심시간에는 나노블럭을 조립해보자. 직접 데스크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뿌듯함마저 든다.
글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