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두 아이를 데리고 태국 여행에 나선 유 모(40) 씨. 동남아 여행 시 말라리아와 뎅기열 감염에 대한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뒤늦게 들은 뒤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건강하게 여행을 다녀왔지만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예방주사) 맞지 않았고요. 여행사 쪽에서도 별말 안 하던데요.” 이처럼 감염병 예방에 소홀하다 보니 지난해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 신고가 400건에 이르렀다. 뎅기열과 말라리아 감염이 가장 많았고 세균성 이질과 장티푸스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해외에서 유입된 홍역 바이러스는 국내 소아와 청소년은 물론 대학생들에게까지 퍼져 전년에 비해 4배가 넘는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동남아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특히 모기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흰줄숲모기가 옮기는 뎅기열이 올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이미 5만 명이 감염돼 150여 명이 사망했다.
▷외교부에서 제작한 스마트폰용 ‘해외안전여행’ 애플리케이션.
홍콩 여행자 독감 조심
구토와 고열 증상을 보이는 뎅기열은 사람 사이의 감염은 없지만 메르스처럼 백신이 없어 감염을 피하는 게 최선책이다. 역시 모기가 옮기는 질병인 말라리아와 황열도 주의해야 한다. 남미나 아프리카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더욱 그렇다. 말라리아는 여행을 가기 1~2주 전부터 여행 이후까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황열은 최소 출국 열흘 전에 예방주사를 접종해야 하는데 국가에 따라 예방접종확인서를 요구하는 곳도 있다.
홍콩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독감으로 60여 명이 사망해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0대 여성 직장인 신 모 씨는 지난해 기차로 중국을 여행하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쓰촨성으로 향하던 도중 베이징 환승센터에서 잠시 기차가 멈췄을 때 검표원을 가장한 중국인이 티켓을 가져가버린 것. 신 씨의 경우 해당 지역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았으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
외교부는 해외여행을 떠난 우리 국민들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동행’이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국 전에 행선지와 휴대전화번호 등을 외교부 해외안전여행(http://www.0404.go.kr)’ 애플리케이션의 해당 메뉴에 등록해두면 외교부와 현지 공관에서 여행지와 관련된 정보를 알려준다.
여행 중 주의해야 할 사항이나 해당 지역의 치안 상황, 자연재해 가능성 등 상세한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해 이메일을 통해 보내준다. 회원 가입을 하면 이후 해외여행을 할 때 행선지 등 변경된 정보만 등록하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큰 태풍이 발생했을 때 회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고, 외교부도 우리 국민의 안전 상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외교부에서 제작한 스마트폰용 ‘해외안전여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동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 안전여행 제도 중 ‘영사콜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외교부에선 현지 입국과 동시에 영사콜센터에 대한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있으며, 위급 시 이 문자의 통화 버튼을 누르면 바로 영사콜센터와 연결된다. 영사콜센터를 통해 긴급 통역 서비스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주요 해외 감염병
● 홍콩독감 환자의 기침이나 콧물 등 분비물을 통해 감염되며, 잠복기는 1~4일이다. 초기엔 발열, 두통, 전신 쇠약감, 근육통과 함께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는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몸이 약한 사람이나 고령자에게 심각한 질병일 수 있다.
● 뎅기열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병으로 고열과 피부발진 등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 열성질환이다.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주로 감염된다.
● 말라리아 모기에게 물린 뒤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잠복기는 약 14일. 때에 따라 1년까지 잠복할 수도 있다. 오한기·발열기·발한기의 증상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며 저혈압, 뇌성혼수, 간질성 폐렴, 심근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아시아, 중앙·남아메리카, 지중해 연안지역, 아프리카, 인도 등지로 넓게 퍼져 있다.
● A형간염·장티푸스·콜레라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다. 주로 위생관리가 좋지 않은 전 세계 저개발 국가에서 많이 발병된다.
‘해외여행 질병정보센터(travelinfo.cdc.go.kr)’ 참조
글 · 박길명 (위클리 공감 기자) 2015.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