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덟에 늦둥이 셋째를 갖게 된 엄마입니다. 이제 아홉살인 막내가 첫째와 열세 살 터울인지라 아이를 가졌을 때는 막막하기도 했지요. 테니스 강사를 하는 아이 아빠의 불규칙한 수입으로 살아야 했고, 다섯 식구가 살아가기에는 생활비도 부족했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아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가계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다녔습니다. 다자녀 혜택이 없는지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알아봤습니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각각 다른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했습니다. 큰딸과 둘째 딸은 모두 학교에 가고 없지만 오후에 식당에 나가려면 막내를 봐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막내를 학원에 보내려고도 해 봤지만 주요 과목을 가르치는 학원비를 합해 보니 한 달에 40만~50만원 정도라고 했습니다.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사실 국가에서 다자녀 가정 지원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시행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혜택받은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막내가 1학년일 때 국가에서 지원하는 돌봄교실을 신청한 때였습니다. 돌봄교실에서는 방과후 2시간 정도 아이를 봐준다고 했습니다. 방과후 특기적성 교육도 있었습니다. 바둑, 영어, 레고쌓기 등으로 다양했습니다. 한 과목에 2시간, 2만8천원이었습니다. 돌봄교실 비용(6만원)과 네 과목을 신청하고 나니 한 달에 16만원이었습니다. 적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다자녀 양육과 관련해 국고 보조를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알아봤지만 학교 행정실에서는 시큰둥했습니다. 복잡한 절차를 이유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니 가능한 지원금은 겨우 1만원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이미 낸 16만원만 그대로 내고 다니다 두 달만에 포기했습니다. 셋째 아이부터 학원비가 무료라는 곳도 찾아가봤지만 역시 냉담했습니다. 두 아이의 학비와 학원비를 모두 내야만 셋째 아이를 무료로 지원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전에도 출산율을 높이겠다며 다자녀 가정을 지원하겠다는 정책들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지원받으려 할 때 정부 정책은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 정부에서 올해부터 보육비와 교육비 경감 대책을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특히 돌봄서비스 지원이 확대된다고 합니다.
지역아동센터, 초등돌봄교실, 방과후아카데미 등 시설도 많아진다고 하니 한시름 놓게 됩니다.
올해부터는 셋째 아이부터 많게는 연 450만원까지 대학등록금도 지원된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에게는 아직 먼 얘기지만 정부의 통 큰 정책에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2014년 새해가 되고 막내는 아홉 살이 됐습니다. 벌써 엄마도 챙길 줄 알고 의젓하게 굴기도 한답니다. 곤충박사가 되고 싶어하는 막내는 컴퓨터와 과학을 잘합니다. 막내 딸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번 정부 지원정책이 꼭 빛을 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주경애 (경기도 파주·주부)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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