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최근 한 달 가까이 수족구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족구병은 전염이 잘 되는 질병이기 때문에 어린이집, 유치원 등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가 있는 곳에서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수족구병의 주요 증상, 예방수칙, 대처 방안 등에 대해 살펴봤다.
오민아(35) 씨는 요즘 딸 민서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 만 세 살인 민서가 목이 아프다고 칭얼대더니 이제는 밥도 잘 먹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다 싶었지만 곧 입 안에 수포가 돋았다. 병원에 가니 수족구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민서처럼 수족구병으로 고생하는 영·유아 수가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98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족구병 표본을 감시한 결과, 수족구병 환자 수가 2017년 4월 말 0.7명에서 2017년 5월 중순 2.4명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유행할 것으로 보고 수족구병이 많이 발생하는 어린이집 및 유치원 등에 예방수칙 준수를 각별히 당부했다.
수족구병은 말 그대로 손, 발, 입에 생기는 발진을 말한다. 5세 이하 영·유아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나 엔테로바이러스에 감염돼 발병한다. 주로 여름과 가을철에 영·유아가 많은 어린이 보육시설, 유치원 등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같은 시기에 지역사회 내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한다.
수족구병은 주로 공기로 전염되지만 접촉으로 전염되는 경우도 많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감기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손과 입을 통해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간다. 감염된 사람의 침, 가래, 콧물 같은 호흡기 분비물이나 대변에 직접 접촉하거나 분비물이 묻은 물건과 닿을 경우 전파된다. 바이러스가 침입해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3~7일 정도 걸리는데, 발병한 후 일주일 동안 가장 전염력이 강하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발병한 지 일주일이 지난 수주일 동안 전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필요로 한다.
▶ 어린이들에게 수족구병을 예방하기 위한 올바른 손 씻기 교육을 하고 있다. ⓒ뉴시스
초기에 발열, 인후통 후 입 안 등에 수포
수족구에 감염되면 초기에 발열, 인후통, 식욕 저하, 기침 등 일반적인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하루 이틀 뒤 수포성 발진이 나타난다. 증상이 수두와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수족구병은 손, 발, 입에 주로 수포가 발생한다.
수포는 손바닥이나 손가락의 옆면, 발에서는 발뒤꿈치나 엄지발가락의 옆면 등에 발생한다. 쌀알 크기에서 팥알 크기 정도로 가렵거나 아프지 않다. 수포가 생기면 터지는 일이 없이 2~3일 정도 지나면 팥색에서 색이 점점 옅어져 반점이 되었다가 사라진다. 수족구병에 감염된 사람 중 약 90% 이상이 입 속에 수포가 생긴다. 혀나 편도에 생기는 수포는 통증을 동반한다. 입 속에 생기는 수포는 대부분 5~10일 정도 뒤에 사라진다.
수족구병에 걸리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일주일 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발병된 경우 발열과 탈수 증상을 조심해야 한다. 열이 많이 나는 경우 의사가 처방한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옷을 벗기고 30도 정도 미지근한 물로 온몸을 닦아주면 된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는 3일 이상 열이 떨어지지 않고 두통, 구토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 경우 뇌막염 등 합병증이 생겼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리면 주로 발생하는 증상이 탈수다. 입 안에 난 수포 때문에 음식을 잘 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부드럽고 담백한 음식 위주로 주면 된다. 아이가 설사를 하지 않는다면 찬물, 아이스크림, 빙수 등을 먹이는 것도 좋다. 찬 음식을 먹으면 탈수 증상을 막을 뿐 아니라 입 안이 얼얼해져 일시적으로 통증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다.
▶ 여름철 전염병인 수족구병이 유행하는 가운데 서울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주부가 유아용 세정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어야
수족구병은 예방백신이 없다. 때문에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감염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수족구병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환자가 접촉한 물건을 비누와 물로 세척한 다음 소독제로 닦아야 한다. 외출 후, 배변 후, 식사 전·후, 기저귀 교체 전·후에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특히 신생아실 및 산후조리원, 소아과, 유치원, 어린이집 종사자와 산모는 각별히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아직 기저귀를 착용하는 아이의 경우 천 기저귀보다는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아이ㄴ는 특히 손을 잘 씻기고 아이가 손을 입에 넣지 못하게 해야 한다.
기침을 할 때는 옷소매나 휴지로 입과 코를 가려 한다.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는 흐르는 물에 씻고 소독하는 등 항상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환자의 배설물이 묻은 옷은 따로 세탁하는 것이 좋다. 수족구병이 의심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족구병에 감염됐다면 가급적 일주일 정도 자가 격리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손 씻기
1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질러주세요.
2 손등과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질러주세요.
3 손바닥을 마주 대고 손깍지를 끼고 문질러주세요.
4 손가락을 마주 잡고 문질러주세요.
5 엄지손가락을 다른 편 손바닥으로 돌려주며 문질러주세요.
6 손가락을 반대편 손바닥에 놓고 문질러 손톱 밑을 깨끗하게 해주세요.
장가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