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까지 발병 확률은 36%,
실제 발생률은 3년 연속 감소 추세
지난 3월 21일은 암 예방의 날이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암 발생률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암 발생률은 2014년 기준 10만 명당 289.1명을 기록했고, 5년 상대 생존율은 10년 전보다 약 16.4%p 증가해 70.3%p에 달한다. 이제 암은 퇴치하거나 오랫동안 관리할 질환이 돼가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은 무엇일까. 정답은 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민 걱정 질환’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국민 가운데 13.6%가 가장 걱정되는 질병으로 ‘암’을 꼽았다. 정부는 암 예방과 암 치료, 그리고 생존자의 사후관리 지원을 위해 1995년부터 10년 주기로 ‘암 정복계획’을 수립 및 시행하고 있다. 암 예방에 대한 인식을 더욱 적극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2007년부터 3월 21일을 ‘암 예방의 날’로 지정했다.
정부는 암 정복을 위해 많은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5대 암(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에 대한 국가 암 검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저소득 암환자에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지정, 확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국내 암 치료의 현주소는 어떨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인이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2%이다.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남성(79세)은 5명 중 2명(38.7%), 여성(85세)은 3명 중 1명(33.1%)이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14년 새로 발생한 암환자 수는 21만 7057명(남 11만 2882명, 여자 10만 4175명)으로, 2013년에 비해 1만 131명(4.5%)이 줄었다.
2014년 기준,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다. 이어 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남성은 위암, 폐암, 대장암, 간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순이었다. 여성은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순이었다.
2012년 이후 3년 연속 발생률 감소세
암 발생률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2012년 10만 명당 323.3명에서 2013년에 314.1명, 2014년 289.1명(남 312.4명, 여 282.9명)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암 생존율을 살펴보면 갑상선암은 상대 생존율이 100.2%로 일반인보다 오히려 더 높다. 그 이유는 갑상선암은 비교적 생명에 대한 위협이 적고,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건강관리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생존율이 높은 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전립선암이 93.3%, 유방암 92.0% 등이 차지했다. 반면 생존율이 낮은 암은 췌장암 10.1%, 폐암 25.1%, 간암 32.8% 순이었다.
최근 들어 암은 조기검진과 치료 못지않게 생존자와 말기 암 환자의 삶의 질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16년 ‘제3차 국가암관리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늘어나는 암 생존자에 대한 의료적·정서적 지지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 암센터를 기반으로 통합지지센터를 시범 운영한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의 전달체계도 재정비한다. 예를 들어 지금은 병원 내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여 서비스를 받는 방식이지만 앞으로는 의사, 간호사 및 사회복지사로 이뤄진 호스피스 팀이 가정이나 일반 병동에 입원한 암 환자를 방문하는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암 정복을 위해 한·미·일 3국간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정밀의료 연구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위해 폐암, 위암, 대장암 등 3대 암 1만 명분의 유전체 자료를 확보해 암 빅데이터 센터를 설치,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 예방 수칙
●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 먹지 않기
● 암 예방을 위해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
●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받기
●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 암 조기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3대 암 예방법
▲ 위암 안 좋은 식습관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조심해야 한다. 음식을 짜게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에 걸릴 위험이 10%p 올라가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면 위암 가능성이 1.7배로 높아진다. 짠 음식을 피하고, 채소·과일을 섭취하는 게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보균자는 제균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위암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다. 소화불량, 속쓰림, 복부팽만 등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이 어렵다. 따라서 평소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40세 이후에는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 대장암 비만과 안 좋은 식습관이 대장암을 유발한다. 비만인 사람은 대장암 발병 위험이 최대 3.7배 높아진다. 특히 복부 비만이 대장암 발병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은 용종이 어느 정도 커질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고 검사 과정이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조기검진을 꺼려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 육류와 음주를 줄이고 채소, 과일 등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하고 변비를 예방해 대장 점막이 발암물질과 접촉하는 기회를 줄인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 역시 삼가야 한다.
▲ 폐암 흡연은 폐암의 대표적인 발병 요인이다. 직접 흡연뿐 아니라 간접흡연도 폐암 위험을 높인다. 흡연과 폐암의 상관관계는 담배를 피우는 양이 많을수록, 일찍 흡연을 시작할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발병 위험이 높다. 또 피우는 형태와도 관련 있다.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는 깊이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진다. 석면·비소·크롬 등의 유독성 물질에 노출되는 직업군도 폐암 위험이 높으므로 보호 장비나 옷 등을 제대로 갖춰 입어야 한다. 하지만 흡연 외에도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여성은 주방 출입이 잦은 만큼 조리 시에는 반드시 환기하고 환풍기를 작동해야 하며 음식을 가열할 때는 뚜껑을 덮고 조리하는 것이 좋다.
김태형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