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한국 문화의 다채로운 멋과 맛이 프랑스인들을 매료시켰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초청으로 6월 1일(현지시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박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양국의 경제 협력은 물론 문화융성 외교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양국 간 우의와 연대를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 방문에 맞춰 6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지정된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특별주간(K-Culture Week)'에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행사가 잇따라 개최됐다. 이 기간 동안 파리, 낭트, 니스 등 9개 도시에서 5개 분야, 14개의 다채로운 전시와 공연이 펼쳐졌다.
'프랑스 내 한국의 해'는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양국 간 문화예술 교류 행사로, 지난해 9월 파리에 있는 국립샤요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8월까지 파리, 리옹, 마르세유를 비롯한 60여 개 주요 도시에서 한국 전통·현대문화 관련 행사가 펼쳐진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 공식 일정 첫날인 6월 2일, 한식 및 우수콘텐츠 체험, K-팝 콘서트 등 융·복합 행사인 '케이콘(KCON) 2016 프랑스'에 참석했다. 유럽에서 최초 개최된 이날 KCON 행사는 K-팝 콘서트와 컨벤션이 결합된 융합 프로그램으로 프랑스 내 한류를 확산하고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파리를 국빈 방문한 6월 1일(현지시간) 파리 개선문 앞 샹젤리제 거리에 박 대통령을 환영하는 양국 국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다.
K-팝 콘서트 1만2500명 관람객 참여
한식·K-팝·우수콘텐츠·한식 한자리에
K-팝 콘서트엔 방탄소년단, 블락비, 샤이니, FT아일랜드, 에프엑스, 아이오아이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출연했고 1만2500명의 K-팝 팬들이 몰렸다. 특히 지난 4월 29일 현지에서 이뤄진 KCON 콘서트 예매에서는 판매 3시간 만에 1만 석이 모두 팔렸고 추가로 마련한 2500석 역시 1시간 만에 매진됐다. 또 KCON 공연에서는 본조아리랑, 밀양아리랑, 강원아리랑 등 아리랑이 이어진 K-팝 버전의 '아리랑 연곡'이 초연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음식, 문화, 여행 등 주제별로 총 60여 개 기업이 참가해 한류를 활용한 기업 마케팅을 선보이는 전시 컨벤션도 함께 열려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한국의 미식 문화와 한·프랑스 교류 요리사 양성교육 프로젝트, 한식 디저트 및 문화 체험공간 등으로 구성된 케이데이(K-Day) 행사도 펼쳐졌다. 이 행사에서는 현대 한식 레스토랑의 한상 메뉴 소개와 식기 공예품 전시 등이 눈길을 끌었다.
한·프랑스 교류 프로젝트인 페랑드-미르 요리학교를 소개하고, 프랑스 학생들이 직접 만든 고추장소라찜 등 한·프랑스 융합요리를 맛보는 자리도 마련됐다. 또 붕어빵, 홍시셔벗 등 현대 한국 디저트 체험의 장이 마련돼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 특별주간은 국빈 방문 기간에 진행된 만큼 한국의 다양성과 전통성을 보여주는 행사들이 이어졌다. 공연 '전통 판소리에서 K-팝까지', 전시 '꼭두에서 도자 그리고 조형예술까지', 한국 고전을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 현대무용 안무가들의 국제 등용문으로 평가되는 국제안무대회, 한식주간 시식 이벤트 등이 그것이다.
▶6월 2일 유럽에서 최초 개최된 KCON 행사 K-팝 콘서트에는 1만2500명의 팬들이 몰렸다. 사진은 2012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KBS ‘뮤직뱅크’ 공연을 보러 온 현지 팬들의 모습.
파리·낭트·칸·리옹·니스 등 프랑스 전역
한국 전통과 현대문화 아우른 행사 진행
우선 6월 1일 프랑스 남서부 지방인 낭트시에서는 사물놀이와 영화 상영, 거리 공연, 판소리 등 한국의 전통과 현대예술을 소개하는 복합 문화축제인 '한국의 봄'이 개최됐다. 2013년에 시작된 이 축제는 매년 3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꾸준히 확보해오며 대표적인 한국 문화 교류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리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흙, 불, 혼 한국 도자명품전(그랑팔레)'과 정현 작가의 '서 있는 사람(왕궁 정원)' 전시가 진행됐다. 또 전통 판소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한국 소리 페스티벌도 6월 2일 파리시립극장에서 열렸다. 특히 그동안 판소리로 유럽 무대의 러브콜을 받아온 창작 소리꾼 이자람 씨와 보성소리 전문 명창 윤진철 씨가 유럽인 아마추어 판소리꾼 경연대회 수상자 11명과 함께 판소리 갈라 형식으로 무대를 꾸며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 축제는 한국 판소리 보급에 힘써온 에르베 페조디에가 4회째 이끌어오고 있으며, 유럽인 아마추어 판소리꾼 경연대회를 함께 진행하며 현지인들에게 한국 소리 전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칸에서는 한국 현대음악을 선보이는 '미뎀(MIDEM) 2016'이 개최됐고, 리옹에서는 한국 전통의 멋을 현대적 감각으로 보여주며 호평받고 있는 국립무용단의 '묵향' 공연이 펼쳐졌다.
니스에서는 지난 5월부터 '꼭두의 아름다움' 전시회가 열려 한국 전통 목조각을 통해 미의식과 생사관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모르비앙에서는 주관기관 간 실제 거리를 전시 제목으로 설정한 '한국-모르비앙 9328km'전이, 마르세유에서는 한국의 현대미술가 코디 최의 유럽 순회전인 '코디 최-컬처컷'전이 개최됐다. 이렇듯 주요 도시 곳곳에서 한국의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면서 현지 관람객들이 한국 문화를 흠뻑 즐길 수 있었다.
또한 6월 3일 파리 소르본대학에서는 '한국 고전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는 지난 3월 올랑드 대통령이 '파리국제도서전' 한국관을 직접 방문할 만큼 양국 대통령의 관심 속에 고조된 한국 문화의 열기를 고전문학 분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연암 박지원,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이 주는 교훈을 주제로 심층적인 논의가 벌어졌다. 특히 한국 고전이 유럽으로 전파될 수 있는 방법이 제언됐고, 크리스틴 조르디스, 에르베 페조디에, 헤수스 무나리즈 등 우리 고전에 관심이 많고 오랫동안 연구해온 프랑스 학자들이 직접 발제자와 토론자로 참여했다.
특별주간 동안 한식을 알리고 한식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한식 행사도 이어졌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은 파리 유명 무료신문(A Nous Paris)과 특설 누리집을 통해 한식 관련 퀴즈를 진행했다. 또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파리 한국 식당에서 진행된 K-레스토랑 주간 행사에서도 한식 관련 퀴즈는 물론 한국 음식 할인행사, 특별 메뉴 시식권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번 한식 행사는 프랑스 현지에서 다양한 맛과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은 한식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고, 지난해 세계 길거리 음식축제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보인 프랑스인들에게 우리 음식의 흥미를 더해준 것으로 평가된다.
글 · 박샛별(위클리 공감 기자) 201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