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복지플러스센터 수혜자 | 시간제 아르바이트 미혼모 엄마 김은희 씨의 새로운 꿈.
▷일러스트 서경자
김은희(41) 씨는 자녀 1명을 양육하는 미혼모다. 아이를 낳기 전엔 사업도 하고, 장사도 했던 김 씨.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면서 김 씨는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됐다. 크게 벌여놓은 장사까지 접은 김 씨는 처음에는 모든 것이 막막했다고 한다.
하지만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정식으로 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아이 때문에 그것도 쉽지 않았다.
"아이를 낳고 난 후에는 아이 양육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봤죠. 출퇴근 시간을 맞출 수 없다 보니 주로 시간당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갔지만, 막상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자 마음의 부담감이 갈수록 커졌다. 김 씨도 점점 나이가 들고, 아이도 커가기 때문에 고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때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받았던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센터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워낙 자존심이 세서 안 찾아가게 되더라고요. 아직 젊으니까 뭐든 하면서 아이와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적성 살린 '요양보호사' 선택
국가 지원금으로 생계비 걱정 덜어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는 여러 가지 상담을 통해 김 씨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의 분야를 코치해줬다. 김 씨는 원래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관심이 있었지만, 막상 준비를 하려고 보니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해 공부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상담사와 함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결과,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응시할 기회도 많을 뿐 아니라 사람과 만나는 걸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의 김 씨 적성에도 잘 맞았다.
"친정 엄마가 요양원에서 일을 하고 계셔서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이 낯설지 않았어요. 특히 자격증을 따고 나면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직종이라는 얘기를 듣고 더욱 좋았죠. 일단 합격을 하고 나면 센터 관계자께서 집 근처에 있는 요양보호센터에 취업 알선을 도와주신다고 했거든요. 꼭 합격해서 잘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김 씨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을 보기 위해 3개월 동안 학원을 무료로 다녔다. 학원을 다니는 동안에는 아르바이트를 못 하게 돼 있기 때문에 복지지원팀의 도움으로 '긴급지원생계비'를 3개월 동안 매월 약 70만 원을 받았고, 두 달 동안 연료비로 매월 약 9만 원을 받았다. 이 밖에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한 참여수당 20만 원과 훈련 참여 지원수당 41만 원도 받았다. 또한 남양주 민간복지지원기관인 '희망케어센터의 푸드마켓' 지원도 받았다.
"제가 학원 가서 공부를 하면 저와 아이의 생계가 막막하잖아요. 국가의 지원금으로 임대료와 세금 등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또한 푸드마켓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생필품도 무료로 지원받았어요."
김 씨는 7월 2일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고, 8월 3일 생계급여 대상자로 지정됐다. 그 결과 매월 생계급여 약 64만 원과 주거급여 약 9만 원을 받고, 의료급여와 교육급여 혜택도 누리게 됐다.
"맞춤형 복지급여 제도 혜택으로 요양보호사로 취직을 할 때까지는 아이와 함께 살 생계비 걱정을 덜게 됐어요. 제가 만약 취업에 성공한다고 해도 2인 가족의 평균 수입에 비교해 기준치에 미달하면 계속 생계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에요."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늦게 찾아 후회
'용기 갖고 당당하게 도전할 것'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방문한 이후 김 씨의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학교 다닐 때 봤던 시험공부를 새삼스럽게 하고 있지만 왠지 뿌듯하다. 국가에서 인정해주는 자격증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전액 무료로 공부를 하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가장 기쁜 건 딸 앞에서 당당한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거죠. 하루에 몇 시간 일하고 돈을 받는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자격증을 따서 취직을 하면 정식 직장인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보면 저희 딸도 자랑스러워하겠죠."
김 씨는 조금이라도 일찍 센터를 찾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로 지금 센터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센터를 찾기 전엔 '가볼까 말까'를 망설였지만, 막상 경험해보니 '그동안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를 깨닫게 된 것. 센터에서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여러 가지 다른 도움도 주기 때문이다. 김 씨는 요즘 센터의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제 주변에 센터 소개를 많이 해주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제 딸의 친구 엄마에게도 추천을 해줘서 그분도 지금 자격증 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자신이 없어서 위축돼 있거나 뭔가를 하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센터가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나이와 자기 위치에 상관없이 누구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잖아요. 저처럼 괜한 자존심에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 씨의 꿈은 "나의 능력으로 남을 도우면서 사는 것"이다. 아이와 둘이 먹고살기 빠듯한 살림임에도 마음만은 엄청 부자였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딸아이를 낳고 나서 힘들어하고 있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서 그렇다고 말한다.
"제가 시작한 요양보호사 일을 책임감 있게 열심히 하면서 조금씩 다른 일들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를테면 봉사활동 같은 거요. 제가 힘들 때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저도 주위 사람들에게 돌려주면서 살아야죠. 남에게 기대지 않고 제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도 도울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제가 이런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글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