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사랑, 화합을 테마로 한 평화열차의 별칭은 ‘DMZ train’(이하 평화열차). 역사와 자연이 만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땅, 60여 년 전 전쟁의 상처로 남겨진 땅에서 세계적 생태 보고로 거듭난 비무장지대를 달리는 테마열차다. 한반도의 허리를 가른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이 2㎞씩 물러나 만들어진 비무장지대를 달리는 열차를 타면 분단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1953년 7월 27일 이후 사람의 발길이 끊긴 땅, 비무장지대를 가로지르는 강과 하천의 물줄기를 바라보면 ‘길은 이어져야 한다’는 감정에 잠긴다.
평화와 생태, 분단의 역사 현장으로 떠나는 평화열차는 2014년 5월 4일 경의선, 8월 1일 경원선 운행을 시작했다. 경원선은 현재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휴전선 민간인 통제구역을 운행하는 평화열차는 국내 관광 열차 가운데서도 승객이 많은 편이다. 수도권에서 당일치기로 접경지대를 볼 수 있는 특성 때문이다. 여기에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으로 60여 년 동안 끊어져 있던 철로 연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분단의 현실과 아픔을 체험할 수 있던 평화열차는 이제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담아 달린다.
문 대통령-김 위원장 판문점선언 훈풍
평화열차 내부에서 승객들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객실 상부의 공간을 갤러리로 활용해 근현대사 사진 작품을 상시 전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무장지대 철책선을 붙들고 오열하는 것처럼 보이는 노인의 얼굴, 전쟁으로 실업률이 높아진 가운데 일자리를 찾아 거리로 나선 1950년대의 젊은이들, 이산가족의 비극을 담은 사진 등을 보면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을 하는 착각에 빠진다.
3량, 136석으로 구성된 평화열차의 내외부 또한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겼다. 내부는 평화를 상징하는 바람개비, 자유를 상징하는 풍선, 평화누리공원의 연꽃을 모티프로 디자인됐다. 열차의 외관에는 동양인과 서양인, 아이와 어른이 서로 손을 맞잡은 모습이 그려져 있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1회 왕복 운행하는 평화열차는 서울, 문산, 운천, 임진강, 도라산역에 각각 정차한다. 오전 10시 08분 용산역을 출발, 11시 43분 도라산역에 도착하며, 다시 오후 16시 27분 도라산역을 출발해 오후 17시 54분 용산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임진강을 지나 도라산역에 내린 뒤 도라산 평화공원, 통일촌, 도라전망대, 제3땅굴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임진강역에서 헌병의 인원 점검을 받고 시속 20km 내외로 천천히 민간인 통제구역 안으로 들어간다. 평화관광을 하기 위해서는 임진강역에서 이뤄지는 신원확인용 신분증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수~일 날마다 1회 용산~도라산역 왕복
오른쪽 차창으로 한국전쟁 당시 국군포로가 남으로 돌아올 때 건넜던 자유의 다리가 스쳐 지나간다. 특히 임진강역과 도라산역 사이의 임진강 철교를 지나는 ‘DMZ train 감동의 10분’ 구간은 평화열차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도라산역은 2002년 김대중 대통령과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방문해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되기도 했다. 도라산 평화공원에서는 해설사가 동행해 전시관, 생태연못, 꽃사슴 쉼터 등 생태관광이 이뤄진다. 도라전망대에 오르면 비무장지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군사분계선 남쪽에 자리한 대성동 자유의 마을, 개성공단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제3땅굴에서는 도보와 모노레일 코스로 나뉜다.
경의선 허리가 잘려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역이 된 도라산역. 이곳은 더 나아가려는 철도의 꿈이 멈춘 곳이다. 남북을 잇는 정기 열차가 없기에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노상리에 자리한 도라산역이 남쪽의 마지막 역이 됐지만 언젠가 이곳이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이 될 날을 소망한다.
글 강민진 기자
사진 코레일관광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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