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는 쓰임새에 아름다움을 담는 작업이다. 사용하는 이들은 공예 작품을 통해 품격과 문화를 느낄 수 있다. 한 나라의 수공예는 그 나라의 국격을 상징한다. 특히 천년을 이어온 나전 옻칠공예는 한국의 문화적 역량과 미학을 대표하는 분야다.
▶ 2월 23일(현지 시각)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나전과 옻칠, 그 천년의 빛’ 개막 전시회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지난 2월 23일(현지 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나전과 옻칠, 그 천년의 빛’ 개막 전시회는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유럽에 뽐내는 자리였다. 전시 오프닝에는 약 100여 명의 현지 관람객들이 참여했다. 한국 문화 애호가인 헝가리 국회의원이자 전 헝가리 국립문화기금 대표(우리의 문화예술위원회 해당)인 엘 시몬 라즐로 의원은 “한국적인 색채와 문양이 대단히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동양미술사 전공자인 메치 베아트릭스 국립 엘테대학 교수도 “한국의 고급스러운 공예문화의 전통을 알 수 있는 전시”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참여한 현지 관람객들은 서구의 전통과 상당히 다른 한국 공예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제작 과정과 거기에 스민 장인들의 정성에 주목했다. 한 작품의 제작 과정이 1년에서 3년도 걸린다는 말에 놀라워했다.
근대황실공예문화협회와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이 공동 개최, 한국황실문화갤러리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예예술가협회가 후원한 이번 전시회는 3월 30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는 지난해 9월 8일부터 10월 11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된 전시를 동유럽까지 확장시킨 것으로 당시 이탈리아 전시는 로마에 이어 알바노시까지 이어졌다. 이탈리아 전시회는 옹청박물관에서 제작한 나전 옻칠 대형 벽화 ‘일어나 비추어라(SURGE ILLUMINARE)’의 바티칸 봉헌 행사에 맞춰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나전과 옻칠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33인의 장인, 작가들의 명품을 전시했다.
재외문화원은 대중문화 한류와 함께 클래식 한류, 미술 한류, 전통문화 한류 등 한국의 문화적·예술적 성취를 보여줄 수 있는 수준 높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나아가 한국 문화를 전파하면서 현지 문화와 교류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한국 문화와 현지 문화가 서로 스며들고 상호작용하면서 우리의 문화가 유럽 문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장인 참여
▶ 1 양유전, ‘반구대의 아침’
2 최태문, ‘십장생 보석함’
3 김종량, ‘나전칠기 포도·동자무늬 옷상자’
4 최상훈, ‘나전모란흑홍합’
5 손대현, ‘포도문 건칠대반’
6 김혜란, ‘산토리니의 푸른 그림자’
7 양유전, ‘여명’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 8 최종관, ‘백매화 관복함’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 ‘나전과 옻칠, 그 천년의 빛’ 행사를 관람하는 현지인들. 단순한 전시에 그치지 않고 주요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설명해 현지인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이번 전시에는 나전과 옻칠 장인 31명의 작품 37점이 전시되었다. 국가무형문화재 칠장 정수화 선생의 주칠함, 서울시무형문화재 옻칠장 손대현 선생의 건칠 대반, 국가무형문화재 나전장 이형만 선생의 당초문 보석함, 대한민국 명장 임충휴 선생의 국화문 화초장, 한국예술문화명인 국승천 선생의 국화문 서류함, 양유전 선생의 건칠 항아리 등 이 분야의 장인들이 두루 망라돼 있다. 작품 전시와 함께 나전의 제작 과정과 옻칠의 공정을 보여주는 과정, 영상을 통한 제작 과정 안내 등도 함께 전시되어 우리 공예의 기법을 현지인들이 알 수 있도록 했다. 현지 관람객들이 나전 붙이기 등 소품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유럽인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한 취지에 맞게 주요 공예품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공예품을 만져보면서 장인의 섬세한 작업 과정과 작품의 독창성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제품을 제작한 장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실제 제작 과정을 시연하는 시간도 마련해 외국인들이 ‘한국의 미’를 좀 더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헝가리 한국문화원 측은 “나전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발전한 전통공예다”라며 “특히 한국은 삼면이 바다라는 조건 속에서 자개를 이용한 나전의 전통을 독특하게 이어왔다”고 밝혔다. 특히 “서양에 바로크 문화의 전통이 있다면, 나전은 우리의 바로크적인 화사함과 세련됨, 그리고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모더니즘적인 요소까지 두루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8년 재외문화원 주요 행사 일정
▶ 1 2017년 2월 폴란드 한국문화원이 개최한 한국 전통명절 체험행사
2 2017년 11월 이집트 한국문화원이 개최한 방패연 워크숍
3 2018년 1월 LA 한국문화원이 개최한 국악·라틴음악 합동공연 ⓒ뉴시스
(호주) 전시 : 역사, 공예와 만나다
- 기간/장소 : 2.29 ~ 4.13 / 문화원
- 주요내용 : 영조정순왕후가례도감의궤 및 반차도 행렬을 재현한 닥인형 전시
(독일) 정악 - 그 깊은 울림, 한국의 선비 음악
- 기간/장소 : 3.17 ~ 25 / 함부르크 음악대학 연주홀, 뮌헨 방송국
- 주요내용 : 국립국악원 바이에른 방송국 및 함부르크 음악대학 정악 연주회
(멕시코) K-Drama 테마 한복의상 패션쇼
- 기간/장소 : 3.13 ~ 14 / 멕시코시티 멕시코재정부박물관
- 주요내용 : 한복패션쇼 개최
(멕시코) 국립국악원 멕시코 순회공연
- 기간/장소 : 3월 중순 / 멕시코 베라크루스주 일대
- 주요내용 : 멕시코 쿰브레 타힌 축제 초청 국립국악원 순회 공연
(벨기에) 제4회 한국음악축제 Modern Sound Korea
- 기간/장소 : 4월 중 / 브뤼셀(벨기에), 암스테르담(네덜란드) 등
- 주요내용 : 다양한 한국의 인디 음악, DJ, ‘불금’ 등을 통해 한국 대중 음악의 새로운 면을 소개
(스페인) 2018 한국문화축제(Corea en Espana)
- 기간/장소 : 4 ~ 5월 / 마드리드 주 내
- 주요내용 : 한국현대공예전 ‘시간의 여행’, 한국 아동극 2팀 초청, ‘한국전통음악과 플라멩코의 만남’, KOREA SOUND FESTIVAL 등 개최
(뉴욕) 뉴욕아시안영화제: 한국영화 특별전
- 기간/장소 : 6.29~7.15 / 링컨센터 Walter Reade Theatre, SVA Theater
- 주요내용 : 뉴욕아시안영화제와 뉴욕한국문화원 공동주최로 국내외로 각광받은 한국영화를 현지 한국영화 마니아층 관람객들에게 소개 및 영화 관계자, 주요 문화예술인 초청 리셉션 개최
(동경) 사츠마 도예 400년 심수관 전시회 (가칭)
- 기간/장소 : 6.22 ~ 7.12 / 주일 한국문화원 갤러리MI
- 주요내용 : 조선 도공의 후예로 15대에 걸쳐 이어온 가고시마현 심수관가 사츠마 도자기의 예술성과 역사성을 조명하는 전시
(멕시코) 한국 현대미술 특별전 ‘한국의 세 거울’
- 기간/장소 : 7.5 ~ 8월 / 멕시코시티 멕시코 국립문화박물관
- 주요내용 : 장재록, 이세현, 지민석 작가 작품전
(폴란드) 2018 브로츠와프 한국의 날 계기 찾아가는 한국문화 행사
- 기간/장소 : 8.18 / 폴란드 브로츠와프 구시가지 광장
- 주요내용 : 전통음악 공연, 한국문화 체험행사, 관광 사진전 등
(스페인) 2018 한국문화축제(Corea en Espana)
- 기간/장소 : 10월 /스페인 내 주요도시
- 주요내용 : 수도 마드리드 및 타 주요도시에서 개최되는 한국 매력 알리기 행사로다양한 분야의 공연, 전시, 영화 상영회 등 개최
(터키) 2018 한식 경연대회
- 기간/장소 : 11월 중 / 한국문화원
- 주요내용 : 주재국 내 한식에 대한 관심 제고 및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한식경연대회 개최, 입상자 시상
(LA) 동포문화예술인의 밤
- 기간/장소 : 12.19 / LA한국문화원
- 주요내용 : 현지 동포문화예술인을 초청, 문화원과 협력해 한국 문화 전파, 격려 및 지속적인 문화교류 활동 협조 요청
이정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