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정식 명칭인 PCC-772가 새겨진 티셔츠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씨가 온라인쇼핑몰에서 천안함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의 첫 날 윤석열 대통령이 천안함의 명칭이 새겨진 티셔츠와 모자 등을 착용하고 청와대를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대통령실은 “대한민국을 지켜낸 당신의 희생을 기억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다짐이 담긴 행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처럼 천안함 기념품(굿즈)을 착용하고 나타나자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천안함 기념품을 어디에서 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졌고 “천안함 기념품을 구입해 우리를 지켜준 천안함 용사들을 기억하고 싶다”는 누리꾼들의 관심이 잇따랐다.
▶천안함 굿즈 중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모자에는 천안함과 태극기가 자수로 새겨져 있다.
▶천안함이 그려진 국방색의 가방도 인기가 많다.
▶재일학도 의용군 배지
윤 대통령 착용 천안함 모자·티셔츠 인기
천안함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PCC- 772)이 북한 해군 잠수정 어뢰에 의해 피격된 사건이다. 2022년은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12주년 되는 해로 여전히 많은 사람이 천안함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들을 추모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착용한 천안함 티셔츠와 모자에는 천안함의 정식 명칭인 PCC-772 문구, 대한민국 해군을 뜻하는 ‘ROK NAVY’, 천안함의 모습 등이 자수로 새겨져 있으며 왼쪽 소매에는 태극기 패치가 달려 있다. 윤 대통령의 천안함 패션을 본 누리꾼들은 앞다퉈 천안함 굿즈를 구입해 개인 누리소통망(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윤석열 대통령이 천안함 티셔츠를 입은 모습을 보고 곧바로 인터넷에서 검색한 후 천안함 희생 용사들을 추모하고 잊지 않기 위해 관련 물품을 구매했다”며 “희생한 분들에게 우리 국민들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살아서 고통받고 있는 천안함 생존자분들도 하루빨리 트라우마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인증 사진과 격려의 글을 게시했다.
온라인쇼핑몰에서 천안함 굿즈를 판매하는 사람은 천안함 생존자인 예비역 전우회장 전준영 씨다. 전 씨는 천안함 명칭 등이 새겨진 모자, 티셔츠, 배지, 군번줄, 스티커, 휴대전화 액세서리 등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천안함 굿즈를 착용한 이후 전 씨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에는 제품에 대한 문의가 밀려들었다. 주문이 갑자기 늘어 일부 제품은 품절이 되는 바람에 누리꾼들로부터 “언제 입고되냐”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전 씨는 판매 금액의 일부를 군 관련 도움이 필요한 곳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2019년부터 천안함 배지와 스티커 무료 나눔은 물론 수익금의 일부를 6·25전쟁 참전용사의 사진 촬영, 해군특전단(UDT 한주호 준위 유가족) 기부, K-9 자주포 폭발사고 이찬호 병장 지원, 천안함 생존자 병원비 지원, 천안함 10주기 국회 보훈 콘퍼런스(학술회의) 개최, 백령도 해병대 6여단, 해병대 연평부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전 씨는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죽은 자의 명예가 자랑스럽고 살아남은 자의 눈물이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메시지를 전하며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한 누리꾼은 “전역한 지 3년 정도 된 터라 천안함 사건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천안함 기념품을 매하는 분이 천안함 생존자이고 수익 일부를 군 장병 등에게 기부한다는 말을 듣고 티셔츠와 모자를 구매했다. 구매 금액이 적은 돈이지만 좋은 곳에 쓰인다니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천안함 유가족분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기념품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정말 기쁘다”며 “주변 지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고 밝혔다.
재일학도의용군 희생 기리는 배지도 관심
나라를 지킨 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제작한 제품은 천안함 기념품 외에 또 있다. 2021년 6월에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GS리테일이 국가보훈처와 함께 6·25전쟁의 숨은 영웅들을 조명하고자 ‘재일학도의용군 배지’를 제작해 배포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재일학도의용군은 6·25전쟁 당시 일본에서 스스로 지원해 참전했던 학도의용군이다. 이들은 병역의 의무가 없었지만 642명이 참전해 최전선을 누볐고 135명이 전사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카투사로 참전했고 세계 최초의 재외 국민 참전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에 군번도 계급도 없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청춘을 바친 642명 재일학도의용군의 희생을 가슴 깊이 새기기 위해 그들의 휘장을 배지로 제작해 이벤트를 진행한 것.
재일학도의용군 배지 증정 이벤트는 편의점 등에서 상품을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총 1만 5000개가 증정됐다. 이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재일학도의용군 배지는 온라인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남다른 관심을 모았다. 한 누리꾼은 “편의점에서 상품을 구입한 후 우연히 당첨돼 재일학도의용군 배지를 받았다”면서 “배지를 보고 있으니 젊은 나이에 희생한 학도의용군들이 생각나 가슴이 아렸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6월 9일 용산 대통령실 5층 접견실에서 호국영웅 초청 오찬 간담회를 열고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나라를 지킨 영웅들을 기억하고 그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으로 이름 붙여진 오찬 간담회에는 천안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목함지뢰 사건 호국영웅과 유가족 등 20명이 참석했다.
글 김민주 기자, 사진 전준영 온라인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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