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한국 중심의 소다자 체제의 구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소다자 체제를 통해 우리의 외교·안보 역량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가 제안한 2018년 한국 외교·안보의 방향성이다.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문제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올해 한국의 외교는 국가 안보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 역시 슬기롭게 풀어가야 한다.
현재 국제관계는 미국과 중국, 양강이 경쟁하는 구도다. 이 같은 구도가 특히 두드러지고 있는 곳이 동북아시아 지역이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가 사실 한국에서는 풀기 쉽지 않은 외교적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한미, 한중의 양자 관계의 조율이 복잡해졌다. 또 북한 핵과 미사일,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 등을 두고 한미와 한중은 물론 남북 관계에 한일 관계까지 얽히며 이 지역 국가들 사이에서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형성돼 있다.
김현욱 교수는 “미국·중국·일본 등 주변국과의 양자관계가 과거보다 더 복잡해진 상황”이라며 “올해는 더 많은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2018년 외교·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크게 세 가지 부분에서 관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가장 먼저 ‘균형 있는 외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균형 있는 외교를 위해 올해는 외교 다변화를 빠르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분법적 외교에서 조금 벗어나 동남아시아, 러시아, 호주, 인도 등 또 다른 주요 지역 및 국가들과의 외교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다변화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진다면 2018년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꺼내 들 수 있는 외교 카드를 좀 더 다양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두 번째로, 전통적 동맹인 미국과 접촉 강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사드가 배치된 상태에서 한중 관계는 현재 화해 분위기를 타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초부터 냉각됐던 한중 관계가 화해 분위기로 들어선 것은 한국 외교와 안보 면에서 상당한 성과”라며 “이제는 미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다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특히 주안점을 둘 것은 ‘사람 대 사람’의 관계라고 지적했다. 공식적인 외교 채널도 중요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그 주변 백악관 관계자들과 행정부 핵심 인물들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는 것이 2018년 한국 외교·안보 분야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대미 관계에서 효과적인 외교 성과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핵심 인물들에 대한 인적 네트워크를 정교하게 구축해야 한다”며 “사람 대 사람이라는, 즉 스킨십 외교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되면 대미 외교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2018년 한국이 외교와 안보 분야에서 성과를 키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자, 변화되어야 할 부분으로 ‘소다자 체제의 구성’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이 포함된 동북아시아 지역 다자 체제를 구성하고 있다. 이런 다자 체제 속에서 한미일, 한미중으로 이어지는 두 형태의 소다자 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소다자 체제의 다변화, 특히 한국 중심의 새로운 소다자 체제 구성이 2018년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지금 같은 다자 체제와 기존 소다자 체제에서는 언제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갈등을 완화하고, 갈등 발생 시 우리가 주도적 갈등 해소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교 카드가 새로운 형태의 소다자 체체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외에 한·미·호(주), 또는 한·일·러, 한·호·동남아 구조 같은 다양한 형태의 소다자 체제 구성을 올해는 추진할 필요가 크다고 했다. 이 같은 외교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2018년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역량은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조동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