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장애예술인 특별전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 개막식에 앞서 참여 작가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장애예술인 50명 참여, 특별한 작품과 특별한 이야기 속으로
“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에 해바라기 씨 대신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려 넣었습니다. 기분이 좋아요.”
“어린 시절 어린이집 앞에 핀 해바라기를 보고 그림을 처음 그렸어요. 말이 없으니 해바라기를 매개로 소통한 거죠. 국가를 대표하는 장소에서 전시를 하게 돼 영광이에요. 자랑하고 싶은 일이 또 생겼네요.”
작품 ‘해바라기 2’ 앞에 선 강선아 작가와 어머니 박정숙 씨는 손을 꼭 잡은 채 설레는 표정으로 그림을 설명했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진 강 작가는 연신 “좋아”를 외치며 작품을 선보이게 된 데 주저없이 기쁨을 표했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장애예술인 특별전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 개막식에서 작가 및 관람객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우블’ 정은혜 작가 등 예술인 50인 참가
장애예술인의 작품이 청와대에서 국민들을 만났다.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가 복합문화예술공간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인 장애예술인 특별전을 통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와 함께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를 개막하고 9월 19일까지 장애예술인의 작품 총 60점을 공개한다.
8월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개막한 특별전에서는 발달·지체·청각 등의 장애를 안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 50인의 작품이 공개됐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서양화·한국화·문인화·서예·공예 등 작품 59점과 이에 더해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때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시선을 사로잡은 김현우 작가의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잠시 자리를 옮겨왔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정은혜 작가는 자신과 배우 한지민 씨의 모습을 담은 ‘영옥과 영희’를 선보였다.
참여작가 중 최고령인 75세 방두영 작가(청각장애 2급)는 거대 도시에서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한 ‘불안한 도시-우리들은 어디로’를 통해 관객을 만난다. 발달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우리나라 한국미술협회 정회원이 된 한부열 작가의 어머니 임경신 씨는 소통이 어려운 한 작가를 대신해 직접 작품을 설명했다.
“한 작가는 30cm 자를 이용해 밑그림 없이 즉석에서 한 번에 그림을 완성하는 라이브 드로잉 화가예요. 미술교육은 한 번도 받은 적 없어요. ‘안아줘요’는 화합을 주제로 한 건데 관객들이 그림을 보고 따듯해지면 좋겠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장애예술인을 보통의 예술인으로 인정해 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강선아 작가의 ‘해바라기 2’를 감상하고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관람 환경 마련
개막 첫날부터 전시장엔 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자신을 안무가라고 소개한 최한아 씨는 “평소 그림을 자주 보러 다니는 데 전시 작품의 주제가 무척 다양해 안무를 구상하는 데 좋은 영감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관람 왔다 전시장을 찾았다는 김학경 씨는 “깊이 생각한 것을 오랜 연습을 통해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면에서 장애, 비장애 예술인 차이가 없다. 이곳엔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이 많아 흥미롭다”고 전했다.
한편 개막전 행사에는 장애인 여성 서예가 이은희 작가의 휘호 공연이 장애인 연주팀 ‘아트스토리’와 서울오케스트라 단원이 함께한 실내악 5중주와 어우러져 개막식의 열기를 더했다. 또 2020 도쿄패럴림픽 남자탁구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김영건 선수, 청년 장애인 웹툰 아카데미 수강생 김민수 작가,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 등이 참여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은 예술의 화합을 보여줬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과거 대통령의 기자회견장으로 쓰인 청와대 춘추관이 장애인과 시민의 예술적 소통장소로 태어나게 돼 의미가 크다.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라는 구호대로 전시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이 허물어지길 기대한다”면서 “장애인의 문화·예술·체육·관광의 장벽을 없애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9시부터 18시까지 열리며 전시해설봉사자가 하루 2회(오전 11시, 오후 3시)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해준다. 주말에는 총 6회에 걸쳐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펼쳐진다. 특히 무장애(배리어프리) 전시로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도록을 비롯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소리 안내기와 수어 통역, 휠체어 접근로 등도 제공된다.
국민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무료로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 관람객은 전화(070-7668-1690)로 문의하면 된다.
조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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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