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공개 예정인 제주도의 디지털 테마파크
실감미디어 분야 1위 닷밀 정해운 대표
윤석열정부가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디지털경제 패권국가 실현’을 내세웠다. 전 세계적인 디지털전환과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디지털 혁신의 근간인 인공지능(AI)·데이터·클라우드 등 핵심기반을 강화하고 실감미디어·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디지털플랫폼 등 신산업을 육성해 디지털경제 패권국가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확장가상세계를 활용한 실감미디어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닷밀 정해운 대표를 통해 국내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현주소와 전망을 들어봤다.
▶정해운 대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은 환상적인 미디어아트 기술로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호평받았다. 평창올림픽스타디움을 캔버스로 활용해 불빛으로 이뤄진 거대한 비둘기가 경기장 바닥을 노닐게 하거나 수천 개의 불빛이 만들어낸 기둥이 바닥에서 하늘로 원통형으로 차오르는 등 미디어아트와 퍼포먼스의 주인공들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무대를 완성했다.
이 프로젝트를 맡았던 닷밀의 정해운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은 모든 직원이 열정을 쏟아부었던 국제적 행사”라며 “부담이 컸는데 반응이 좋았고 성공적으로 끝나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2년 설립한 닷밀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외에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국내 1위 실감미디어 기업이다. 정 대표는 실감미디어가 그리 낯선 개념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감미디어는 TV나 휴대전화 같은 틀(프레임)을 벗어나 실제 현실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큰 특징이에요. 예를 들어 건물, 야산 등에 프로젝터, 발광다이오드(LED), 홀로그램(3차원 입체사진) 등을 활용해 호랑이가 나타나게 하거나 건물이 튀어나오는 등의 착시효과를 줄 수도 있죠.”
실감미디어 기술 활용 디지털 테마파크 조성
닷밀은 창업 초창기 소규모 미디어 퍼포먼스 등을 연출하는 업체였지만 차별화된 연출력으로 미디어파사드(건물 바깥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다양한 영상을 투사하는 일) 업계에서 빠른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폐회식 연출을 맡은 이후로 부산국제영화제, 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MAMA),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등을 맡으며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미디어파사드 연출을 했고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경남 통영에 야간형 디지털 테마파크인 ‘빛의 정원, 디피랑’을 연출하며 새로운 실감미디어 문화를 이끌고 있다. 2020년 10월에 문을 연 디피랑은 경남 통영시의 디지털 파크 조성사업으로 추진된 프로젝트로 통영 남망산조각공원 내 1.5km 산책로를 홀로그램, 프로젝션 맵핑(대상물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 다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 일루미네이션(장식용 조명) 등을 이용해 ‘신비폭포’, ‘비밀공방’, ‘빛의 오케스트라’ 등 15가지 주제가 있는 디지털 파크로 변신시켰다.
“디피랑 디지털 산책로는 관광객이 ‘달 밝은 밤에 산책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했어요. 밤이 되면 수많은 아름다운 빛과 미디어아트로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반응도 무척 좋아요.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문을 연 이후 누적 관람객 30만 명이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높답니다.”
닷밀은 8월 제주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메타파크인 ‘루나폴’을 열 계획이다. 메타파크는 확장 가상세계 메타버스와 테마파크를 결합한 말로 실내외 39만㎡(12만 평) 규모의 실감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테마파크다. 루나폴은 소원을 너무 많이 빌어 무거워진 달이 땅에 떨어졌다는 뜻으로 사람들이 깨진 달에서 흘러나온 소원을 찾으러 다니는 콘셉트다.
“닷밀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메타버스를 지향하고 있어요. 그래서 테마파크를 온라인에 똑같이 3차원(3D)으로 구축하고 있죠. 예를 들어 친구 한 명은 온라인으로 테마파크에 접속하고 또 다른 친구는 오프라인으로 제주 테마파크에 방문해 둘이 만나 함께 다닐 수 있는 거죠. 결국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는 거예요. 메타파크는 오프라인을 연 후에 평가를 거쳐 공개할 예정입니다.”
“청와대 개방도 실감미디어 활용했으면”
실감미디어 업계의 선두를 달리는 닷밀은 2023년 여름에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기업공개는 앞으로 정 대표가 그리는 회사의 로드맵(단계별 이행안)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좀 더 많은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닷밀은 아날로그한 부분들에 대해 기술과 콘텐츠를 접목해 새로운 장르로 재탄생시키는 데 앞장서고 싶어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존의 놀이문화도 바뀌고 있다는 걸 느끼거든요. 사람들이 실감 나게 놀이문화를 체험할 수 있고 더욱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정 대표는 실감미디어 시장이 반짝 나왔다가 사라질 분야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실감미디어를 활용해 사람들에게 더 실감 나는 무엇인가를 줄 수 있는 진보된 방식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한다.
정 대표는 청와대 개방과 관련해 실감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안했다. 그는 “낮에는 청와대 내부 공간에 영상관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발자취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밤에는 디피랑에 적용했던 나이트워크 플랫폼을 활용해 청와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실감미디어 기술 수준이 세계 3위 안에 든다고 생각해요. 특히 들어간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훌륭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뛰어난 인력이 많죠. 앞으로 다양한 뉴미디어는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모습으로 재탄생할 것입니다.”
닷밀은 앞으로 실감미디어 시장에서 더욱 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정 대표는 “실감미디어는 원천 기술보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제 막 시작하는 분야라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기 때문에 신생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도전하면 충분히 전망이 있다”고 밝혔다.
글 김민주 기자, 사진 닷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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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